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위장소송 제기로 경쟁사 복제약 판매 막아...'특허권 남용' 검찰 고발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3 13: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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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특허권 침해 금지 소송 제기해 제네릭 판매 방해
공정위, 대웅제약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22억 9700만 원 부과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오리지날 제약사인 대웅제약이 경쟁 관계에 있는 복제약 제조·판매사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위장소송을 제기하는 수법으로 특허권을 남용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에 넘겨졌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대웅제약과 대웅(이하 대웅제약)이 부당하게 특허권 침해 금지의 소를 제기해 제네릭(복제약) 약품 판매를 방해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2억 9700만 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이 개발한 위장약 알비스는 세 가지 약리유효성분인 비스무트, 라니티딘, 수크랄페이트 등로 구성된 복합제다. '소화성 항궤양용제'로도 불리며, 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등 치료에 사용된다.

대웅제약은 알비스 제품군 관련 원천특허 1개와 후속특허 2개를 등록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1월 알비스 원천특허가 만료되자 경쟁사들이 제네릭을 개발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웅제약은 매출 방어를 위해 후속제품 알비스D를 2015년 2월 출시했고, 뒤이어 안국약품이 알비스D 제네릭을 판매했다.

 

공정위는 대웅제약이 경쟁이 심화되자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알비스와 알비스D 후속특허를 이용해 경쟁사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판단했다. 실제 특허침해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특허침해소송이 제기되면 병원, 도매상 등 거래처에서 향후 판매중단 우려가 있는 제네릭을 거래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본 것이다. 

 

▲ 알비스 대응전략 및 알비스D 특허출원 경위 내부문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5월까지 파비스제약의 제네릭이 알비스 제형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제네릭 판매를 방해하기 위해 특허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연초 대형병원 입찰 시 소송 중인 제품은 향후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켜 파비스 제품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위해 소송을 강행한 것.

대형병원은 주로 2~4월에 처방가능 약재 목록 등재작업과 관련 입찰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결과가 대체로 1년간 지속된다.

소송과정에서 침해를 입증하지 못해 패소가 예상되자 파비스제약의 시장진입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관련성 없는 실험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소송지연 전략을 구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소송 진행 중 가처분 소송으로 파비스 제품이 판매 중단될 수 있다며 거래처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소송과 영업을 연계해 판매를 방해한 것이다.

실제로 파비스제약에 제조 위탁을 검토하던 일부 제약사가 대웅제약으로 거래처를 바꾸는 등 파비스제약의 영업이 위축·방해된 사실도 공정위 조사 결과 밝혀졌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또한 대웅제약은 허위자료 제출을 통해 기만적으로 특허를 취득한 후 안국약품의 제네릭 판매를 저지하기 위해 특허침해금지의 소를 제기했다.

지난 2015년 1월 알비스D 특허출원 과정에서 생동성실험 데이터의 개수와 수치 등 핵심 데이터를 조작·제출해 2016년 1월 특허를 등록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당시 대웅제약은 알비스D의 생동성실험을 총 3차례 진행해 1차와 2차에서 실패하고, 3차 실험에서 성공해 2014년 11월 28일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아 2015년 2월 1일 제품 발매를 준비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제품 발매전 특허를 출원하라는 당시 윤재승 대웅 회장의 지시에 따라 2014년 12월 급하게 특허출원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특허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생동성실험 데이터가 부족해 담당 직원들이 심한 압박감을 토로하는 등 기존 데이터만으로는 원하는 특허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제품 발매일이 다가오자, 출원 당일인 2015년 1월 30일 생동성실험 데이터를 3건에서 5건(성공데이터 1건→3건)으로 늘리고, 어떤 입자크기에서 수행된 실험인지 등 세부수치도 조작해 특허 출원을 강행했다.

공정위는 대웅제약이 허위데이터 제출을 통해 기만적으로 특허를 받고, 안국약품의 제네릭이 출시되자 판매방해를 위해 특허침해금지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대웅제약은 소송 사실을 병원, 도매상등 거래처 영업에 연계해 소송이 진행되는 21개월간 안국약품의 제품판매를 방해할 수 있었다.

대웅제약은 안국약품이 소송 과정에서 생동성시험 데이터 조작 이슈를 본격 제기하자 소송상 화해를 유도해 소송을 종결시켰다.


공정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정거래법 위반(부당고객유인행위) 혐의를 적용해 대웅제약을 시정명령(반복 금지명령) 및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부당한 특허소송 제기를 통해 경쟁사의 거래를 방해한 행위를 최초로 제재한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며 "향후 제약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질서를 훼손하고 소비자의 저렴한 의약품 선택을 방해하는 특허권 남용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라니티딘 원료 중 발암 물질 함유 우려로 판매 중단 처분을 내리면서 알비스 판매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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