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흥국생명 꺾고 3년만에 정상 환호·MVP 강소휘...김연경·이재영 '쌍포' 효과적 봉쇄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9-06 02: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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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무실 세트 행진에 종지부
'배구 여제' 김연경은 MIP로 선정

[메가경제신문= 류수근 기자] “공은 둥글고 경기는 해봐야 안다”는 스포츠계의 오랜 금언이 다시 재확인됐다.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전이 그 무대였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1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의 우승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연경이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는 정 반대였다. GS칼텍스가 오히려 흥국생명을 3-0(25-23 28-26 25-23)으로 완파했다. 

 

▲ 5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 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결승전. GS칼텍스 선수들이 우승을 결정지은 뒤 환호하는 사이 흥국생명 김연경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제천= 연합뉴스]

 

3년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오른 GS칼텍스는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역대 여자부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반면 10년 만의 컵대회 우승을 넘어 사상 첫 무실 세트 우승까지 노렸던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도전은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무너졌다.


흥국생명은 준결승까지 4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압도적인 질주를 이어왔지만 GS칼텍스를 넘지 못하고 10년 만의 우승 도전도 좌절됐다.


GS칼텍스의 완승과 함께 MVP도 김연경이 아니라 GS칼텍스의 강소휘(23)에게 돌아갔다. 

 

 

▲ 5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 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결승전. GS칼텍스 선수들이 흥국생명을 맞아 승리한 뒤 우승컵을 들며 환호하고 있다. [제천= 연합뉴스]

 

김연경도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정말 스포츠는 알 수 없다는 것을 한번 느끼셨을 것 같고요. GS칼텍스 팀에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3년 전에도 컵대회 MVP에 선정됐던 강소휘지만 김연경이 돌아온 흥국생명을 꺾고 MVP에 오른 느낌은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이날 강소휘는 국가대표팀 선배인 김연경과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격돌했다. 결과는 완승으로 끝났으나 ‘배구 여제’와의 맞대결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 대회 MVP로 선정된 GS칼텍스 강소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천= 연합뉴스]

 

그는 "(김)연경 언니를 만나 진짜 너무 힘들었다"면서 "다른 경기와 다르게 1점 1점이 정말 소중했다. 25점까지 가는 과정이 험난했다"고 돌아봤다.


강소휘는 또 “(김연경) 언니 기술 같은 것도 영상으로 잘 찾아보고 있고 코트 안에서의 승부욕도 존경스러워서 평생 롤 모델로 삼고 싶습니다”며 이날 경기 결과를 떠나 ‘배구 여제’에 대한 존경도 표했다. 

 

▲ GS칼텍스 강소휘가 지난 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순위결정전에서 미소 짓고 있다 .이날 경기는 GS칼텍스가 현대건설에 세트 스코어 3-1의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이번 대회 내내 맹활약한 강소휘는 기자단 투표에서 30표 중 14표를 받아 팀 동료 메레타 러츠(10표)를 제치고 대회 MVP를 차지했다. 3년만에 또 다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대회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것이다. 상금 300만원도 거머졌다. 


강소휘는 이번 대회 내내 날카로운 서브와 결정력 높은 공격으로 맹활약하며 GS칼텍스의 우승에 앞장섰다. 


강소휘는 특히 "3년 전에는 대표팀에 잘하는 언니들이 빠져서 MVP 수상이 감격스럽진 않았다"며 "올해 컵대회에는 다 뛰었고, 모든 선수 중에서 내가 잘해서 받는 상이구나 싶어서 감격스러웠다"고 감회를 드러냈다. 

 

▲ 흥국생명 김연경이 GS칼텍스와 경기를 마친 뒤 준우승팀 수훈선수(MIP)로 선정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천= 연합뉴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과 '슈퍼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를 보유한 흥국생명은 그간 '흥벤저스'로 통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날 GS칼텍스와 결승에서는 흥국생명의 약점이 드러나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 


흥국생명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쌍포'로 활약한 김연경과 이재영의 레프트 공격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역이용해 완승 드라마를 엮어냈다. GS칼텍스의 전략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GS칼텍스는 국내 최장신 선수인 메레타 러츠(206㎝)와 문명화(189㎝) 등 블로커들로 끈질기게 고공 장벽을 쌓으며 흥국생명의 레프트 공격을 봉쇄했고, 이재영의 체력을 빼기 위해 목적타 서브를 집중적으로 넣었다.


이에 준결승까지 무적군단의 위용을 보였던 흥국생명은 공수 모두 맥을 추지 못했다. 

 

▲ GS칼텍스 러츠가 흥국생명를 맞아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제천= 연합뉴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는 이재영에게 집중적인 목적타 서브를 구사하도록 하고, 김연경과 이재영이 공격에 나설 때마다 블로커들을 2∼3명 붙여 방어막을 구축했다.


'월드 클래스'인 김연경이라고 해도 눈에 뻔히 보이는 공격으로 메레타 러츠와 문명화 등이 집요하게 따라붙는 장신 블로킹벽을 뚫기는 쉽지 않았다. 블로커들의 허를 찌르는 김연경의 연타 공격도 몸을 던져 막아내는 GS칼텍스의 수비에 무력화됐다.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 한다. 수비가 흔들리면 공격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흥국생명은 리시브와 수비가 크게 흔들렸고, 공격에서는 김연경을 앞세운 레프트 위주의 공격 옵션 이외의 답을 찾지 못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우승컵을 GS칼텍스에 넘겨줘야 했다. 


GS칼텍스는 러츠(25점)-이소영(18점)-강소휘(14점) '삼각편대'가 고르게 활약했고, 서브(3-1)와 블로킹(11-9) 싸움에서도 절대 '1강'으로 평가받은 흥국생명에 앞섰다.

 

▲ 흥국생명 이주아가 GS칼텍스와 경기를 마친 뒤 대회 라이징스타 수상을 하고 있다. [제천= 연합뉴스]

 

특히 러츠는 양팀 최다 득점은 물론 블로킹 4개를 잡아내며 무적처럼 여겨지던 흥국생명의 공격력을 무디게 만드는데 앞장섰다. 


반면 김연경이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히고 이재영마저 저조한 컨디션을 보이면서 흥국생명은 단 한 세트도 건지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김연경은 결승전에서 13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은 28.57%에 그쳤다.


김연경과 이재영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쌍포'로 활약한 만큼 이들에 대한 믿음은 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믿음이 오히려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한 셈이다. 


결국 흥국생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수비 조직력 강화와 공격 루트 다변화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게 됐다.


박미희 감독은 경기 후 "처음부터 끝까지 GS칼텍스 선수들이 공수 양면에서, 그리고 분위기 면에서 앞섰던 것 같다"라고 패인을 분석했다.


분루를 삼킨 김연경이 준우승팀 수훈선수(MIP)로 뽑혔다. 흥국생명 센터 이주아는 대회 라이징스타상을 받았다. MIP와 라이징스타상 상금은 각각 1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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