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국선노무사 추진, 실효성 ‘글쎄’…“제도 도입보다는 현행 제도 개선이 더 시급”

최낙형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3 18: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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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도입에 따른 산재 승인율 제고는 미지수, 실효성 떨어져”
“대부분의 근로자가 대상, 취약계층 위한 제도라는 취지 무색”
“산재 승인 위한 입증책임 기준 완화 등 기존 제도 문제점 해결해야”

[메가경제=최낙형 기자] 국회에서 산재 국선노무사제도 도입이 추진되면서 노무사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공인노무사 업계에서는 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도입에 반대하고 나섰다. 국선노무사 도입보다는 산재 승인을 위한 입증책임 기준 완화 등 기존 제도의 문제점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13일 산재 국선노무사 제도 도입을 반대하고 나선 ‘국선산재 반대를 위한 공인노무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이하 산재법)에 포함된 산재 국선노무사제도는 기존 제도들의 개선이 선행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어 제도 도입이 시급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을 돕는다는 제도 도입 취지와는 무색하게 취약계층을 위한 법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월19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업무상재해 신청 시 재해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사업주로부터 쉽게 제공받도록 하고, 취약계층에 공인노무사의 도움을 지원하는 ‘산업재해보상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 지난 5일 한국공인노무사회관에서 열린 비대위 창립총회에서 참석 노무사들이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비대위 제공]

비대위 배연직 운영위원은 “현재 ‘체당금제도’와 ‘부당해고 및 차별구제 신청’ 등에 제공되고 있는 국선노무사제도 운영에 비춰볼 때 산재 국선제도 도입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현행 권리구제 국선노무사의 인정률이 사선 심판사건의 평균 인정률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산재 국선노무사가 도입돼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노동위원회의 국선노무사 권리구제 대리인의 인정률은 2017년 11.6%, 2018년 12.3%, 2019년 12.8%에 그친 반면 2015~2019년 노동위원회의 평균 심판사건 인정률은 20.5%에 달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국선노무사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선 수임 사건에 비해 승인율이 낮다는 데에 있다. 이는 변호사, 세무사 등 국선제를 도입하고 있는 타 자격사에도 나타나는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원천적인 국선제도의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산재 국선제노무사를 도입해 국선노무사의 조력을 받는다고 해서 산재 승인율이 높아질지는 미지수이고, 승인율 제고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현재 체당금 조력지원사업 대상의 평균 임금을 월 350만원 이하인 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2019년 기준 근로자 평균 임금총액인 311만5000원보다 높아 취약계층이 아닌 대한민국 대부분의 근로자가 산재 국선노무사 대상이 돼 제도 도입의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비대위는 주장했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취약계층 산재 승인에 대한 조력을 위해서는 산재 국선노무사 제도 도입이 아닌 ▲입증책임 완화 ▲고용노동부 고시 및 지침 ▲공단의 현장조사 강화 ▲임상의 중심의 질병판정위원회의 운영문제 등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무상 질병의 경우 질병별 고시와 지침상 인정 기준이 정해져있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입증책임을 지고 있어 까다로운 인정기준과 입증책임 문제로 인해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산재법의 취지와 달리 고시와 지침에만 의존한 결정과정, 현장조사 미비, 임상의 중심의 판단이 권리구제를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배 운영위원은 “산재 국선노무사 제도가 취약계층을 위한 궁극적인 방법이 아니라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모든 근로자에게 산재법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기존에 제기된 여러 문제들을 우선 해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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