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신년사 "확장적 예산 신속히 집행"..."주거문제 공급확대 역점"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1 15: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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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도약·포용' 청사진...李·朴 사면 언급은 없었다
"백신, 전국민 무료 접종...상반기중 코로나 이전수준 경제 회복"
경제지표에 자신감…정치이슈 발언 삼가고 민생경제 집중
'한국판 뉴딜' 본격 추진...'탄소중립' 추진계획 구체화
주거문제 사과...정책변화 예고로 부동산 민심 달래기 나섰나
"권력기관 개혁 오랜 숙제 해냈다…소프트파워 선도국가 도약"
남북대화 비대면 대화'도 제안...방역·보건 협력 앞세워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를 통해 신축년 새해 국정운영 비전으로 '회복·도약·포용'을 제시했으며, 그중에서도 '경제'와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민생경제 분야에서 확실한 성과를 바탕으로 집권 5년차 안정적인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라며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선도국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올 상반기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경제 회복을 전망한 뒤 "확장적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110조원 규모의 공공과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생경제의 핵심은 일자리”라며 “30조5천억원의 일자리 예산을 1분기에 집중 투입하고, 취약계층을 위해 일자리 104만개를 만들 예정"이고 "특히, 청년·어르신·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일자리 104만 개를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상병수당 등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민생 회복과 사회·고용 안전망 확충을 위해 더욱 노력해 '격차를 좁히는 위기 극복'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에 나섰다”며 “자동차, 조선과 같은 우리 주력산업들이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 정부가 역점을 두어온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 모두 두 자릿수 수출증가율을 보이며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복안으로 지역균형 뉴딜에 중점을 둔 한국판 뉴딜, 소프트파워 등을 제시했다.

한국판 뉴딜이 본격 추진되면 “새로운 인재를 육성할 것이며, 새로운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은 국민의 삶의 질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주요 내용. [그래픽=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의 중점을 ‘지역균형 뉴딜’에 두겠다”며 “지역이 주체가 되어, 지자체와 주민, 지역 기업과 인재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발전전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뉴딜 펀드 조성과 제도기반 마련에 힘쓰겠다”며 “디지털경제 전환, 기후위기 대응, 지역균형발전 등 뉴딜 10대 영역의 핵심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고, 기업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기후변화협약 이행 원년”이라며 “올해 안에 에너지와 산업을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구체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수소 경제와 저탄소 산업 생태계 육성에 더욱 속도를 내고 세계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며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P4G 정상회의’가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결집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과 함께 준비하겠다”고 했다.

소프트파워와 관련해서는 “BTS(방탄소년단)와 블랙핑크, 영화 ‘기생충’같은 K-콘텐츠들이 세계인들을 매료시키고, 행복을 주고 있다”며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창의력과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예술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한류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문화강국의 위상을 더욱 확실하게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당당한 중견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가교 국가’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세계 각국과의 교류 협력 확대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자유무역협정),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 태평양 동맹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키워드. [그래픽= 연합뉴스]


이날 연설에서는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두고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실상 첫 사과를 한 점도 눈에 띄었다.

특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겠다"고 언급, 이제까지의 수요억제 중심 정책과는 다른 처방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기 차단'에서 '공급 확대'로의 부동산 정책 기조 전환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사실상 사과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한 점이나, 지난해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다음 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한 뒤 "올해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코로나로 더 깊어진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인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한 발언은 과거 신년사에 비해 한층 신중해진 모습이었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춰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 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핵심 동력은 대화와 상생 협력"이라며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 역시 이날 신년사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에 발맞춰 북미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마지막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남북관계 역시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협력 분야로 가장 앞세운 것은 코로나 사태를 매개로 한 방역·보건 협력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국민들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한·아세안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을 비롯한 역내 대화에 남북이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민감한 정치분야 이슈에 대한 발언을 예년보다 크게 줄였다.

권력기관 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개혁된 제도를 안착시켜 나가겠다"고 원론적으로만 언급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문제는 연설문에 포함하지 않았다.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종판결이 나오기 전에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기존 입장인 만큼 어느정도 미리 예견된 일이다.

민생 경제 이슈에 집중하기 위해 진영대결로 번질 우려가 있는 정치사안에는 최대한 말을 아끼겠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이 이런 '침묵'의 배경이 됐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년사 키워드 분석경제’ 29·'코로나' 16·'회복' 15·'위기' 11

이날 문 대통령의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국민'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경제'로, 총 29번이 나왔다. '코로나'는 16번, '회복'은 15번 언급됐다. '위기'와 '뉴딜'도 11번씩 언급돼 코로나19 위기 극복 의지를 뒷받침했다.

'경제'는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17번)한 단어였다. '경제'가 작년보다 12번이나 더 언급된 점은 문 대통령이 올해 국정 분야 중 경제에 얼마나 큰 비중을 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경제 분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예년에 비중이 높았던 이슈들의 언급 횟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14차례 등장했던 '공정'은 올해는 5번 언급되는 데 그쳤다. ‘평화'도 지난해보다 7번이 줄어든 6차례 언급됐다.

이는 코로나19로 장기화한 경제 침체에서 반등해 국민의 일상을 회복하고 선도국가로 나아가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담기 위한 표현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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