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22개월 대장정 마침표 투표 돌입...여론조사는 트럼프 보다 바이든 우세 점쳐 "경합주 박빙 많아 속단은 금물"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11-03 16: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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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명은 이미 사전투표...최고투표율 경신 가능성
결과 따라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의회권력 재편도 주목
우편투표 급증에 개표지연시 불복·소송 등 혼란 우려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지난해 1월 민주당 후보들의 출마 선언에서 출발한 22개월의 대장정은 종착점에 다다라 이제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만 남겨 둔 상황이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과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78)가 결전을 치르는 미국 대선 투표가 3일(현지시간) 미전역에서 실시된다.

이번 투표는 오전 0시(한국시간 3일 오후 2시) 뉴햄프셔 작은 마을인 딕스빌노치 등 2곳을 스타트로 해 주별로 오전 5시부터 8시 사이에 투표가 시작되며, 주별로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에 마감된다.
 

▲ 미국에서 첫 투표 진행된 딕스빌 노치 투표소 건물.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0시(한국시간 오후 2시) 딕스빌 노치, 밀스필드 등 2곳에서 16표를 얻어 10표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6표 차로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밀스필드에서 16표 대 5표로 이겼지만, 딕스빌 노치에선 바이든 후보가 5표 모두를 가져갔다. [사진= AFP/연합뉴스]

당선인 윤곽은 이르면 3일 밤늦게 또는 4일 새벽에 나올 수 있지만 우편투표 급증에 따른 개표 지연과 박빙 승부가 맞물릴 경우 며칠이 걸릴 수도 있을 전망이다.

46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이번 대선에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삼수 끝에 대선후보가 된 바이든 후보 간에 치열한 양자 대결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은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선거전의 양상이 크게 바뀌었다.

▲ 미시간주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미국우선주의 기치와 재임 중 경제 성적표를 무기로 '4년 더'를 호소하려던 트럼프의 전략에 큰 역풍을 맞은 격이 됐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 빈틈을 파고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전염병 대응에 실패했다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그의 무능이 경제를 침체의 수렁으로 빠뜨렸다고 공격하며 '트럼프 심판'을 외쳐왔다.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리더십과 백인 유권자들의 견고한 지지, 그리고 보호무역주의로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잇따른 인종·여성차별적 발언과 과거 비즈니스와 관련한 각종 사기의혹 등에 휘말린 데 이어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힘겨운 레이스를 진행했다.

▲ 펜실베니아주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치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AFP= 연합뉴스]

변호사 출신인 바이든 후보는 부통령, 상원의원 등 화려한 정치이력과 풍부한 국정경험을 지녔다. 전통적 민주지지층을 기반으로 중도성향까지 포옹하는 정책을 표방해왔다.

바이든은 대중적 인지도는 물론 이번 대선의 향배를 가를 경합주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어 미국 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보다도 많은 나이에 구세대 이미지는 약점이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가 갈등과 분열을 심화하고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떨어뜨렸다며 전통적 가치 회복을 내세워 '반(反)트럼프' 진영의 결집에 총력전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미·중 무역분쟁을 일으키는 등 미국우선주의를 앞세운 강력한 무역정책을 펼쳐왔으며 불법이민 등을 막기 위한 국경장벽 설치, ‘오바마 케어’로 대표되는 건강보험 혜택의 확대 반대 등을 추진해왔다.

▲ 2020 미 대선 트럼프-바이든 맞대결. [그래픽= 연합뉴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미국 우선주의를 끝내고 외교 재활성화 및 동맹 재창조 등 미국의 주도적 역할의 복원을 꾀하겠다는 정책방향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노선과는 달리 세계보건기구(WHO), 기후변화협정 등 국제기구 재가입을 추진하고 청정에너지 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관심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패권국'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서도 해법이 천양지차라 이번 대선의 향배는 전 세계는 물론이고 한반도 정세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반도 정책에 있어 트럼프는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한미동맹의 역할과 외교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미 대선 판세·경합주 격차. [그래픽= 연합뉴스]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 바이든 후보가 우위에 서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선거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여론조사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2일 오후 기준 전국 단위로 트럼프 대통령을 6.5%포인트 앞섰다.

