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검증위 "관문공항으로 타이트한 계획. 근본검토 필요"...가덕도안에 힘 실릴듯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7 1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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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신설 위해 공항인근 산을 깎는 문제" 절차적 흠결 지적
여야·해당 시도장 입장 따라 상반된 반응
여권, 가덕도 신공항 건설 속도전 나서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검증위가 “근본적 검토 필요” 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인 김해신공항안은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국무총리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 타당성을 검증 결과를 통해 “김해신공항 계획안은 안전, 시설운영·수요, 환경, 소음분야에서 상당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결과 발표는 검증이 시작된 지 11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검증위는 “검증과정에서 비행절차 보완 필요성, 서편유도로 조기설치 필요성, 미래수요 변화대비 확장성 제한, 소음범위 확대 등 사업 확정 당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던 사항들이 확인됐다”며 “국제공항의 특성상 각종 환경의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 면에서 매우 타이트한 기본계획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검증위는 특히 안전성 문제와 함께 '공항 시설 확장을 위해선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제처 유권해석을 인정, 김해신공항안에 절차적 흠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증위는 “장애물제한표면의 진입표면 높이 이상의 산악 장애물을 방치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방치해서는 안되고, 예외적으로 방치하려면 관계행정기관의 장의 협의요청이 있어야 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계획수립시 경운산, 오봉산, 임호산 등 진입표면 높이 이상의 장애물에 대해서는 절취를 전제해야 하나, 이를 고려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법의 취지에 위배되는 오류가 있었다고 보인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산악의 절취를 가정할 때는 사업일정, 저촉되는 산악장애물이 물리적, 환경적으로 절취가 가능한지, 허용되는 비용범위를 초과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것은 신설활주로 장애물제한표면(OLS) 중 진입표면 높이 이상 장애물인 오봉산, 임호산, 경운산 등을 절취해야 하는지 여부와 관련돼 내린 판단이다.

이러한 이유로 검증위는 “김해신공항 계획안은 상당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아울러 지자체의 협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으면 장애물제한표면 높이 이상 산악의 제거를 전제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해석을 감안할 때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토교통부가 활주로 신설을 위해 공항 인근의 산을 깎는 문제를 두고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은 점을 절차상 흠결로 판단한 것이다.

장애물제한표면(OLS)이란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공항·비행장 주변 장애물의 설치·높이 등을 제한하는 표면을 말한다.


검증위는 마지막으로 “검증결과에 아쉬운 마음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으나, 지난해 12월 이후 치열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내린 결과에 대해 정부와 부산·울산·경주, 국민 여러분께서 최대한 존중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계획. [그래픽=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검증위 결과 발표와 동시에 김해신공항 사업의 백지화를 전제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발의키로 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해신공항이 무산되면 현실적으로 가덕도 이외에 다른 후보지가 없다"며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김해신공항안이 사실상 백지화된 데 대해 "부울경 시도민의 오랜 염원인 가덕도신공항 가능성이 열렸다"고 환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저도 오래전부터 가덕도 신공항 지지의사를 밝혔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검토의사를 밝혔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부가 김해신공항안을 사실상 백지화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의 태도를 비판하며 대국민 사죄를 요구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신공항 문제'를 4년이나 끌며 부산시민을 괴롭혀온 문재인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국민과 부산시민 앞에 사죄부터 하고 갑작스러운 표변에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총리로 있을 때 김해신공항 검증위와 국토부장관이 '김해신공항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보궐선거를 앞두고 뒤집었다며 "지난 4년간 희망 고문의 주역은 이 대표"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속내가 복잡하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환영 목소리가 나오지만, 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선 불만 기류가 감지된다.

당 지도부는 딜레마에 빠지는 형국이다. 당장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입장이 미묘하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사업 변경이 적절한지 따져보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면 김 위원장은 의총 후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강구를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투톱 난기류' 관측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총리실 검증위 발표 후 주 원내대표의 감사추진 의견에 대해 "나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답하며 진화를 시도했다.

해당 지역에 따라 김해신공항의 사실상 백지화 수순과 가덕도 공항안의 부상에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이 여러 가지 면에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만들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결론내렸다"며 "특히 안전과 소음, 미래에 대비한 확장성 측면에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지금이라도 이른 시일 내 적절한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본 것이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안전하고 24시간 운항 가능한 동남권 신공항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24시간 운항이 가능하면서 부산신항과 바로 연계할 수 있는 공항은 현재로서는 가덕도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언론 설명회를 열어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발표에서 김해신공항 건설 중단이 최종 결정됐다"며 "정부 정책 결정의 역사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 권한대행은 이어 "분초를 다투는 문제"라며 "조속히 가덕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간 중복 검토로 허비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선 사전 타당성 조사, 예비 타당성 조사 등 사전 절차를 최대한 단축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국회와 여야 정당에 가덕 신공항 건설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다.

대구시는 17일 정부의 부산 김해신공항안 사실상 백지화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날 오후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검증 결과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백지화 의견을 발표하자 "용납할 수 없고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어 "이번 결정에 대해 지역 사회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도민이 행동으로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신공항 관련 추진 일지


▲ 2002년 4월 15일 = 중국 민항기 김해 돗대산 충돌 사고. 사망 129명, 부상 37명
▲ 2006년 12월 = 노무현 대통령 남부권 신공항 공식 검토 지시
▲ 2011년 3월 30일 = 이명박 대통령 대선공약인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 2016년 6월 =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 영남권 신공항으로 김해신공항 결정
▲ 2017년 5월 =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 추진
▲ 2018년 10월 = 부·울·경 검증단 김해신공항 문제점 검증 추진
▲ 2019년 2월 13일 = 문재인 대통령, 신공항 재검토 시사
▲ 2019년 4월 24일 = 부·울·경 검증단 최종보고회 개최와 총리실 이관 건의
▲ 2019년 6월 20일 = 부·울·경 단체장과 국토부 장관 김해신공항 검증 총리실 이관 합의
▲ 2019년 12월 =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출범
▲ 2020년 11월 17일 =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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