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15개국, 세계 최대규모 '메가FTA' RCEP 출범...문대통령 "보호무역에 경종"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5 16:34:24
  • -
  • +
  • 인쇄
아세안 시장 추가 개방·원산지 통일 규범 마련
일본과 FTA 체결 효과…인도는 빠져
문대통령 "보호무역에 경종"...첫 화상회의 FTA
가국들 "새로운 기회창출, 국내 절차 조속 추진"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전 세계 30% 규모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가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 협정 참가국 정상들은 15일 화상으로 열린 RCEP(알셉)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인도는 결국 이날 서명식에서 빠졌다.

RCEP 참가국의 무역규모, 인구, 총생산(명목 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이른바 ‘메가 FTA’가 마침내 돛을 올린 것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사상 최초로 화상회의를 통해 서명한 FTA 사례로도 기록되게 됐다.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에 서명하자 박수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참가국들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무역 투자 시스템 구축을 위해 이번 협정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으로서 역내 기업들에 광범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아세안에서 가장 야심 찬 자유무역협정으로 지역 내 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동성명에는 추가적 시장개방과 전반적인 무역규범 정비가 참가국들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는 평가도 담겼다.

정상들은 RCEP이 조기에 발효될 수 있도록 각국이 국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자는데도 공감대를 이뤘다.

RCEP은 가맹국 사이에서 관세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투자 시스템을 확립해 교역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것이 기본적 취지다.

일례로 인도네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현재 최고 40%의 관세를 내야 하지만, RCEP이 발효된 뒤로는 관세가 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날 서명식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치킨게임 양상으로까지 치닫던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에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세계 경제와 교역이 크게 위축되고,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점차 강화되는 가운데 성사됐기 때문이다.

 

▲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 RCEP 개요. [그래픽= 연합뉴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경제영토'가 넓어지고, 아세안과 협력 강화로 신남방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본과도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다만 거대 시장인 인도가 대중 무역적자 확대 등을 이유로 최종 서명에서 빠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RCEP 서명으로 회원국들은 가입국 간 원산지 기준을 동일화해 '스파게티 볼' 효과를 최소화하는 이점도 기대되며, 지식재산권 보호와 경제기술협력 등 다른 방면에서도 혜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스파게티 볼 효과는 접시 안에서 얽혀 있는 스파게티 가닥처럼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기업이 FTA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되는 일을 말한다.

  

15일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아세안 10개국 및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RCEP 15개국 인구는 22억6천만 명으로 전 세계 30%에 달한다.

 

▲ 세계 주요 무역협정 지표 비교. [그래픽= 연합뉴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6조3천억 달러, 무역 규모는 5조4천억 달러로 이 역시 전 세계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11개국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보다 규모가 크다.

세계 최대의 메가 FTA의 출범으로 자유주의가 확산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체제 약화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우리 수출 시장 확대와 교역 구조 다변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RCEP 수출액은 269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RCEP 출범으로 아세안 10개국은 우리에게 상품 시장을 추가 개방했다.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 관세 철폐율(79.1∼89.4%)보다 품목별 관세를 추가로 없애 관세 철폐율을 국가별로 91.9∼94.5%까지 끌어올렸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발언에서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 위기 속에도 거대 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며 "RCEP으로 상호협력을 촉진해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경제협력 강화, 한국 산업의 고도화 등을 모색해 코로나 극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신남방정책 가속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 서명을 마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서서 참여국 정상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참가국들은 RCEP 협정문 서명에 이르기까지 2012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8년간 31차례 공식협상, 19차례 장관회의, 4차례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올해는 코로나 상황에도 10여 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열었으며 결국 이날 결실을 맺게 됐다.

당초 RCEP 협상에 참여했던 인도는 대(對)중국 무역 적자 확대를 우려해 지난해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참가국 정상들은 이날 'RCEP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을 통해 인도의 참여를 독려했다.

 

정상들은 "우리는 RCEP에서 인도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RCEP은 인도에 지속 개방돼 있음을 재차 강조한다"며, "인도는 2012년부터 RCEP 협상에 참여했다. 역내 동반자로서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인도의 RCEP 협정 가입은 환영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 RCEP 추진 경과. [그래픽= 연합뉴스]

정상들은 각국 장관들이 주도한 '인도의 RCEP 참여에 관한 장관 선언문'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정상들은 각국 장관들에게 RCEP이 무역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정기적인 보고를 받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국회 비준 동의 등 국내 절차를 진행한다. RCEP가 발효되려면 아세안 10개국 중 6개국, 비아세안 5개국 중 3개국이 국내 비준 뒤 사무국에 비준서를 기탁하면 60일 뒤 발효된다. 

 

정부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RCEP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