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노무사의 직업병이야기]③ 백혈병 등 조혈기계질환의 업무상질병 판단 기준

김동규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0-12-01 14:36:32
  • -
  • +
  • 인쇄
백혈병 등 조혈기계질환 진단시 과거 직장에서 취급한 물질 따져 봐야
백혈병 10명 중 1명은 업무와 연관, 그러나 산재신청은 극소수에 불과

우리나라의 수많은 직업병 중 오늘은 직업성 암에서도 특수한 백혈병 등 조혈기계질환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매년 암 발병자는 20만명을 넘어섰지만 이 중 산재 신청건은 1%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모든 암이 직업과 관련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산재조사와 판정에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입증의 어려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산재신청조차 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 [사진= 픽사베이]

백혈병은 골수에 있는 조혈모세포 혹은 전구세포의 악성 전환에 의해서 발생하고 전체 암 중 약 3%를 차지한다. 진행경과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혈액세포의 종류에 따라 골수성과 리프구성으로 분류된다.

백혈병 등 조혈기계질환의 업무상재해 인정과 관련해서는 유해물질에 대한 직업적인 노출이 중요한데 대표적인 것이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표한 발암물질 중 벤젠, 포름알데히드, 엑스(X)선·감마선 등 전리방사선, 산화에틸렌, 톨루엔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3에서도 ▲0.5피피엠이상의 농도의 벤젠에 노출된 후 6개월 이상 경과하여 발생한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무형성 빈혈, 골수증식성진환, 골수성백혈병, 림프구성백혈병, ▲0.5피피엠 이상 농도의 벤젠에 노출된 후 10년 이상 경과하여 발생한 다발성골수종, 비호지킨림프종(다만 노출기간이 10년 미만이라도 누적노출량이 10피피엠·년 이상이거나 과거에 누출되었던 기록이 불분명하여 현재의 노출농도를 기준으로 10년이상 누적노출량이 0.5피피엠·년 이상이면 업무상질병으로 본다.), ▲엑스(X)선 또는 감마선 등의 전리방사선에 노출되어 발생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골수성 백혈병,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어 발생한 백혈병 등을 업무상질병으로 명시하고 있다.


백혈병의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대표적인 직종으로는 방사선기사, 석유화학, 주유원, 염료취급자, 도료생산, 페인트공, 농약·접착제 생산노동자, 반도체노동자, 타이어 제조 등 다양한 직종에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백혈병, 무형성 빈혈 등의 혈액암은 잠복기가 1년 이내에서도 발생이 가능하다. 이는 폐암 등 고형암의 경우 10년 이상의 잠복기를 보는 것과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사항이다. 

 

따라서 과거에 혈액암이 유발될 수 있는 직종에서 어떤 유해물질에 노출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입증하여야 만이 업무상질병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법원 판결(대법원 2017.8.29.선고 2015두3867)에서도 업무상질병의 판단기준을 넓게 해석하고 있다. 


법원은 이 판결에서 “근로자에게 발병한 질병이 이른바 ‘희귀질환’ 또는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질환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 특히, 희귀질환의 평균 유병율이나 연령별 평균 유병율에 비해 특정 산업 종사자 군(群)이나 특정 사업장에서 그 질환의 발병율 또는 일정 연령대의 발병율이 높거나, 사업주의 협조 거부 또는 관련 행정청의 조사 거부나 지연 등으로 그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환경상 유해요소들의 종류와 노출 정도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단계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할 수 있다. 나아가 작업환경에 여러 유해물질이나 유해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요인들이 특정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에 복합적·누적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간과해서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서도 업무관련성 판단이 어려운 질병이 역학조사와 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함에 따라 처리기간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하여 최근 백혈병, 악성림프종, 다발성경화증. 무혈성빈혈 등의 상병의 경우 일정기간 유해인자에 노출이 확인되는 사업장에서 근무를 한 경우 ‘추정의 원칙’을 적용하여 처리기간의 간소화를 도모하고 있다.

무엇보다 벤젠 등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자는 그 위험을 인식하고 사업장도 유해물질의 관리와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무법인 소망 김동규노무사]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