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기획전 ‘메리 코스, 빛을 담은 회화’ 개최

박종훈 / 기사승인 : 2021-11-01 09:05:50
  • -
  • +
  • 인쇄
대표작 34점 한국 최초로 한 자리에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이 현대미술 기획전 ‘메리 코스, 빛을 담은 회화’를 개최한다.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작가 메리 코스의 작품 34점이 선보인다.

11월 2일부터 2022년 2월 20일까지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제공

 

메리 코스는 지난 60년 동안 빛을 주제이자 재료로, 이를 회화에 담아내고자 여러 재질과 기법을 실험해 왔다.

관람자의 인식과 위치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이번 전시엔 1960년대 중반의 초기작부터 2021년 최신작까지 작품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표작이 선보인다. 10미터 이상 크기의 회화를 비롯해 여러 대형 작품들도 한 자리서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여섯 개의 전시실에선 빛 회화, 흰 빛 회화, 색채 회화, 검은 빛 회화, 검은 흙 등 작품을 시리즈로 나눠 구성해 작가의 다양한 시도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메리 코스는 “한국 첫 전시를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선보여 영광이다”며 “멀리 떨어져 있지만 제 작품을 통해 많은 한국 관람객과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안전한 관람을 위해 전시는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1전시실에선 메리 코스를 대표하는 <흰 빛 시리즈 White Light Paintings>가 전시된다.

작가는 1960년대 중반 변형 캔버스, 라이트박스, 조각 작업을 거쳐 다시 회화로 돌아오며 이 시리즈를 시작했다.

보다 내밀한 방식으로 빛을 표현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했고, 1968년 유리 마이크로스피어를 물감에 혼합하는 방식을 고안하면서 작업 세계에 큰 전환점을 맞았다.

주로 표지판이나 고속도로 차선에 쓰이는 산업재료인 유리 마이크로스피어는 입사한 광원을 그대로 되돌려보내는 성질을 갖고 있어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 위치에 따라 미묘한 색과 질감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표면은 고정된 형태를 거부하는 빛의 성질을 그대로 닮았다.

또한 캔버스 내면에 공간을 형성하는 <내면의 띠 시리즈 Inner Band Series>, 실제 공간 속으로 확장한 조각 <무제(빛줄기) Untitled (Beams)>(2020)를 만나볼 수 있다.

2 전시실에선 <색채 시리즈 Color Paintings>와 <아치 시리즈 Arch Paintings>를 볼 수 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작품을 흰색과 검은색으로 제한했던 메리 코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을 써 색채 회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색채 시리즈>는 흰 빛을 구성하는 개별 색상을 분리해 하나의 색상을 선명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서 시작됐다.

작가는 색채 물감과 유리 마이크로스피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단순히 그림을 채색하는 것에서 벗어나 색을 빛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모든 색의 빛이 모이면 다시 흰 빛이 된다. 순수하고 강렬한 색을 담은 색채 회화는 흰 빛으로 다가가기 위한 시도다.

1989년부터 시작된 <아치 시리즈>는 이전 <흰 빛 시리즈>에서 확장된 것으로, 초기엔 흰색만을 썼으나, 점차 검은색과 삼원색을 포함했다.

기본적인 건축 요소인 기둥과 보로 이뤄진 아치는 서로 다른 공간 사이의 연결을 연상시키며, 설치된 공간과 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크기와 비례에 연관된다.

작품은 관람객의 시선을 아치 안쪽으로 유도하며 물리적, 현상적, 구상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3전시실엔 메리 코스가 쉬나르 미술대학에 입학했던 1964년부터 1965년 사이 제작한 다각형 모양 모노크롬 회화 중 한 작품이 전시된다.

<파란색 팔각형 Octagonal Blue, 1964>은 표면의 광택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팔각형 모양의 캔버스에 파란색 아크릴 물감과 금속 조각을 혼합해 채색한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더욱 내밀한 방식으로 빛을 담아내고자 했고, 이후에는 색상을 사용하기보다는 흰색 물감 만을 사용해 빛을 표현하기로 한다.

4전시실에선 빛 회화(Light Paintings)로 불리는 라이트박스 작업 <무제(전기 빛) Untitled (Electric Light), 2021>이 설치됐다.

메리 코스는 본래 객관적인 진실을 담아내기 위해 라이트박스 작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작품 제작을 위해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물리학 수업을 수강하며 비선형 개념을 배우게 됐고, 객관적 진실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결국 사람의 경험과 인식은 근본적으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회화로 회귀했으며,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작가의 대표작 <흰 빛 시리즈>를 제작하게 된다.

5전시실에선 <검은빛 시리즈 Black Light Paintings>로 전환된다.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흰 빛 시리즈>에서 흰색 안료와 유리 마이크로스피어의 빛을 반사하는 성질을 이용하여 회화에 빛을 담았던 작가는 1973년부터 검은색을 사용한다.

<검은빛 시리즈>에서는 검은색 아크릴 물감에 사각형 아크릴 조각과 유리 마이크로스피어를 혼합해 채색함으로써 빛을 흡수하는 동시에 반짝이는 표면을 만들었다.

화려하게 빛나는 표면은 밤하늘의 별을 연상시키며 아득히 먼 듯한 거리감을 준다.

검은색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빛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에게는 필연적이었는데, 빛과 어둠은 항상 공존하기 때문이다.

수천 개의 아크릴 조각을 섞어 겹겹이 칠해 거칠고, 무질서하고, 광물의 원석 같은 표면을 제작한 <검은빛 회화, 글리터 시리즈 Black Light Painting, Glitter Series>, 폭이 10미터가 넘는 <무제(검은색 측면을 가진 검은색 띠들) Untitled (Black Multiband with Black Sides), 1995> 등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6전시실에는 또 다른 검은색의 표면을 이용한 <검은흙 시리즈 Black Earth>가 이어진다.

1970년 첫 아이가 태어나자 메리 코스는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을 떠나 경치 좋은 캘리포니아 외곽 산악지대인 토팡가에 새로운 작업실을 지어 이주한다.

주변 환경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작업으로 이어졌다.

특히 <흰색 빛 시리즈>에서 빛의 가변성을 탐구해왔던 작가는 자신의 육체가 발을 딛고 있는 땅에 기반을 둔 작품을 제작하고자 했다.

작가는 본인의 집 근처 언덕에 위치한 암석의 표면을 석고로 본뜨고 다시 점토로 찍어낸 다음 가마에서 구워 광택 나는 검은색 표면을 가진 정사각형 타일을 제작했다. 타일 여러 개를 그리드 형태로 벽면에 설치하여 <검은흙 시리즈>를 제작했다.

▲작업실에서 메리 코스 (사진 = 조아요 칸지아니, 로스앤젤레스 케인 그리핀 제공)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