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상·하원 동시장악·바이든 당선확정일...시위대 폭력으로 "美민주주의 휘청"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1-07 12: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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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대선 이어 10년만에 상하원 동시장악 ‘트리플 크라운’
미 의회, 바이든 당선인증 회의 시위대 난입으로 초유의 중단사태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미국 민주당이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선투표에 걸린 2석 모두를 가져오며 하원에 이어 상원도 장악하는 ‘블루웨이브’를 이루게 됐다. 이미 대통령직을 되찾은 민주당으로서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셈이다. 


민주당에게는 경사스런 날이었으나 미국 민주주의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의사당 난입 사태로 긴급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CNN 등 미언론들은 전날 치러진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후보인 라파엘 워녹과 존 오소프가 공화당 현직 의원들을 꺾고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 미국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 결선투표 결과. [AP 그래픽= 연합뉴스]

개표율 99% 기준으로 워녹 후보는 50.8%를 득표해 공화당 켈리 뢰플러 의원(49.2%)을 1.6%포인트(7만476표) 차로 따돌렸고, 오소프 후보는 득표율 50.4%로 역시 공화당 데이비드 퍼듀 의원에 0.8%포인트(3만2883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2석의 조지아주 상원 의석을 모두 가져가면서 지난해말 선거 후 48 대 50이었던 양당 의석 수는 50 대 50으로 같아졌다. 당연직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권을 갖게 돼 민주당은 사실상 과반수를 넘으며 상원을 주도하게 됐다.

민주당의 상원 장악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113대 의회(2013-2015년) 이후 6년만의 일이다. 그후 114~116대 의회는 공화당에 상원 다수당 지위를 빼앗겼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며 ‘블루웨이브’를 이룬 것은 111대(2009~2011년) 이후 10년만이다.

반면 공화당은 대통령직을 조 바이든에게 내준 데 이어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면서 앞으로 보수층의 목소리를 내는데 큰 한계를 갖게 됐다.

▲ 미국 의회 정당별 의석 현황. [그래픽=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CNN은 “트럼프가 당을 ‘파괴했다(destroyed)'. 하원, 상원, 백악관을 모두 잃었다”는 공화당 관계자의 분통을 전하기도 했다. 앞서 116대 의회에서는 공화당이 상원 100석 중 53석을 차지해 막강한 권한을 발휘했다. 당시 민주당은 45석, 민주당과 연대한 무소속 2석 구도였다.

이에 공화당은 확실한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원에서 실력행사에 나섰다. 하원을 주도하는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을 때도 곧바로 부결시켰다.

하지만 117대 의회에서는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이 공화당 주도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되곤 했던 116대의 전철을 밟지 않게 됐다. 그만큼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들이 의회의 후원 아래 강력한 힘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민주·공화 지지자들 간의 앙금은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전망돼 미국 민주주의 험로가 예상된다.

당장 그같은 우려는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위한 의회 회의 현장에서 적나라하게 빚어졌다.

▲ 시위대 의회 난입에 대피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미 의회는 이날 오후 1시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바이든 당선인을 합법적 당선인으로 확정하기 위해 상·하원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그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는 형식적 절자로 여겨져 패자도 승자를 축하해주는 자리였지만 이날은 예전의 분위기와는 전혀 반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주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전을 펼치는 등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일부 공화당 의원이 동조하는 바람에 당선인 확정의 마지막 절차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회의가 시작되자 공화당 의원들이 애리조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문제 삼으며 이를 둘러싼 격론을 벌이는 등 논란이 가열됐다. 그러나 시작 1시간여 만에 회의가 갑자기 중단되고, 의원들은 긴급 대피했다.

오전부터 의회 인근에서 바이든 인증 반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회로 난입한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뚫고 난입하고 있다. 의사당 경내로 진입한 시위대 일부는 중앙홀까지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4시간 만에 해산됐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경찰은 최루가스까지 동원했지만 시위대는 의사당 내부까지 들어가 상원 의장석까지 점거하고 하원 의장실을 유린했다.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며 여성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경찰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불상사마저 빚어졌다. 

