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기 열흘 남기고 탄핵 위기...의회 난입 시위대등 '반란 선동' 적용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0 02:35:09
  • -
  • +
  • 인쇄
하원 민주당 탄핵결의 초안 회람, 131명 발의참여…탄핵추진 회의 개최
공화 상원대표 "19일 소집"…하원 통과돼도 바이든 취임 후 상원 논의 전망
트이터, 트럼프 계정 영구중지..."추가로 폭력선동 위험"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선언으로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의회에 난입하는 사건이 벌어지는 등 미국 내 민주주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바이든 당선인이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기까지는 열흘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 도중 벌어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이후 도널드 대통령이 벼랑 끝에 몰리며 사면초가의 형국을 맞이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대선 불복행위와 선동정치는 결국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의회 의사당이 그의 지지자들에게 점거당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의 사상자까지 발생하는 최악의 불상사로 이어졌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 수천 명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모여 있다. 이 중 수백 명은 의사당으로 난입해 원형 홀까지 점거했다.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사당의 시위대 점거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이 사태는 미국의 200년 민주주의에 최대 오점으로 여겨지며 세계를 선도해온 미국의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위기론이 팽배하다.

이에 미국 정치권은 물론 그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미국 정부 관료들까지 그에 등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 두 번째 탄핵까지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의회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의 탄핵 추진 기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중단시키는 수정헌법 25조 발동 요구에 이은 것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이를 발동하지 않을 경우 직접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하원을 주도하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소추안을 이르면 오는 11일(현지시간) 상정할 계획이라고 CNN방송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탄핵안 상정에 이어 내주 초중반까지 표결 일정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면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두 번째 탄핵 소추가 된다. 당시 탄핵안은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을 통과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 미 대선 불복 시위대 의사당 난입 현황. [그래픽= 연합뉴스]

미국 헌법에는 두 번의 탄핵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하원이 결단만 한다면 재추진이 가능하다.헌법상 대통령을 포함한 행정부 공직자는 반역이나 뇌물을 포함한 중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의회에서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선 하원에서 탄핵안이 과반 찬성으로 가결돼야 한다. 이후 상원에서는 탄핵 심리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 상원에서 가결 조건은 표결에 참석하는 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재적 의원 100명이 모두 참석한다면 현재 의석 분포상으로 공화당 소속 의원 17명이 찬성해야 통과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과 남은 임기가 짧아 탄핵이 의미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상원에서 탄핵이 가결되면 상원은 해당 대통령이 추후 공직을 맡지 못하도록 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뉴욕타입스(NYT)는 설명했다. 

 

여기서는 탄핵안과 달리 단순 과반 찬성만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재출마를 강력히 시사하는 만큼 민주당뿐만 아니라 차기를 꿈꾸는 공화당 주자에게도 끌릴만한 시나리오로 여겨진다.

 

퇴임 후에도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 1875년 율리시스 S. 그랜트 대통령 시절 윌리엄 벨크냅 전쟁장관이 뇌물 혐의로 사임했으나 상원은 탄핵 심리를 진행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고, 실제 유죄 판결이 나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대선 결과 인증 반대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 반대를 주장하는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후 의회로 행진했고,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 내부까지 진입해 한때 의회를 점거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CNN과 로이터통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에는 ‘반란 선동’ 조항이 들어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패배한 것을 뒤집기 위해 미국 정부에 대한 폭력을 선동한 혐의를 적용했고, 대선 결과 인증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 때 일어난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들은 “일련의 모든 행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정부 기관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했다. 그는 민주주의 체제의 무결성을 위협했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방해했으며 정부 기관을 위태롭게 했다"며 "그는 대통령으로서 신뢰를 저버려 미 국민에게 명백한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한 행동으로, 만약 재임이 허용된다면, 국가 안보, 민주주의, 헌법에 대한 위협으로 남을 것임을 보여줬고 자치 및 법치와 전혀 양립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했다"며 탄핵 심판을 통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전에 탄핵 심판이 열리지 않을 경우 퇴임 후에라도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 트럼프가 다시 출마하는 것을 막는 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하원을 이끄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해도 의회 절차 상 조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에는 진행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같은 당 의원들에게 하원 탄핵안이 통과할 경우 상원의 탄핵 절차와 전망을 설명하는 메모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매코널 대표의 전망에 따르면 상원은 19일 하원이 탄핵 심판에 참여할 소추위원을 지명했다는 통보를 받고 19일이나 20일에 하원 소추위원들이 상원에 탄핵안 내용을 제시한다.

