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 ANA인스피레이션 우승 "포피스 폰드 입수 '올해 호수의 여인'"...행운의 이글 한 방으로 메이저대회 생애 첫 우승

이승선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4 11: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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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신문= 이승선 기자] 이미림(30)이 4라운드 18번 홀 그린 뒤에서 시도한 '칩인 이글'(chip in eagle)로 연장에 합류하는 기적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미림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피레이션(총상금 31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넬리 코르다(미국)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이미림은 경기 막판 행운의 여신이 함께하는 듯 드라마틱한 샷을 연출하며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이미림.[AFP=연합뉴스]

 

이미림은 이 대회 우승자만 할 수 있는 전통적인 우승 세리머니도 실연하며 언론의 집중적인 플래시를 받았다. 18번 홀 그린 옆에 있는 ‘포피스 폰드(Poppies Pond)’ 호수에 뛰어들며 '올해 호수의 여인'이 되는 시원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미림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치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공동선두로 연장승부에 나섰다. 이어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유일하게 버디를 잡아 우승 상금 46만5천달러(약 5억5천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우승으로 이미림은 2017년 3월 KIA 클래식 이후 3년 6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승째를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지난해 고진영(25)에 이어 2년 연속 한국 선수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미림은 스카이스포츠가 '놀라온 칩샷 트리오(amazing trio of chip-ins)'라고 명명했을 정도로,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칩샷으로 홀 아웃을 하는 장면을 세 번이나 연출하며 기적 같은 역전드라마를 썼다. 

 

역시 가장 극적인 칩샷은 공동선두로 올라서게 만들며 연장승부로 이끈 4라운드 18번 홀에서 나왔다. 그린 뒤에서 시도한 '칩인 이글'로 연장에 합류하는 짜릿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로써 넬리 코르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함께 공동 1위로 연장에 돌입한 뒤 승기를 그대로 이어간 끝에 1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 LPGA투어 한국(계)선수 우승일지.[그래픽= 연합뉴스]


18번 홀서 터진 반전의 칩샷 이외에도, 6번 홀(파4)에서는 그린 주위에서 오르막 칩샷으로 버디를 낚았고, 16번 홀(파4)에서도 좀 더 긴 거리의 칩인 버디를 엮어냈다.  

이 두 장면만 해도 '행운이 따랐다'는 평을 들을만 했던 이미림은 18번 홀에서 '극장골' 같은 짜릿한 칩인 이글을 잡아내며 우승을 예감케 했다.  

당시 선두였던 코르다에게 2타 뒤처져 있던 이미림은 이글을 잡고 뒤 조에서 경기한 코르다와 헨더슨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 이미림의 경기 모습.[AP=연합뉴스]

 

그러나 이미림의 18번 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펜스 근처까지 가는 바람에 우승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때부터 쓰여졌다. 이미림이 마지막 희망을 품고 시도한 내리막 칩샷은 두 번 정도 튀긴 후 굴러가다가 깃대를 맞고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영화같은 이글이 연출되면서 코르다와 15언더파로 동률을 이뤘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코르다는 18번 홀 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코르다에게 1타 뒤처져 있던 헨더슨은 버디를 잡으며 3명의 플레이오프가 성사됐다. 그리고 넬리 코르다, 브룩 헨더슨을 따돌리고 연장전을 우승 세리머니를 위한 전초전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장에서는 이미림과 헨더슨의 우승 경쟁으로 압축됐다. 세 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코르다는 먼저 약 6m 버디 퍼트가 빗나가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어 약 2m 남짓한 헨더슨의 버디 퍼트도 왼쪽으로 빗나갔다. 

 

하지만 헨더슨보다 조금 짧았던 이미림의 버디 퍼트는 또 홀을 향해 들어가며 18번 홀은 이미림에게 '행운의 홀'이 됐다.

 

이미림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에서 10년 연속 메이저 우승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최근 사례는 2010년이었다.

 

▲ 우승트로피를 든 이미림. [AFP= 연합뉴스]


이미림은 우승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예전에 하루에 세 번 칩인을 기록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두 번은 있었는데 세 번은 없었다"고 답했다.

우승 비결과 관련해서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평소처럼 경기한 것이 우승 요인"이라며 "오늘이 4라운드 가운데 가장 경기가 안 풀렸는데 행운이 따른 것 같다. 우승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 중 내내 "솔직히 정말 믿을 수가 없다"면서 "가족을 재회하고 나면 우승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금 당장 정말 힘든 시기임에도, 지켜봐주고 응원해준 국내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장면에서 다소 얌전한 자세로 입수한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미림은 "평소 물을 무서워하지는 않는데 이번엔 좀 수심이 깊을 것 같아서 좀 머뭇거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우승 후 포피스 폰드에 뛰어든 이미림(위)과 캐디 맷 겔지스.[AFP=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는 양희영(31)과 이미향(27)이 나란히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5위에 올랐고, 박인비(32)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7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27)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올해 남은 메이저 대회는 10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12월 US여자오픈이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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