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제한 방역조치 자영업자 인내에 한계..."합리적 손실보상제 서둘러야"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2-07 23: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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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비수도권 밤 10시까지 영업시간 완화
수도권 영업시간 완화 제외에 희비교차
거리두기·5인이상 모임금지 14일까지 유지
자영업자 비대위 "사흘간 릴레이 자정 개점 시위"
소상공인 단쳬 "신속한 보상 필요...항의시위도 검토“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정부는 6일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조치 조정방안’을 발표하면서 음식점 등 매장 내 영업 제한 시간을 비수도권은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완화했지만 수도권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자 지역별로 희비가 크게 교차했다.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그간 정부에 거리두기 완화조치 대상에 포함해달라고 계속해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설 대목을 앞두고 영업 제한이 어느 정도 완화되기를 학수고대했으나 예상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이 비수도권에게만 적용되자 수도권 지역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이에 집단 반발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매출에 이른바 '심야 장사'가 큰 영향을 미치는 노래방, 주점, 일부 실내 체육시설의 업주들은 1시간 연장이라는 간절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금지'만 있고 '보상'은 없는 집합금지조치 2차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자회견에서 대한당구장협회,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등 참석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또 업종에 따라서는 영업시간 1시간 연장되더라도 영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영업금지 해제와 인원제한 완화, 적극적인 손실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일각에서는 영업 마감 시간을 일괄적으로 정하지 말고 업종별 특성에 맞게 일정 시간 한도에서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요청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은 장기간 영업제한 조치로 인해 생존의 한계에 부딪혀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이대로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절규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유지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고 일부는 항의성 시위를 선언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 차남수 정책홍보본부장은 6일 "수도권에 소상공인 사업장이 50% 이상 있다"며 "비수도권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로 1시간 늘린 것이 일부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수도권을 풀지 않는 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차 본부장은 "손실보상 문제의 경우 소급적용이 안 된다고 해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축적되면서 이제는 영업 금지 및 제한 조치를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이 보상 문제에 신속하게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 8일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 조정내용. [그래픽=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외식업중앙회의 경우도 정부 방역 조치에 반발해 전국에서 항의성 시위를 벌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외식업중앙회 권오복 상임부회장은 이날 "설 연휴 전이라도 전국 각지에서 항의성 시위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4인 1조로 피켓을 들고 하거나 1인 시위를 각 지역에서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시간을 1시간 정도 늘려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지금은 개인 스스로 방역을 철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의식 수준이 향상된 만큼 인원 제한 기준을 5인에서 10인으로 완화하는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오후 9시 영업 제한'에 반발하는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8일부터 사흘간 매일 1곳씩 자정에 문을 여는 ‘불복종 개점 시위’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업종 간 형평성과 합리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해야 한다"며 "수차례 방역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방역기준 조정 협의기구' 설치를 요청했지만 당국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어 "과학적이지도 않고 감염 전파 인과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해 살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자정 개점 시위는 8일 0시 서울 강서구 한 PC방을 시작으로, 9일 0시에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코인 노래방, 10일 0시에는 서울 서초구의 한 호프집으로 이어진다. 항의 차원에서 가게 문을 열지만 실제로 손님을 받지는 않는다.

 

비대위는 "이번 시위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으로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이 계속돼 생존 한계 상황까지 내몰린 집합 금지·제한 업종의 간절한 호소를 전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단체 일각에서는 '업종별 영업시간 총량제'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업종별로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방역 효과가 굉장히 떨어질 것"이라면서 부정적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7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저녁 9시 이후 영업을 중단하게 하는 조치는 다수가 식사나 음주를 하면서 마스크를 벗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조치는 고통 분담 형태가 아니어서 업종별로 시간 총량을 정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경우 방역적인 효과는 굉장히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잘못했다가는 저녁에 문을 여는 업종이 소수화되고 그쪽으로 활동이 몰릴 수도 있다"며 "해당 업종이 (코로나19가 전파되는) 피해를 보면서 방역적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을 위한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장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자영업자들이 방역지침 끝장토론, 영업시간 연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에서 2.5단계, 비수도권에서 2단계로 유지하면서 카페와 식당,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해왔다.

8일부터 비수도권 시설에 대해서는 영업시간이 1시간 연장되지만 감염 재확산 우려 속에 수도권에 대해서는 밤 9시 제한이 유지됐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현행 고강도 거리두기는 일단 14일까지 유지된다.

하지만 아무리 억제하더라도 이동과 접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설 연휴를 앞두고 있는데다, 최근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바이러스 위험까지 더해지며 전면적인 방역조치 완화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정부의 방역 불가피성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이 맞닥뜨린 형국이다. 더는 이들에게 희생과 인내만을 강요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다달았다. 결국 영업금지·제한 조치 해제가 어렵다면 영업제한 손실에 대한 합리적인 손실보상제 시행이 이뤄져야 한다. 

 

그에 앞서 당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별적인 영업시간 제한 규제 등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근거 제시와 업종 간 형평성 제고를 위한 보다 섬세한 방역조치 마련 등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7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영업금지와 영업제한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충분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앞으로 제4차 재난지원금 논의과정은 물론 관련 법제화 과정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히 수개월째 지속 중인 집합금지 등의 조치로 인해 일부 업종은 영업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영업 계속을 전제로 부과되는 각종 부담은 시급히 시정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2차장의 이날 약속처럼 영업금지·제한 조치로 손실을 본 자영업자 등에 대해 신속하고 합리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 여기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영업제한 조치를 완화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합당한 손실보상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국의 방역정책에 대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 임계점이 가까워진 느낌이다. 좌고우면하면 때는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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