[BS인터뷰] 부천시장애인부모회 김연동 회장, 발달장애 교육 "장애를 인정하되 한 인간의 개성으로 봐야"

조정화 이정은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6 10: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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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이 주체되는 단체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
자원봉사와 1:1 매칭 토요등산 등 다양한 사업 펼쳐
코로나19 여파 비대면 수업 극복 위한 "대안 모색중"

[메가경제= 조정화 이정은 기자]한국장애인부모회 경기도지회 부천시지부(이하 부천시장애인부모회)는 부천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의 자립과 권리옹호를 위해 만든 단체로 올해 창립 7주년을 맞이했다.

 

올해 3기 회장으로 선임돼 이 부모회를 이끌고 있는 김연동 회장을 지난달 중순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된 즈음 부천에 위치한 화훼 체험용 농장인 G파크농장에서 만났다. 

 

전례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 인류를 엄습한 한 해, 풀어야할 숙제는 그 어느 해보다 많지만 부모회의 활동에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김 회장도 단체의 책임자로서 고민이 많은 해를 보내고 있다.
 

▲ 성실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회원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귀기울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부천시장애인부모회 김연동 회장.

 

어렵게 시간을 낸 김 회장이지만 평소 섬세한 성격만큼이나 깔끔한 세미정장 차림에 목스카프로 멋지게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며 인터뷰에 임했다.
 

부천시장애인부모회가 시행하고 있는 사업과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계획 등과 관련하여 대화를 나눌수록 가을의 깊은 정취를 품은 농장의 풍광과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회장의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한마디 한마디에는 부모회의 운영방안에 대한 깊은 고뇌와 강한 의지는 물론 자녀에 대한 남다른 교육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부천시장애인부모회 2020년 3기 회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 3기 회장으로 투표를 통해 지지해주신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앞으로 성실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회원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3기 임원진들과 함께 ‘사회를 주도하는 장애인 가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장애인 가족, 베푸는 장애인 가족’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회장을 맡은 것 같다. 각오도 남다를 텐데.

― 부모회 내부적으로는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확립하고 대외적으로는 장애 관련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앞서가는 부모회를 목표로 앞으로의 사업을 전개해 나가려고 한다.

내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회계관리와 후원관리 시스템에 한국장애인부모회 중앙회에서 쓰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사무국의 업무체계와 후원체계를 구조화해 더욱 안정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임직원 교육 등을 통한 조직체계의 완성을 기하고 있다. 

 

아울러 부설기관인 장애인주간활동서비스센터(중동센터)와 장애인 작업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활동하려 한다.

 

성인 장애인 자녀가 전공학과 졸업하고 발달장애인 꿈의 기업이라 하는 B사에 취직하여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하였는데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롤모델이라 생각된다. 

― 발달장애의 특성이 다 다르고 상대적인지라 ‘롤모델이 된다’라는 말은 좀 사치스럽다.

내 자녀와 비슷한 장애 수준인 학생들에게는 롤모델이 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에게는 자괴감에 빠질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자녀 위주의 말은 표현을 조심하려고 한다. 


어려움을 말한다면 외형적으로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부러워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해결되지 않은 강박증이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녀의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강박증'이란 무슨 뜻인가. 

― 한 예로 앵무새를 애완으로 키우면서부터 같은 조류인 닭고기를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 먹지 못하게 한다.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힘든 하루 일과를 운동 후에 가끔씩 먹는 치맥으로 풀곤 했는데 그것조차도 지금은 힘들어졌다. 

 

바삭하고 매콤달콤한 반반치킨 얼마나 맛있는가! 하지만 요즘은 모든 식료품에 닭고기 성분 표기까지 하나하나 확인한다. 최근에는 돼지고기, 소고기까지 그같은 관심이 확대되어 집안에서는 온 가족이 먹지 못하게 한다.

외식 때는 식사 후에 입안 가글과 손세정제로 손을 닦게 하고 집안 반입은 전혀 허용하지 않는다. 직장에서나 외부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강박이 나타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 자립을 위한 준비는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게 좋다. 일례로 자조모임을 통해 바리스타(위 사진)와 제과제빵(아래 사진)을 배우며 자립을 준비할 수 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것 같다. 그래도 어머니로서는 적잖은 고민이 될 것 같다.

