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 취임..."미국이 돌아왔다" 트럼프 지우기 시작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0 20:43:59
  • -
  • +
  • 인쇄
시위대 난입 민주주의 짓밟힌 현장서 '단합' 촉구 연설
전염병·경기침체·분열 복합위기속 취임..안전 우려에 규모 대폭 축소.
19만 깃발 앞에서 선서...트럼프·인파·퍼레이드 없어
'트럼프 美우선주의' 폐기 동맹복원 돌입...행정명령 발동 등 신속 행보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America is back, ready to lead the world, not retreat from it".(미국이 돌아왔다. 세계에서 퇴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이끌 준비가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24일(현지시각)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극장에서 새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지명자들을 직접 소개하면서 이렇게 선언했다.

드디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46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의 말대로 초강대국 미국의 예전 모습처럼 이제 세계적인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까?

바이든 당선인은 현지 동부 시간 기준으로 20일 정오(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에 예정된 취임 선서를 통해 46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조 바이든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위해 워싱턴DC로 떠나기 직전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주방위군사령부 야외에서 델라웨어주 깃발을 배경으로 고별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은 10살이 되던 해 델라웨어주로 이사해 지금까지 60년 넘게 살아왔다. [뉴캐슬AP= 연합뉴스]

이로써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낸 화려한 경력의 직업정치인이 세 번째 도전 끝에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 자리에 오르며 바이든 시대의 개막을 알리게 된다.

이어 바이든은 선서 후 5시간여 만에 곧바로 본격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가톨릭 신장인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선서에 앞서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백악관 앞 세인트존스 교회 대신 성당을 찾는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20일 오전 8시45분에는 워싱턴DC 세인트매슈 성당에서 열리는 미사에 참석한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부부도 함께한다.

여기에는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동행, 화합 메시지를 발신한다.

이어 바이든 당선인 부부와 해리스 부부는 오전 10시30분 취임식 참석을 위해 의회로 이동한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 내셔널 몰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 조성된 '깃발의 들판'에 환하게 조명이 켜져 있다. 이곳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국민을 대신해 19만1500개의 성조기와 미 56개 주·자치령의 깃발이 꽂혀 있다. 뒤로는 멀리 워싱턴기념탑이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20일 의사당 서쪽 계단에서 취임식을 한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의사당에서 열리는 취임식 행사에는 오전 11시 15분께 참석한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부르고 전미 청소년 시 대회 첫 수상자인 어맨다 고먼이 축시를 읽으며 취임식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예정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정오가 되면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취임식을 한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취임사를 통해 국정 비전을 밝힌다. 임기 개시 시점은 헌법에 따라 낮 12시(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다.


바이든은 집안의 가보로 1893년부터 전해져왔다는 성경책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당선인은 소니아 소토마요르 연방대법관을 따라 선서를 한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부인 질 여사와 함께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비행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앤드루스공군기지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은 취임선서에 대통령으로서 취임 연설에 나선다. 미국의 단합과 재건이 핵심 메시지가 될 예정이다.

바이든이 취임 선서를 하고 취임사를 하는 곳은 2주 전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로 난입하던 바로 그 장소여서 또 다른 의미를 던진다.

시위대가 폭력으로 의회를 점거하며 미국의 민주주의를 짓밟은 그 장소에서 바이든은 단합과 치유를 촉구하게 된다.

▲ 미리 보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그래픽= 연합뉴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 내정자는 "미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대한 엄청나게 중요한 이미지를 세계에 보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선과 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는 바이든은 전임 행정부와 철저히 단절하며 미국 안팎의 새 질서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여 국제사회에도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이 때문에 취임 연설에 담길 메시지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전면에 대형 성조기 5개가 내걸린 가운데 관계자들의 취임식 리허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이후 폭력사태 재발 우려로 여느 대통령 취임식과는 달라진 풍경이 연출된다.

과거 대통령 취임식은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축제 같은 행사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무장 시위 우려까지 커지며 2만5천 명의 주방위군이 지키는 군사작전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오찬은 물론 퍼레이드, 무도회 등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가상으로 전환됐다.

과거 같으면 신임 대통령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 인파가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연설을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와 폭력사태 재발 우려로 약 19만1500개의 깃발이 축하인파를 대신한다.

의회의사당과 워싱턴기념탑, 링컨기념관을 잇는 내셔널몰을 따라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50개 주를 대표하는 깃발이 빼곡하게 설치됐다.

▲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 마련된 취임식 무대 전경.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낮 12시 이곳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제46대 미국 대통령의 임기를 시작한다. [워싱턴AP= 연합뉴스]

 

1천 명 정도로 제한된 참석자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례를 깨고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식을 하기 전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날아가겠다는 계획이다.

 

취임식이 진행되는 도중 워싱턴DC엔 삼엄한 경계가 펼쳐질 예정이다. 주한미군 병력 규모에 맞먹는 2만5천명의 주방위군이 동원됐으며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그린존'과 '레드존'까지 설정된 상태다.

바이든은 취임식을 마치면 의사당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은 뒤 알링턴 국립묘지로 가 헌화하고, 군의 호위 속에 백악관으로 이동한다.오후 1시40분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의사당 동편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는다. 군 통수권자가 바이든으로 바뀌었음을 확인하는 행사다.

오후 2시25분 바이든 부부와 해리스 부부는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한다. 여기서는 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동참한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사흘 앞둔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주 방위군이 출입을 통제한 채 경비를 서고 있다. 미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와 폭력 사태에 대비해 취임식 당일(20일)과 다음날 링컨기념관, 워싱턴기념탑, 의사당까지 이어지는 '내셔널 몰'을 폐쇄할 예정이다. 미전역 50개 주 정부 역시 연방수사국(FBI)의 경고에 따라 보안을 강화했다.[워싱턴AFP= 연합뉴스]

오후 3시15분 바이든은 마침내 백악관에 입성한다. 육군 고적대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을 축하할 예정이다.

그로부터 2시간 뒤 바이든은 곧바로 행정명령이나 지시 등에 서명하며 강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파리기후협약 복귀와 이슬람 국가에 적용된 입국금지 철회를 비롯해 10여개의 행정명령 서명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 1순위로 꼽아온 바이든은 국제사회에서도 트럼프 시대와 차별화한 리더십을 선보이겠다고 별러 왔다.
 

▲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걸어온 길. [그래픽= 연합뉴스]

바이든은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미국의 위상 저하로 귀결됐다고 보고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기반으로 한 다자주의 부활, 동맹 복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말로 대표된다.

백악관 입성 후 서명하는 10여개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 때와 달라질 바이든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임기 4년간 펼칠 예고편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의 취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을 상대로 벌인 각종 무역 갈등, 방위비 인상 압박이 상당 부분 해소되거나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한미동맹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바이든 정권 초기 승부수 걸린 현안. [그래픽= 연합뉴스]

그러나 바이든의 동맹 강조는 미국이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반영된 것이어서, 한국을 포함한 전통적 우방이 미중 갈등 소용돌이에서 제자리 찾기를 위한 고민에 빠져들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북한 비핵화의 경우 바이든의 동맹 및 조율 중시가 한국에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지만, 트럼프의 톱다운 방식 대신 실무협상부터 시작하는 상향식 접근법이 오히려 한국의 입지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오후 9시55분 발코니로 나와 인사를 하고 취임식 당일의 긴 하루를 마무리한다.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내 백악관이 친숙한 곳이지만 이곳에서 대통령으로서 잠자리에 드는 건 처음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