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의혹] LH 땅투기 의혹이 키운 정부 불신...공공기관 전체로 확산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0 14: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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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시흥·광명 신도시 내 토지 거래 공무원 6명 확인
경실련, LH·SH 공기업 땅장사에만 혈안...공공성 상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에서 시작된 정부 불신이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공공기관 전체로 퍼지면서 국민들의 의심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공공 주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자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박승원 광명시장이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광명시청 제공]


광명시는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시흥·광명 신도시 부지 토지 매입 관련 공무원 투기 연루 조사 결과 총 6명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흥·광명 공공주택지구 내 광명시 소속 공무원들의 토지 거래 전수조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광명시는 지난 4일부터 소속 공무원, 광명도시공사 직원 등 총 1553명을 대상으로 도시개발지구에 대한 불법 투기 전수조사를 진행했으며, 광명·시흥 테크노밸리 조성사업지구, 구름산 도시개발사업지구, 광명하안2 공공주택지구, 광명문화복합단지 도시개발사업지구 등으로 조사대상을 확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토지조서 확보가 늦어진 광명문화복합단지 도시개발사업지구를 제외한 4곳을 조사한 결과, 토지를 소유한 광명시 공무원은 총 6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직급별로는 5급 2명, 6급 3명, 8급 1명이며, 토지 취득 연도는 2015년, 2016년, 2019년에 각 1명, 지난해에 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 10일 오후 경기 시흥시 과림동의 LH 직원 투기 의혹 토지에 나무 묘목들이 심어져 있다. [시흥=연합뉴스]

광명시는 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불법형질변경 등 위법행위 여부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6급 직원 한 명이 불법으로 토지를 형질 변경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향후 조사를 통해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나머지 5명은 형질 변경 등의 불법행위는 없었으나 업무상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취득했는지 여부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합동 조사단과 협력해 조사대상자를 공무원 개인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가족까지 확대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보유한 공공주택 23만 3000호 중 진짜는 10만 1000호로 전체 43%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이날 국내 장기공공주택 보유현황 실태분석 결과 "절반이 넘는 13만 2000호가 무늬만 공공주택인 가짜, 짝퉁 공공주택"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SH는 임대 후 분양전환하는 10년 임대는 없지만 '가짜' 공공주택인 임차형이 3만 1000호(장기안심 1만 2000호, 전세임대 1만 9000호)로 전체의 13%를 차지했다. 매입임대 비중은 9만 5000호로 전체의 41%를 차지해 '가짜'와 '짝퉁' 비중이 절반을 넘는 56%였다.

특히, 서울시가 장기공공주택 공급 실적을 부풀려왔다고 질책했다.

경실련은 "오세훈 시장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2만 3000호, 박원순 시장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2만 7000호 늘렸을 뿐"이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경쟁하듯 공공주택 30만 호, 7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들을 내놓고 있지만, 과거 시장들의 실적을 통해 보듯 실현 가능성 없는 헛공약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서울시의 공공주택 실적 부풀리기는 지난 2017년 국감 때도 논란이 됐다”며 “서울시는 민선 5기, 6기 포함 16만호를 공급했다고 답변했지만, 정동영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 재임 기간 SH공사가 완공해 취득한 공공아파트는 1만 6000호 규모에 불과했었다”고 지적했다.

 

▲ 자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했다. 변창흠 장관이 SH 사장으로 재임하던 2014년 11월부터 2018년 1월 현재 김세용 사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재임 동안 장기공공주택을 1만호도 공급하지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경실련은 "공공이 공공성은 상실한 채 공기업의 땅장사, 건설사의 집 장사에 혈안이 되어 높은 분양가로 바가지를 씌우고,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며 “SH는 지금부터라도 건설사 등에 대한 택지매각을 중단하고 고장난 공급정책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H도 경실련의 입장에 즉각 해명을 내놨다.

SH는 “공사가 공급한 23만호 중 5만호는 경실련이 소위 ‘짝퉁·가짜’ 임대주택이라 주장하는 행복주택,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 수요자 맞춤형으로 공급했다”며 “청년·신혼부부 등 서울시의 약 60%를 차지하는 1~2인가구 주거안정(행복주택), 최저소득계층, 청년층 및 일부 중산층의 주거안정(매입임대), 최장 20년 거주와 공공 전세금 지원을 통한 저소득층 서민 주거안정(전세임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단순히 낮은 임대료, 20년 이상의 장기 임대기간이 보장되는 임대주택은 ‘진짜 임대주택’이고 소득별·계층별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는 행복주택, 매입임대 등은 ‘가짜 임대주택’으로 분류하는 것은 현재 거주중인 5만 세대를 위해서라도 적절하지 않은 분류"라고 반박했다.
 

▲ 10일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SH 장기공공주택 보유현황 실태분석 발표' 기자회견에서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LH 사태에 대해 연일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긴급 관계기관 회의를 소집해 검-경간 유기적 수사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정 총리는 “이번 LH 비리는 국민의 공분을 산 배신행위”라며 “모든 행정력과 공권력을 동원해서 단 한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위법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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