상원은 20일이나 21일 오후 1시에 탄핵 심판을 정식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더 퀸' 극장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지명자 소개 행사에 앞서 연방 의사당 난입사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시위자가 아닌 폭도들이라며 "우리나라의 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 중의 하나였다"고 개탄했다. [윌밍턴 AFP= 연합뉴스]

대외적인 상황이 그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상원이 탄핵 심판 착수를 만장일치로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이후 심리가 시작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1일 하원에 탄핵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물어봤던 모든 사람에게, 나는 1월 20일 취임식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취임식 불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선거결과에 불복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그가 취임식 불참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에서는 "새 행정부는 1월 20일 출범할 것"이라며 순조롭고 질서있고 빈틈없는 정권 이양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자신의 대선 패배를 인정한 것으로, 뒤늦은 승복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승복'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선 패배를 인정한 뒤 이날 올린 첫 트윗에서는 "나를 찍은 7500만명의 위대한 미국인 애국자와 미국우선주의, (선거 슬로건이었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향후 오랫동안 거대한 목소리를 가질 것"이라며 자신의 국정 기조 강조했다. 

그동안 대통령 취임식은 전임 및 후임과 전직 대통령이 참석해 새 행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는 화합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으로 이 전통도 깨지게 됐다.

퇴임하는 현직 대통령의 후임자 취임식 불참은 152년만의 일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뒤 대통령직을 승계한 제17대 존슨 대통령은 후임인 18대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였고 1869년 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취임식 불참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루 존슨 이후 후임 대통령 취임식을 건너뛰는 첫 현직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그 전날 플로리다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며 참모들 발언을 인용해 이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으로 이동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은 행정부가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의회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허용한다. 대통령이 거부하면 상·하원이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해임을 강제할 수 있다.

백악관은 키를 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5조 발동에 반대해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지만, 탄핵은 민주당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추진 가능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에 불만을 품은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옷을 벗거나 사임 의사를 밝혔다.
 

▲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정지시켰다. 트위터는 이날 "추가적인 폭력 선동의 위험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A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의회폭동을 계획적으로 부추겼을 수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이 12년 만에 영구 중단됐다.

이 계정은 지난 2009년 5월4일 당시 뉴욕의 부동산 재벌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데이비드 레터맨쇼' 출연 홍보를 위해 만든 게 출발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후 그는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됐고 그동안 5만7천개가 넘는 게시물을 올렸으며, 팔로워가 8800만명에 달했다. 그는 그동안 노련한 경영인답게 적을 제거하고 선거판을 흔드는 데 트위터를 이용, 정치 신인에서 일약 세계 최강국 미국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사용 초기에는 책이나 TV 출연을 홍보하는 데 주로 사용했지만, 백악관 입성을 노리기 시작하면서 정적을 공격하고 '아메리칸 퍼스트'(American First)를 외치며 지지 세력을 규합하는데 트위터를 십분 활용했다. 그가 가족을 제외하고는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고 AP는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는 '슬리피 조'(Sleepy Joe),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는 '미친 낸시'(Crazy Nancy)라며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기 마지막 달에는 트윗 471개에 허위 정보라는 '딱지'가 붙어 공개 제한 조치를 받았다. 그리고 결국은 계정이 폐쇄당하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에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을 둘러싼 시위대에 공감하는 글을 올려 폭력을 선동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은 20일(현지시간)이다. 그때까지 10일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정치권에게는 긴 한 주가 될 듯하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