― 직장을 다니면서 직장에서 인정받고 더 잘하고 싶어하는 심적 부담감이 내부적 불안으로 도출되어 자기와 가족들을 통제하려는 새로운 강박증으로 표출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강박증을 강박증으로 보지 않고 그 나름의 스트레스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성향적인 부분으로 접근하니 이해도 되고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 또한 편해지기는 하였다.

가장 좋아하는 것과 강박증과의 절충과 타협을 시도하면서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 그 나름의 어려움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어린 학령기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내 자녀의 장애를 인정해야 한다. 특히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장애 발견 시기가 늦은 탓에 장애를 인정하지 못하여 힘들어하는 부모들이 많다. 

 

물론 나도 첫아이인 자녀의 장애를 인정하기란 쉽지 않았다. 장애를 인정하되 장애로만 보지말고 한 인간의 개성으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성장 시기에 있어 양육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4살 때 가족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너무 산만하게 돌아다니고 말을 듣지 않아 아빠가 아이 엉덩이를 살짝 때린 적이 있었다. 사실 나나 남편은 기억도 못한다.

그런데 그것을 기억하고 성인이 된 지금도 가끔씩 폭력적인 아빠라고 한다. 비장애아동들도 그렇듯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표현이 더디고 느려서일뿐 다 보고, 듣고, 느끼며 기억으로 쌓아 놓는다.

어느 부모든 꼭 명심해야 될 얘긴 것 같다. 그렇다면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시해야할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나.

― 어릴 적 강압적인 부모 밑에서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폭력으로까지 노출되어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그 분노가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엄마에게로 나온다고 하니 특히 아들을 키운 부모들은 명심하고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말했듯이 성향으로, 개성으로, 한 부분으로 보며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자립을 위한 준비를 계속적으로 해야 한다. 자립준비는 일상생활에 대한 자조와 직업훈련을 말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 대한 자조는 어릴 적부터 시작해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상생활 훈련과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해주며 작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 회원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체육대회(위 사진)와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등산효과를 주고 자원봉사자와 지역사회 시민들에게는 장애인식개선에 일조하는 토요등산 '함께 걸음'(아래 사진).

누구나 그같은 교육방법을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많은 인내가 필요할 것 같은데.

― 서툴다고 답답하다고 어려워한다고 보호하려고 의사결정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면 그 자녀는 수동적이며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자녀로 성장할 것이다. 


일반적인 의사소통이 아니더라도 나름의 손짓, 표정 등으로 표현할 수 있으니 그 작은 것도 놓치지 말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끊임없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자존감을 키우며 능동적인 생활을 할 때 자립은 가까워진다. 신변자립을 위한 훈련은 후에 주간활동서비스센터나 주간보호시설 이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업훈련이 가능한 학생들이라도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부모들의 고민이 큰데. 

― 직업훈련이 가능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발달장애인에게 권유되는 직업인 바리스타, 천연화장품, 천연비누 만들기 등 자격증을 되도록 많이 준비하는 것도 좋다. 

 

2년 전 아들의 취업을 준비하면서 우리 발달장애인들도 스펙 싸움인 것을 느꼈다. 당연할 수 있지만 아픈 현실이다.

이 또한 자녀의 관점으로 자녀의 충분한 의사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도 부모가 준비해야할 사항도 많을 것 같은데.

― 더 나아가 결혼, 주거독립 등과 더불어 발달장애인 성년후견인 제도 등의 교육 및 도입을 위해 부모들도 함께 배우고 준비하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발달장애인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공공신탁사업제도에도 관심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선진국처럼 일반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자녀의 양육과 부양의 이중 부담을 지고 있고 자녀들보다 앞서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것에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발달장애인 평생케어시스템이 국가적인 차원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장애인 당사자 단체가 아니라 장애인 부모 단체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 발달장애인 특성상 자립과 권리옹호를 스스로 할 수 없는 까닭에 그 부모들이 나서서 정책적으로 요구하고 권리를 찾기 위해서 설립하게 되었다.

부모가 함께하며 결국은 부모 주체가 아닌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장애 단체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자 당면 과제이다.

그 일환으로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인식개선 강사로의 활동과 자조모임 등을 통해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그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부모들이 나서서 지금은 조력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과정이다.

