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영국,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세계 첫 승인 "팬데믹 종식 기대감"...미국·유럽도 승인 임박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12-02 21: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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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주부터 접종...1천만개 우선 이용 가능 요양원·의료종사자·고령층 순 접종 전망화이자 CEO "고품질 백신 전 세계 공급에 집중"…내년 13억개 가능할 듯단점은 영하 70도 상태서 운반해야…냉장고에서 최대 5일간 보관할 수 있어
한국화이자제약 "국내 도입 등 정부와 지속해서 논의 중"...식약처 “신청시 신속심사”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영국 정부가 미국보다도 앞서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종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게 됐다.

 

BBC 방송, 일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영국 보건부는 "오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라는 (독립 규제기관인)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은 세계에서 영국이 최초다.


긴급사용 승인은 공중보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의약품의 활용도를 신속히 높이기 위한 임시 허가를 말한다.
 

▲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EPA=연합뉴스]

 

앞서 러시아는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승인했고, 중국 군도 바이오기업 '칸시노 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 백신의 사용을 허가한 바 있다. 하지만 3상까지 제대로 된 임상 시험을 거쳐 면역 효과가 검증된 백신이 서방 국가에서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언론들은 영국 정부의 화이자 백신 승인과 관련해 영국 보건부가 "수개월 간의 철저한 임상 시험과 데이터 분석 과정을 거친 뒤 MHRA는 이 백신이 안전과 질, 효능에 있어 철저한 기준을 충족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다음 주부터 영국 전역에서 백신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20일 화이자 백신의 승인을 위한 적합성 평가를 MHRA에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이 소식을 들은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의 긴급사용 승인을 환영하며 "MHRA가 신중하게 평가하고 영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적시에 나서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추가 백신 사용 승인을 기대하면서 고품질의 백신을 전 세계에 안전하게 공급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이 화이자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긴급 심사 결과가 머지않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외에도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역시 미국과 유럽에 모두 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 제약사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 [그래픽= 연합뉴스]

당장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는 10일 화이자의 백신을 긴급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보건당국은 FDA 승인 즉시 첫 접종분으로 640만 회 분을 전국 의료시설에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미 NBC 방송은 화이자 백신의 첫 배포 물량이 생산 공장이 있는 벨기에에서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EU의 보건 규제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은 화이자 백신 심사가 신속처리 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여기에서 합격점을 받으면 EMA의 인간의약품 과학위원회(CHMP)는 늦어도 29일까지 긴급회의를 열어 평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각국 보건 당국의 신청, 심사기간, 결정 절차 등을 감안하면 당장 다음주 영국을 필두로, 미국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 유럽연합(EU)에서는 내년 초에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영국 보건부는 화이자 백신과 관련한 접종 프로그램이 다음주 초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확인했으며, 이와 관련해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가 접종 우선순위 등의 권고사항을 담은 지침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인구의 3분의 1인 2천만 명이 2회분을 투여받을 수 있도록 4천만 개의 화이자 백신을 선주문했다. 이중 1천만 개가 우선적으로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첫 물량은 수일 내에 영국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내 전문가들은 이미 잠정적으로 요양원 거주자 및 직원, 80세 이상 고령층, 보건 및 의료종사자 등의 순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런 만큼 이후 50세 이상, 기저질환을 가진 젊은층 등의 순서로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가 독일 제약회사 바이오엔테크와 개발한 이 백신은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병한 지 12∼18개월 만에 백신 개발에 성공, 세계 백신의 역사를 다시 썼다. 종전 최단 기록은 1967년 승인된 볼거리 백신이 갖고 있던 4년이었으나 이 기록을 약 3년이나 앞당겼다.

개발기간 단축이 가능했던 데는 화이자 백신 제조에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죽거나 약해진 바이러스를 몸에 주입해 이에 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내는 기존 방식보다 제조 과정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돋아나 있는 쇠뿔 모양 돌기인 단백질 스파이크 성분을 체내에 미리 만들어둔 뒤 이에 대한 면역력을 생성하는 원리로 바이러스를 예방한다.

이 백신의 예방효과는 95%로 매우 높은 것으로 발표됐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지난달 18일 제약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3상의 최종 결과와 관련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시험 참가자 170명 중 백신을 처방 받고도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은 8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같은 예방효과는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밝힌 자사 코로나19 백신의 95%와 같은 수치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영국 옥스퍼드대가 밝힌 자사 코로나19 백신의 70% 보다는 월등히 높은 효과다.

다만 화이자의 백신은 -70℃ 이하의 초저온 '콜드 체인(Cold Chain·저온유통체계)'을 통해 유통해야 효과가 있어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일반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UPS 등 미국 화물회사들은 화이자 백신 승인과 접종을 앞두고 고가의 초저온 냉동고를 주문하고 자체적으로 드라이아이스 생산에 나섰다.

화이자는 그러나 일단 접종 장소에 도착하면 2∼8도의 냉장고에서 최대 5일까지 저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28일 간격으로 2회 투여해야 하며, 두 번째 백신을 맞고 난 7일 후부터 예방효과가 나타난다.

가격은 미국과 맺은 계약을 기준으로 1회 투여분 당 19.5달러(약 2만1500원)로 책정됐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올해 5천만 개의 백신을 생산한 뒤 내년 말까지 13억개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 11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화이자제약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우리 보건당국도 허가신청 시 신속하게 심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희성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속심사과장은 2일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우리 쪽이 접수한 서류가 없어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승인 신청 시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므로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과장은 "향후 화이자에서 제출하는 서류 등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동안 식약처는 해외에서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해 임상시험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도입을 결정하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다만, 화이자는 국내에서 아직 코로나19 백신 허가를 신청하지 않아서 도입 시기는 미지수다.

화이자는 국내에서도 식약처에 품목허가 승인을 신청하는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국내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정부와 지속해서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나 계약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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