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법' 국회 통과, 택배업 등록제 도입...택배 운송위탁계약 6년 보장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0 18: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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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물배송업 인증제 도입...‘백마진’ 과태료 최대 500만원
표준계약서 사용 법적 근거 마련...택배 분실·훼손시 연대책임
휴식 보장등 종사자 보호...소화물배송 공제조합 설립 근거 마련
국토부, 생활물류산업 육성·지원 5년마다 기본계획 수립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지난 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택배기사의 과로사를 방지하고 택배업계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의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생활물류법) 제정안’도 문턱을 넘었다. 


택배업을 등록제로 바꾸고 사업자와 종사자 간의 운송 위탁계약 갱신 청구권 6년을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표준계약서 작성 및 사용을 권장하고, 안전시설 확보를 권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생활물류법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인해 급증하는 물류 수요에 대응하고, 종사자를 위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에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안이 가결되고 있다. 이 법은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법으로 택배 노동자의 과로를 방지하기 위해 물류 인프라 및 안전 대책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의 발달 등으로 택배 등 배송시장 규모는 2009년 2조7천억원에서 2019년 6조3천억원까지 연평균 성장률 8.8%의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택배 물동량은 약 33억 개로 전년 대비 1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약 63회 택배를 이용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소화물배송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4조7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가량 급증했다.

이처럼 최근 유통흐름은 기업 간 물류 중심의 전통물류와 다른 다양한 택배, 소화물배송 등 생활물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생활물류서비스의 질 제고와 산업의 체계적 육성·발전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육상 화물운송에 관한 유일한 제도인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화물자동차의 공급, 운송·중개 등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에 대한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운송을 위한 차량뿐만 아니라 물품의 신속한 분류ㆍ배송을 위한 정보망, 시설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요구되는 택배서비스와 관련된 사항을 기존 법령에 함께 규율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는 이륜자동차 등 새로운 운송수단의 등장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업종인 만큼, 서비스 품질이 높고 근로 여건이 우수한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증제와 같은 지원 제도를 도입하여 제도화할 필요가 지적돼 왔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생활물류법은 “택배, 소화물배송대행 등 생활물류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한 제도와 함께, 종사자·소비자의 권익증진을 위한 장치도 규율하여, 국민편의 증진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제안이유에서 밝히고 있다.

우선 제정안에는 택배업에 등록제를, 소화물배송업에 인증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그간 국토부 고시에 근거를 둔 택배사업자 인정제를 생활물류법에 따른 택배사업자 등록제로 전환해, 일정 요건과 자격을 갖춘 경우에만 택배서비스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소화물배송업은 현재처럼 자유업을 기반으로 하되, 사업자가 신청하는 경우 요건을 심사해 우수사업자로 인증할 수 있다.

생활물류법에는 표준계약서 작성·사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택배 종사자의 과로사 방지를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국토부장관이 사업자, 영업점, 종사자가 상호 공정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의 작성 및 사용을 권장할 수 있도록 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사업자가 서비스 약관을 정하여 국토부장관에게 신고토록 하는 한편, 표준약관의 사용을 권장할 수 있도록 했다.

개념상 논란이 많은 '분류' 업무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심야 배송을 제한하는 등 적정 작업 조건과 관련한 내용이 표준계약서에 담기게 된다.

국토부는 이해관계자 협의를 거쳐 표준계약서를 조속히 마련하고 표준계약서 사용을 '택배사업자 등록 요건'으로 반영해 업계 전반에 확산할 계획이다.

제정안에는 또 택배 종사자의 안정적 계약을 보장하기 위해 계약갱신청구권(6년)을 도입했다. 이로써 택배 종사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6년간 운송 위탁계약을 보장받게 된다.

택배사업자가 그 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에는 계약 위반사실을 명시한 시정 요구를 2회 이상하도록 했다.

제정안은 택배사업자가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필요한 업무를 영업점 또는 택배종사자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경우 손해 배상 연대 책임과 함께 영업점이 종사자에 대한 안전 및 보건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택배사업자가 관리하도록 했다.

종사자 보호 대책도 담겼다. 사업자는 종사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필요한 휴식시간을 주고 휴식공간(휴게실)을 갖춰야만 한다 또, 혹서, 혹한, 폭우, 폭설 등 기상악화로 인하여 종사자의 활동이 어려운 경우에 대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화물배송 종사자의 유상운송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소화물배송 공제조합 설립 근거도 제정안에 담겼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 육성방안도 포함됐다. 

 

물류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활물류시설 건설·보수·개량비를 재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또 국가와 지자체가 생활물류시설의 건설 등의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도시개발 사업이 시행되는 경우, 관할 지자체장은 물류시설 확충 계획을 도시계획 및 지역물류기본계획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는 도심 배송거점 등에 생활물류시설 용지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생활물류서비스 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해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 발전 정책의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산업 육성, 연구개발 촉진, 시설·장비 확충, 고용·창업 활성화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생활물류법에는 소비자 권익도 강화 내용도 담겼다.

영업점이나 종사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택배를 분실·훼손한 경우 사업자가 영업점, 종사자와 함께 손해를 배상하도록 연대책임이 부여된다.

생활물류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표준약관의 사용을 사업자에게 권고하고, 사업자는 서비스 약관을 정해 국토부에 신고하도록 했다.

시장 질서 관리 강화를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택배용 화물차 증차로 인한 일반화물 운수시장 교란 방지를 위해 택배전용화물차는 택배 집화·배송 등 허가된 목적 외에는 유상운송 행위가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2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이른바 '백마진'(화주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 등 정당한 사유없이 서비스의 대가를 수취하거나 부당하게 되돌려주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내용도 담겼다.

생활물류서비스 사업자나 영업점, 종사자가 아닌 경우 부당하게 택배비·배송비의 일부를 거둬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생활물류법은 또 서비스의 품질, 종사자 안전 확보, 소비자 편의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국토부 장관이 사업자에게 개선을 명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생활물류법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하위법령을 조속히 마련하고 현장에서 원활히 작동되도록 표준계약서 마련, 택배사업자 등록기준 정비 등 후속 조치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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