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숲' 체험기] 뉴노멀시대에 발달장애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정은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1 17: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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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글·사진 이정은 기자]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세가 대단하다. 국내에서는 일일 확진자 100여 명에 놀라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1000명, 프랑스에서는 6만 명, 미국에서는 12만 명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 팬데믹의 2차 대유행이 본격화됐다. 이에 프랑스, 독일 등은 다시 봉쇄를 시작했다.


인류는 역사상 여러 전염병을 극복해왔고 코로나19의 극복 또한 시간문제이지 않을까 낙관하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기에는 요즘 하루하루의 삶이 너무 버겁다. 당장은 현재의 삶이 중요하기에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한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나눔의 숲’ 사업의 일환으로 주최하는 숲체험 교육캠프는 강원도 횡성군 청태산의 횡성숲체원에서 진행돼 참여자들은 늦가을의 정취를 맘껏 호흡할 수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질병에 취약한 신체 조건을 고려하여 안전을 위해 외출과 여행을 자제하고, 장애학생들은 학교조차 매일 갈 수 없는 갑갑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에게 원격수업이나 언택트 기술이 적용되기는 용이하지 않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대면 수업에서는 모든 게 보이기는 하지만 만져지지 않고 사람들은 화면 속에만 존재한다. 발달장애인이 이러한 상황을 통해 형성되는 관계를 이해하고 적응하기는 너무 어렵다. 현실과의 구분이 모호한 관계 형성 과정에서 과도한 집착이나 몰입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나눔의 숲’ 사업의 일환으로 주최하는 숲체험 교육캠프가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청태산에 위치한 횡성숲체원에서 지난주 개최됐다. 
 

숲체험 교육캠프는 '천연 숲'을 방문해 자연을 직접 호흡하며 힐링할 수 있도록 짜여진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코로나 시대에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과 올바른 해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캠프를 주최한 장애인 단체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행사 자제 권고와 만약의 사태에 대한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감이 매우 컸다. 그러나 연초부터 사투에 가까운 압박감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해소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감을 두고 고민 끝에 규모를 60% 가까이 축소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개최하기로 했다고 한다. 
 

▲ 숲체험캠프는 코로나로 갑갑한 일상을 보내던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열린 자연'을 만끽하는 힐링의 시간을 제공했다.

 

산림복지진흥원의 녹색자금 산림교육의 일환인 나눔의 숲 사업은 복권기금사업 및 산림보전과 활용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이끌어내고자 운영되는 사업이다. 복권기금 지원을 재정으로 하여 친환경 자원인 산림을 이용,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의 정서적 안정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해왔다. 

 

녹색자금 산림교육을 통하여 빈곤층, 결손가정, 저소득 노인, 장애인이 전문화된 숲 체험을 접할 수 있도록 체험교육 시설 및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숲체험 교육사업과 산림복지서비스 (바우처) 2가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캠프 참여 인원은 총 40여 명으로 단체 버스를 이용한 인원은 26명이었다. 

 

이동 시부터 방역수칙을 엄격하게 지켰다. 차량 안에서는 거리를 두고 배치해 앉았으며, 마스크를 계속 착용했고, 발열체크는 차량 탑승 시에 한 번, 도착하여 또 한 번 이루어졌다. 자가용을 이용하여 참여한 일부 가족에게도 도착 후 버스 탑승자들과 함께 발열 체크가 이루어졌다.

오리엔테이션 이후 횡성숲체원이 위치한 청태산에서 숲체험 프로그램이 2팀으로 나뉘어져 이루어졌다. 가을을 지나 겨울 초입에 만난 탐방로는 단풍의 정취는 아쉬웠지만 청량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정상에 올라서 박주가리 씨앗을 날려보며 푸른 하늘을 바라보니 조금은 낮은 기온에도 청량하고 맑은 기운을 몸에 담을 수 있었다.
 

청태산 해발 680여m에 위치하고 있는 국립 횡성숲체원은 하루 수용 인원이 300여 명의 시설이지만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50% 정도의 인원으로만 프로그램 운용을 제한하고 있다. 

 

행사 당일에도 이용 단체가 2곳이었다고 하는데 시간과 장소의 안배로 다른 참여자들과 부딪히는 동선 없이 한적하고 평화롭게 진행됐다. 

 

식당에서도 시간 조정으로 개별 단체만이 식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거리두기가 이루어졌고 칸막이도 모든 자리에 설치되어 있었다. 강당을 이용한 실내 프로그램에서도 환기를 위해 강당 문의 일부 개방이 이루어졌다. 


아쉬운 점이라면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야외 프로그램 참여가 적었던 점과 실내 행사가 진행되는 강당의 환기 시설이 보강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숲체험캠프는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실시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방역과 일상의 조화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밀폐·밀집·밀접' 등 이른바 '3밀' 환경을 피하고 다중시설 이용 시 실내 공간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며, 수시로 환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발표하는 여러 감염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열리는 수십 명의 야외 행사보다 5명이 모이더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방역을 무시한 밀접 접촉의 경우가 더 위험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행 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나 캠핑과 개별적 펜션 숙박 등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여행하려면 숙박과 교통편 등을 예약하고 이용하는데 훨씬 더 많은 고민과 수고가 필요하다. 

 

발달장애인 가족 중에서는 경제적, 정서적 취약성으로 인해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가정이 상당수 존재한다. 그들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번 숲체험 행사 참여자 중 한 어머니는 "힘든 지난 1년을 보상받은 듯 감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 한마디에는 그간 코로나에 빼앗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닫힌 삶'에 자연으로의 '열린 여행'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절실히 느끼게 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생존과 연결된 일의 측면은 모두에게 다르지만 현재는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는 이런 체험 행사가 그들의 위태로운 삶에 활력을 주는 소중한 빛일 수 있다는 사실을 정책 당국은 감안해야 한다.

육체적 건강 못지않게 정신적 건강 또한 중요하다.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감은 취약층인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의 삶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 코로나 여파는 이들의 삶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앞으로 우리는 완전한 코로나 이전 시대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대면 삶이 확대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예견이 맞아떨어진다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삶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결코 녹록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자유로운 환경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잠시나마 숲체험 행사가 갖다준 힐링은 시대변화에 따라 새로운 규범을 요구하는 뉴노멀의 시대에 '자연과 호흡하는 열린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핵심 키워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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