발달장애인은 청각, 시각, 지체 등의 장애인과는 분명 다른 부분이 있다. 타 장애단체들로부터 장애당사자들 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단체의 특성을 충분히 알리고 노력한 지금 부천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에 가입하여 연합회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 부천시장애인부모회는 성인 발달장애인에게 ‘의미있는 하루, 바람직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하여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지원하고 사회참여를 증진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동센터인 장애인주간활동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부천시장애인부모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을 소개한다면.

― 부천시장애인부모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발걸음, 사회를 향한 발걸음’이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많은 사업들이 시행되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 사업을 소개하면 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교육 및 상담과 난타, 방송 댄스 등 방과 후 프로그램, 토요등산, 늘해랑학교, 장애인 작업장, 장애인가족지원사업, 역량강화사업 등이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자원봉사와 1:1 매칭으로 진행하는 토요등산 ‘함께 걸음’은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성 향상과 심리적 건강을 도모하고 체력단련에 도움을 주며 자원봉사자와 지역사회 시민들에게는 장애인식개선에 일조하며 더불어 부모들에게는 휴식시간을 제공하는 부모회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회원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체육대회와 연말에 열리는 예술제와 일일찻집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여러 이웃들과 함께 ‘베푸는 부모회, 참여하는 부모회’가 되고자 한다.

 

좋은 행사들이 많은 것 같다. 성인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화 관련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  


― 작년부터 장애인주간활동서비스센터를 통해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낮시간에 자신의 욕구를 반영한 지역사회 기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미있는 하루, 바람직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하여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지원하고 사회참여를 증진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지역사회 기반 활동은 전문강사들의 프로그램과 다양한 외부활동 등으로 짜여 있다.

인간중심적이며 따뜻한 보금자리인 센터가 되도록 근무하는 선생님들에게도 부모의 마음으로 이용자들과 그 가족의 애환을 함께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자세로 늘 함께 하라고 당부한다.

 

코로나 시대에 부천시장애인부모회는 어떻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 

 

―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대면수업으로 진행되어온 프로그램은 현재 발달장애인들의 특성상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사실상 모든 프로그램은 중단된 상태지만 성인기 자조모임의 요리수업과 경기도장애인가족지원사업으로 부모교육 등을 언택트(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였으며 앞으로도 당사자와 가족들을 위한 수업 가능한 언택트 프로그램을 이사진들과 개발 중이다.

감염병 상황에서 정책적인 문제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기에 부모회는 항상 정책과 상호 보완하면서 문제 해결을 하려고 한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전 국민에게 애환이 있지만 특히 발달장애인에게 더 많은 힘든 부분이 있다.

발달장애인이 비대면 수업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강구하고 있는 방안은.

― 비대면 수업 또한 분명 발달장애인에게는 어렵다. 하지만 해야되는 부분이 있다면 하면서 그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언택트 수업으로 부모교육을 하다 보니 시간과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는 장점과 대면으로 불편함이 화면이라 더 편함이 있었다. 그러면 분명 발달장애인 자녀들의 비대면 수업에도 어려움만 있지 않을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며 대안을 찾는 중이다.

부천시장애인부모회가 입주해 있는 장애인회관이 코로나 장기화로 이용자들의 특성상 복지관과 다른 시설보다도 더 길게 휴관함으로써 프로그램 또한 장기간 중단되고 프로그램 연속성 또한 끊겨 당사자들의 퇴행과 문제점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 해결책으로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자율적으로 운영 가능한 자체 작업장 및 프로그램실을 마련할 예정으로 중론을 모으고 있다.
 

▲ 11월 18일 오후 2시 부천시의회대회의실에서 개최될 토론회 ‘감염병시대, 발달장애인 일상’ 포스터.

곧 개최 예정인 행사는 없는지.

― 11월 18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부천시의회대회의실에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발달장애인 삶의 애환을 일반 대중들에게 알리고 정책적 대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 .

 

부천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와 공동으로 ‘감염병시대, 발달장애인 일상’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로 진행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란다.
 

위기일수록 뚝심있고 소통능력을 갖춘 지혜로운 선장이 필요한 법이다.

부천시장애인부모회 김연동 회장은 “배움, 사랑, 책임의 덕목을 갖고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겠다”며 긴 시간의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부천시장애인부모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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