 CNN방송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바이든 후보가 경합 지역을 제외하고도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각각 290명,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다.

선거 분석매체 538은 바이든 후보의 승률을 89%로 내다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96%로까지 올려 잡았다.그러나 승부를 결정짓는 6개 경합주는 오차범위 승부가 많아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당락을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트럼프와 바이든 경합주 판세. [그래픽= 연합뉴스]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북부 '러스트벨트' 3개 주는 바이든 후보가 3~6%포인트대 격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플로리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선벨트' 3개 주에선 오차범위의 초접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RCP는 197명의 선거인단이 경합 상태라며 아직 확실히 절반을 넘긴 이는 없다고 봤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전국 득표에서는 이기고도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있어, 여전히 트럼프 역전의 시나리오는 살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미 연방통계국이 추산한 2020년 10월 기준 미국 인구 3억4천만명 중 유권자수는 약 2억4천만명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역설적으로 미국 대선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선거 예측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2일 오후 6시(미 동부시간) 기준 1억명에 육박하는 9800여만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역대 최고인 4년 전 4700만명의 배가 넘는 수치다. 우편투표 참여자가 6300만명, 사전 현장투표자가 3500만명이나 된다.

현 추세라면 이번 대선이 1908년(65.4%) 이래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급증한 우편투표는 전염병 감염을 우려한 민주당 지지층이 많이 참여해 민주당에 유리한 신호라는 예상이 많다.
 

▲ 트럼프-바이든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 예상. [그래픽= 연합뉴스]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대선 당일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만큼 현장투표에서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며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기대하면서도 여론조사에서 이기다가 대선일 투표에서 패배한 2016년 악몽 탓에 막판까지도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있다.

개표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는 우편투표의 급증은 당선인 발표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승자를 결정짓기 어려운 박빙 승부가 이어진다면 '당선인 공백상태'가 길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민주당 지지층의 선호도가 높은 우편투표가 '사기투표'의 온상이라면서 대선 패배 시 소송 등을 통해 불복할 가능성을 시사해 귀추가 주목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하긴 했지만 개표 초기에 자신이 이길 경우 최종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승리를 선언하는 방안을 측근들에게 거론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온 상태다.

이럴 경우 미국이 극심한 분열과 혼란에 빠지고 자칫 지지층 간 물리적 충돌 속에 소요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에 이어 2일에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남부와 북부의 4개 주에서 5번의 유세를 열고 막판 대역전을 위한 세몰이를 이어갔고, 바이든 후보는 이틀 연속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를 공략하며 승기 굳히기를 시도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편투표 규정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대선 후 소송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대선 당일 소인만 찍혀 있으면 대선 후 3일 이내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또다시 문제 삼았다. 우편투표는 민주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방식이어서 바이든 후보에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총력 유세전을 벌여 승리의 발판을 놓은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도 대역전극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일 또 한 번 우리에게 아름다운(beautiful) 승리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역사를 다시 한번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가 보따리를 싸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며 "혼란은 끝났다. 트윗, 분노, 증오, 실패, 무책임은 끝났다"며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핵심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막판까지 바이든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4년간 실패와 분열 뒤로 하고 미국을 바꿀 권력이 있다"며 "내일 우리는 오로지 선거에서 이길 목적으로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정치를 끝장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은 백악관의 새 주인만이 아니라 의회의 상·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의회 권력의 재편이라는 측면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예측기관들은 민주당이 하원 과반석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도 매우 위태롭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결과에 따라서는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 권력까지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도 있다.

백악관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될지, 또 의회 권력의 향배가 어떻게 결착될지 이번 미국 대선이 미치는 여파는 이래저래 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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