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인의 똘레랑스] 문화영향평가제도의 삭제를 요청한다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 / 기사승인 : 2020-09-10 18:14:39
  • -
  • +
  • 인쇄

[메가경제=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 문화란 교육, 학문, 예술, 언어, 종교, 법률 등 인간의 정신적·창조적 산물이다. 문화기본법에서 문화는 문화예술, 생활 양식, 공동체적 삶의 방식, 가치 체계, 전통 및 신념 등을 포함하는 사회나 사회 구성원의 고유한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의 총체를 말한다.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정치적 견해,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권리, 문화권을 가진다. 이와 같이 문화권은 인간의 삶을 채우는 신선한 공기라고 할 수 있다.

 

▲ [사진= 셀수스 제공]

 

문화기본법에는 정부가 2016년도부터 국민의 문화권을 위하여 제5조 제4항과 시행령 제2조에 따라 문화영향평가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문화관광연구원이 담당하고 있는데, 문화영향평가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계획과 정책을 수립할 때에 문화적 관점에서 국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문화적 가치가 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는 일방적 평가가 아니라 문화적 관점에서 정책을 진단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문화컨설팅의 방식으로 되어 있다.


문화영향평가의 성공적인 사례라며 홍보하는 사례를 보면, ▲ 물리적 하드웨어 조성에 치중하던 곳을 지역문화재단의 사업과 연계한 문화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소프트웨어 보완방안을 제시하고 공간이용자 수요를 고려한 문화프로그램의 기획 및 운영제안을 했다거나, ▲ 획일화된 체험프로그램에 대해 지역 고유의 멋과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마을 고유한 이야기를 담도록 컨설팅했다는 내용 등이다. 


현재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문화적 가치의 사회적 확산 및 국민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계획과 정책을 수립하는 경우 '문화기본법'에 규정된 문화영향평가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문화적 가치가 아닌 일이 무엇인지 오히려 알 수가 없다. 실질적으로 문화영향평가의 활용은 그저 문화체육관광부가 하는 사업이 너무 많아 고민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 사업 안내를 하는 것에 불과한데, 평가지수나 사후대책이 명확하지 않은 이 제도가 국민의 세금만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문화기본법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인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정치적 견해,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권리”는 인권영향평가와 무관하지 않다.


인권영향평가는 서울시 본청 인권조례8조에 따라 시민누구나 접수할 수 있는데 정부나 기관의 활동으로 인해 인권에 미칠 수 있는 실제적, 잠재적 인권침해적 리스크를 파악하고 그 중에는 입장 및 이용제한으로 인한 문화권 제약, 장애인의 문화권 제약, 일반인의 공공시설(극장포함) 이용시 반환비용 불합리 등 문화권 제약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이 계속 중인 경우,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의 요청이 있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법원의 담당 재판부 또는 헌법재판소에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고 그와 관련한 시정권고도 내릴 수 있게 된다. 


문화영향평가는 인권영향평가와 다른 개념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기본법상 굳이 이를 운영하여야 할만한 특별한 전문성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특색없는 상품으로 차별화하거나 수익확대가 어려운 경우 지역예술가와 협업하라고 했다는 수준의 문화컨설팅은 각 공공기관의 사업안내창구에서 친절하게 하고 있는 내용이라 문화영향평가의 특색이라고 이해할 수 없다. 이에 문화기본법 제5조 제4항은 삭제하여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