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이승기 멀티골'로 또 '현대가(家)'울산 울리고 FA컵 우승...이동국 '커리어트레블' 달성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11-08 18: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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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역전승…주니오에 전반 선제골 내주고 이승기가 후반에만 2골 폭발
'은퇴 선언' 이동국, 막판 교체투입…K리그·亞챔스리그 이어 '커리어트레블'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전북 현대가 또 다시 울산 현대를 꺾고 구단 사상 처음이자 프로축구 사상 두 번째로 2개 대회 우승을 이루는 ‘더블’을 달성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전반 4분 만에 주니오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승기가 후반 8분과 26분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2-1 짜릿한 역전극을 만들었다.

울산에서 열린 원정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둬 유리한 입장에 섰던 전북은 이로써 1, 2차전 합계 3-2로 앞서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전북은 2000년, 2003년, 2005년 대회에 이어 통산 4번째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8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에서 우승한 전북 현대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올 시즌 K리그1 우승팀인 전북은 이번 FA컵 우승으로 구단 사상 처음으로 한 해 두 개 주요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더블'의 기쁨을 누렸다. 앞서 전북은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A 27라운드 최종전에서 멀티골을 폭발한 조규성의 원맨쇼를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19승 3무 5패(승점 60)를 기록한 전북은 같은날 광주FC와 최종전에서 3-0으로 승리한 울산(17승 6무 4패·승점 57)을 승점 3차로 따돌리고 올해 K리그1 왕좌에 올랐다.

당시 전북 현대는 2년 연속 이어진 울산 현대와 치열한 '현대가(家) 우승 싸움'에서 최종전까지 상승세를 지켜내며 K리그1 역대 최초 4연패 함께 역대 최다인 8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처럼 전북은 올해도 잇따라 울산을 울리며 K리그1 우승에 이어 FA컵까지 들어올리며 ‘더블’을 일군 것이다.

과거 존재했던 국내 컵대회들을 제외하고 K리그와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3개 대회 중에서 더블을 거머쥔 팀은 2013시즌 포항 스틸러스(K리그·FA컵)와 올 시즌 전북뿐이다.

다만, 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이며 추춘제로 치러졌던 아시아클럽챔피언십 기록을 포함하면 '더블'을 한 팀은 2002년의 수원 삼성(FA컵·클럽챔피언십)까지 3팀이 된다.

▲ 8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하나은행 FA컵에서 우승한 뒤 전북 현대 모라이스 감독이 팬들을 향해 춤을 추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이미 은를 선언한 ‘라이언 킹’ 이동국은 이날 전북의 FA컵 우승을 그라운드에서 맛봤다.

이동국은 후반 45분에 교체 투입돼 '커리어 트레블'을 기록했다. 이미 전북의 K리그,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함께했던 그는 이날 FA컵 우승으로 대기록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앞서 이동국은 지난 1일 자신의 은퇴경기이기도 했던 대구FC와 올해 K리그1 최종전에서 뛰며 올해 리그 우승의 기쁨을 함께 맛봤다.

당시 이동국은 23년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면서 전주성을 찾은 홈팬들과 뜨거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548경기(228골·77도움)의 발자취를 남기고 우승 트로피와 함께 K리그와 작별했다. 그런데 여세를 몰아 FA컵 우승까지 만끽해 은퇴의 길에 의미를 더했다.

이날 울산 현대와의 FA컵 결승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에 ‘더블’ 타이틀을 안기는데 선봉장이 된 이승기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전북 구스타보는 결승전에서는 득점하지 못했지만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4골을 넣어 득점왕이 됐다.

반면 지난해 전북에 K리그1 역전 우승을 허용했던 울산은 올해 2년 연속 리그 챔피언 문턱에서 좌절한 데 이어 FA컵에서조차 전북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울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 포지션에 전력 보강을 해 '절대 1강'으로 꼽혔으나 K리그1에서 전북을 상대로 3전 전패한 데 이어 FA컵 결승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울산은 또 2017년 대회 이후 3년 만의 FA컵 정상 탈환에도 실패했다.

▲ 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 역전골을 넣은 전북 현대 이승기가 구스타보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이날 경기 초반의 흐름은 울산이 주도했다. 울산은 초반부터 공세에 나서며 전반 4분 만에 주니오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며 그간 전북전 무승에 대한 분풀이를 하는 듯했다.

홍철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주니오가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마무리했다.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몸을 날려 쳐냈지만, 주니오가 이 공을 왼발로 재차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반면 전북은 전반 28분 손준호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찬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골대 왼쪽 모서리에 맞으며 불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전북은 지난 1차전에서 3차례나 골대를 맞추며 '골대 불운'에 빠졌던 터라 더 의기소침해질만 했다.

하지만 전북은 후반전에는 중원을 장악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데 성공했다. 이어 이승기가 오른발로 동점골, 왼발로 역전골을 울산 골망에 꽂아넣으면서 FA컵마저 품에 안았다. 


이승기는 후반 8분 상대가 머리로 걷어낸 공을 페널티지역 근방에서 잡아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땅볼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울산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던졌지만 왼쪽 하단 구석으로 향하는 슈팅이어서 도리가 없었다.

이승기는 또 후반 26분에는 조규성이 내준 공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대쪽 골대 하단 구석을 꿰뚫는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승기를 잡은 전북은 이승기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을 투입하며 승부 '굳히기'에 나섰다.

이날 경기에서는 종료 직전 볼썽사나운 장면도 연출됐다. 흥분한 선수들이 충돌해 울산 수비수 불투이스와 전북 수비수 최철순이 퇴장당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소동도 이미 굳혀진 전북의 승기에는 전혀 변수가 되지 못했다.

전북은 오는 18일 카타르에서 재개하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트레블(3개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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