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무현, 두도시 이야기'가 던지는 화두 "진짜 민주주의는 무엇일까?"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 / 기사승인 : 2020-11-13 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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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 이 영화는 상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 같지만 실생활에서는 써먹을 수 없었던 아프고도 사실적인 현실, 아직도 과거와 싸우고 있고 국민들이 여전히 타협할 것과 타협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혼재되어 있는 현재….

 

지난 2016년 개봉된 다큐 영화 '무현, 두 도시이야기'(감독 전인환)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적부터 일치를 보기 위해 반드시 함께 봐야 할 영화이다.


영화는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에 대한 인용으로 시작한다.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 영화 '무현, 두도시 이야기' 포스터.

이 영화는 두 무현에 대한 이야기이다. 노무현과 백무현,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없지만 우리는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의 운명 앞에 아직 목숨이 붙어있는 우리는, 이 영화에서 삶이란 바다에 떠다니는 동안 죽음이란 파도가 언제 불어닥쳐도 당당한 역사를 후대에 물려주라는 큰 돌같은 묵직한 울림을  듣게된다.

“영원히 기억할게”라는 종이배를 적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에 이어 포장마차에서 술자리를 가지는 5명의 평범한 사람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억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후 팟캐스트 '이이제이'의 내용으로 이어지며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어 그를 추억한다.


기억의 파편 속에서 그들의 일치된 기억은 노무현 대통령의 시작이 분열의 시대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노 전 대통령의 말대로, 그는 지역이기주의를 내세워 배지 하나에 연연하던 분열의 시대에 분열과 맞서 하나로 통합하고자 했던 사람이었다. 

 

영화는 그 대칭점에서 또 다른 한 사람을 조명한다. 여수 선거에 나간 고(故) 백무현 후보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마음을 헤아리며 감히 운명이라는 표현을 꺼낸다.

 

운명이란 어쩌면 타고난 기질을 하늘이 주었다면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강서구 유세현장에서 청군과 백군처럼 나뉘어 싸우는 장면을 보면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가 현재도 여전히 편가르기에 지나지 않고 민주주의라는 미명 아래 얼마나 많은 분열이 조장되어 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백무현 후보의 말처럼 태풍이 한 번 바다를 휘저어줘야 고기가 만선이듯이, 우리 인생의 계약서에 이미 삶의 조건부로 되어 있는 고통을 면하고자 사람들은 구태를 계속하며 민주주의의 개념도 자신이 가진 인상 대로 그 개념을 유지하길 원한다.  

 

팟캐스트 이이제이의 두 사람을 비롯하여 원탁에서 술 한 잔에 나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속 사진작가인 장 작가의 말은 '운명'을 생각하게 만든다. 

 

99명이 안 된다고 말하는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는 노무현의 용기가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음을 복선으로 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러한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이유였는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바르게 사는 개인의 삶이 인권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삶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서민대통령 '노무현', 

 

그는 “정치인이 해야 될 가장 큰 일은 자기가 정말 곧고 바르고 그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그것을 오랫동안 사람들이 본받고자 하고 또 그 사람을 보고 자기의 희망을 가꾸고자 하는 그런 의욕을 갖게 해주는 동기를 갖게 해주는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은 아마도 더 이상 자신이 그러한 존재가 될 수 없음을 좌절하고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나 보다.


버스정류장에서 유세하려다가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자 들른 다방에서 아가씨에게 조언을 구하던 노 전 대통령이었다.  

 

"표가 나오는 곳을 보고만 열심히 해야 하냐"는 질문에 "표 안 나오는 곳에도 '나는 꿋꿋이 너희들을 위해서 봉사한다'고 해야한다"고 그녀가 말하자 노 전 대통령은 그것을 가슴에 새긴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는 서민을 섬기며 봉사하는 자"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눈치보고 줄 서지 않고 자신의 능력대로 평가받는 이상사회를 꿈꾸었던 노 전 대통령, 그는 배타고 어디를 갈 때 노젓고 키잡고 하는 일이 욕을 먹더라도 누군가는 배를 탄 모든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의미있는 도전이든 의미없는 도전이든 도전을 해야 변화를 하고 사람들이 희망을 가진다고 그는 굳게 믿었다. 


'개인의 여러 개의 도전'과 '여러 사람의 여러 개의 도전'이 축적되어 비극적인 개인의 역사조차 하나의 민주주의 에너지라고 헌정했던 노 전 대통령. 그는 매번 져도 사람이 모여 역사를 바꾸는 일이 성공하는 것보다는 실패하는 일이 더 많다고 지금을 사는 우리를 격려한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얘기하고 진리를 연구하여 진리로 칼날을 세워야 한다는 그의 장례식과 오버랩되는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를 뒤로. 현재에 안주하면 조선시대 600년처럼 비참한 역사의 최후를 맞는다고 경고한다. 

 

러닝타임 95분 동안 지리한 틈 없이 두 무현 이야기를 적어내린 이 영화는 요즘과 같이 어지러운 시대, 반드시 자녀와 꼭 볼 영화라고 추천해마지 않는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전인권 작사·작곡 '걱정말아요 그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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