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없는 삼성, 이후…] (하) "한국경제 떠받치는 삼성의 위기…경제 전반 악영향 불가피"

최낙형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1 16: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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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비중, 매출 상위 10대 기업 70%
국내 투자 3분의 1 차지 삼성, 국내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력
재계·학계 "경제 악영향…국가 경제·브랜드 가치 저하 우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3년여 만에 리더십 공백을 맞게 됐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미국 바이든 신정부 출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패권전쟁, 여전한 미중 무역분쟁 등 삼성을 둘러싼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투자를 결정할 총수의 부재는 삼성의 미래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나아가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재용 없는 삼성의 위기’는 한국경제 전체에 먹구름을 끼게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삼성의 위기를 3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메가경제=최낙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인한 삼성의 위기는 한국경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삼성의 리더십 공백은 삼성 개별기업의 위기를 넘어 한국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크다. 삼성이 위기를 맞으면 국가경쟁력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기업들의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8.6%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 외 나머지 9개 기업의 영업이익을 다 합쳐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도 반도체와 가전 분야의 영업이익이 8조원이나 늘어난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실적이 제자리걸음이나 뒷걸음질 치며 나타난 결과다.

국내 투자에서도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내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62개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기업 누적 투자액은 63조2153억원이다.

이 중 가장 투자를 많이 한 기업은 삼성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총 22조331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체 대기업 투자액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삼성전자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이 부회장이 지난 18일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는 소식에 그날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들의 주가는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적잖은 타격을 줬다.

세계적 기업 반열에 오른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은 이 처럼 객관적인 수치로 그대로 드러난다.

그만큼 국내 재계는 물론 해외에서 이번 이 부회장의 구속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번 판결로 삼성의 경영활동뿐만 아니라 한국경제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이 부회장이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데 일조해왔다"며 "구속 판결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 전무는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형의 실형 선고를 받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대한상의도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경총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 정책을 펼치는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되면 우리 경제·산업 전반에도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심화될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사업확장과 기술혁신으로 신산업분야 등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한 만큼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시점에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최고경영자의 부재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노력하는 것은 물론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은 당장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총수의 공백으로 삼성의 중장기적인 투자와 M&A(인수합병)는 당분간 이뤄질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또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 등을 통해 준법감시위원회 실효성 담보, 무노조 경영 및 세습 경영 등을 중단하며 달라진 ‘뉴삼성’을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답보상태가 될 전망이다.

실형 선고에 따른 또 다른 부담은 대외 신인도 하락과 브랜드 가치 하락이다.

글로벌 기술·수주 경쟁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애플이나 구글, TSMC 등 해외 경쟁업체가 삼성의 상황을 활용해 반사이익을 챙기면 삼성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경쟁력까지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의 경쟁력 상실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이 부회장 구속으로 국내 외국인 자본투자가 일부 줄어들 가능성과 함께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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