AP통신, AFP통신, 로이터통신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DC 경찰은 의회 경찰이 쏜 총에 맞은 시위대 여성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사망했고 3명은 "의료 응급상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총격 사망자까지 발생할 정도로 예기치 못한 사태로 번지면서 새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하고 화합을 꾀해야 할 자리가 폭력과 충돌 속에 반목과 분열만 여지 없이 드러내는 최악의 난장판이 되고 만 것이다.

당장 비난의 화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시위대 앞 연설에서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며 지지자들이 의회로 향하도록 독려해 폭력시위를 선동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이 심상치 않자 "의회 경찰과 법 집행관을 지지해달라. 그들은 진정 우리나라의 편"이라고 평화시위를 당부했다. 또 동영상 메시지를 만들어 "지금 귀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지지 시위대의 폭력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고 있다. [EPA=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면서 "시위가 아니라 반란 사태"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합동회의를 주재하다 긴급 대피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의사당에 대한 공격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위대를 최대한도로 처벌하겠다고 엄정 대응을 공언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시위대가 즉각 의사당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는 주방위군과 연방경찰이 투입된 끝에야 4시간 만에 정리됐다.
의회는 이날 밤 회의를 재개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고 휴회에 들어갔다.

이후 미국 의회는 시위대 난입사태로 중단된 회의를 6시간여 만에 재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증 문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당연직 상원 의장으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8시를 넘긴 시점에 "의회의 안전이 확보됐다"며 회의 재개를 선언했다.

펜스 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이기지 못했다. 폭력은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뒤 "다시 일을 시작하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 시위대 폭력 사태 이후 중단됐다 재소집된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전경. [AP= 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건과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주방위군 투입을 지시한 이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펜스 부통령이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사태와 관련해 "전 세계의 권위주의 국가에서 벌어지는 쿠데타와 폭동을 환기시키시키는 놀라운 장면이었다"며 "4년간 적대와 분열로 휘저어놓은 대통령직이 분노, 무질서, 폭력의 폭발로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혹평했다.

AP통신은 "1954년 총격을 포함해 의사당 건물에는 수세기 동안 시위와 폭력이 있었다"면서도 "이날 사태는 합법적 대선 결과를 전복하려는 목표였다는 점에서 경악스러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사태에 분노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퇴임이 2주밖에 남지 않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빗발쳤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에서 끌어내리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압박하고 나섰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 및 승계 문제를 규정한 조항으로,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최종 확정을 저지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의사당에 대거 난입한 초유의 폭력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하며 탄핵론을 재점화한 것이다.

정치전문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미국제조업협회(NAM)도 이날 성명을 내고 "펜스 부통령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내각과 긴밀히 협의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대통령직 파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대선 결과 인증 반대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하반기부터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싸고 탄핵론에 휘말렸으나 탄핵안은 지난해 2월 초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한 상원에서 부결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상원의장을 겸하는 펜스 부통령이 '반란'을 일으켜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백악관 법무담당 측으로부터 자신이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인증을 방해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해석을 받았다.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끈질긴 요구에도 불구,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폐기할 권한이 자신에게 없다며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 주재에 나서긴 했지만, 민주당의 수정헌법 25조 발동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재개된 상ㆍ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합동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으로 6시간 동안 중단됐다. [미 상원TV 제공 영상 캡처= 연합뉴스]

그럼에도 펜스 부통령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사이에서 낀 채로 양쪽에서 압박을 받는 난처한 처지가 됐다.

이날은 민주당이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2석을 모두 차지하며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를 이룩한 날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으로 촉발된 지지자의 시위가 의회 난입 사건으로 귀결되며 그간 민주주의 모범국을 자랑해온 미국의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극한 대립으로 치달은 보수·진보 지지자들 간 갈등을 치유하고 미국의 통합과 화합을 다시 이뤄야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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