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금지법'이 모빌리티 혁신의 시동을 끄지않으려면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3-08 03: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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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타다'가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핵심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법안 공포 시 1개월 내 서비스를 잠정 중단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타다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타다 서비스 운영 안내드립니다’ 제하의 안내문에서 “법원에서 타다의 합법성을 인정한 지 2주만에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다”며 “사법부는 타다가 현행법에 기반한 합법 서비스라고 판단을 내렸지만, 국토부와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을 개정을 강행하여 ‘타다 베이직’과 동일한 형태의 이동 서비스는 운영할 수 없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되고, 이후 6개월간 처벌이 유예되지만, 이 기간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타다' 서비스가 사실상 멈춰서게 됐다.  [사진= 연합뉴스]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타다' 서비스가 사실상 멈춰서게 됐다. [사진= 연합뉴스]


타다 베이직은 물론 타다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어시스트, 프라이빗, 에어 등 다른 4개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핵심인 타다 베이직의 서비스를 중단하면 전체 사업을 유지할 동력이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4개 서비스는 베이직에 비해 이용자가 적고 수익성도 낮은 편이다


당장 타다는 이날 안내문에서 타다 베이직 잠정 중단 예고와 함께 ‘타다 어시스트’도 3월 7일까지만 운영된다고 밝혔다. “타다 어시스트는 이동약자를 위한 서비스로 타다에서도 큰 비용을 감당하며 운영해왔지만, 타다금지법 통과로 투자 유치가 불투명해져 서비스 유지가 어렵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타다 어시스트 회원으로 등록된 분들께는 3월 8일부터 3월 31일까지 타다 베이직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해 드렸다. 쿠폰은 3월 8일부터 타다 타다앱에서 확인 및 이용하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다’는 스마트폰 앱으로 운전기사가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VCNC가 차량 공유업체 '쏘카'로부터 렌터카를 빌려 운전기사와 함께 다시 고객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용해왔다.


하지만 검찰은 타다가 면허 없이 '불법 콜택시 영업'을 했다고 보고 두 법인(쏘카와 VCNC)과 대표를 재판에 넘겼고, 이에 타다 측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기사 딸린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며 맞서 왔다.


양측의 정반대 논리는 여객자동차법과 시행령 조항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 제34조(유상운송의 금지 등)와 제85조(면허취소 등), 제90조(벌칙) 등에는 임차한 사업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며, 이를 어길 시는 면허취소는 물론 2년 이하의 징역형까지도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34조 2항에는 “다만,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고 예외 규정을 두었고, 대통령령인 시행령 제18조(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에는 외국인과 장애인 등과 함께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도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에 넣었다.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부터)와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가 지난 4일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의 법사위 심의를 앞두고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개정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부터)와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가 지난 4일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의 법사위 심의를 앞두고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개정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52) 쏘카 대표와 VCNC 박재욱(35) 대표, 각 법인 등에 무죄를 선고했다.


타다 이용자는 렌터카 임차인일 뿐 '여객'이 아니므로, 타다에 여객자동차법의 처벌 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타다 서비스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분 단위 예약으로 필요한 시간에 주문형 렌트를 제공하는 계약 관계로 이뤄진다"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렌터카 서비스"라고 정의하고, 이용자와 쏘카 사이에도 법적으로 '초단기 임대차 계약'이 이뤄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타다 이용자가 실제로 자신이 차량을 빌려 탄다는 인식이 있는지에 따라 계약의 성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혁신적인 모빌리티 사업'이라는 특성상 검찰처럼 기존 운송업을 기준으로 한 시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타다 측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타다 앱의 호출로 특정되는 장소가 전통적인 렌터카 영업소를 대신하게 되고, 1분 단위 예약으로 1회성에 그치는 초단기 렌트의 특성상 호출할 때 목적지 입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반면 검찰이 주장하는 경유지 제한, 이동거리를 기준으로 한 요금체계 등은 기술혁신으로 이동수단을 최적화해 운휴차량 감소를 추구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에서는 자동차 대여사업의 본질적 징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한 "고전적인 이동수단의 오프라인에서의 사용관계에 기초해 처벌조항의 의미와 적용범위 등을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차량 공유 활성화와 규제 완화 차원에서 예외가 확대된 점과 모빌리티 서비스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타다 서비스가 여객을 유상운송하는 효과를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택시 등 모빌리티 산업의 주체들이 규제 당국과 함께 고민해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계속될 재판의 학습효과이자 출구전략일 것"이라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가 타다 측의 손을 들어주자 모빌리티 업계는 “혁신의 불씨 살렸다”며 일제히 환영했고 타다는 ‘기사회생’하는 듯했다. 반면 택시업계는 “불법 영업에 면죄부”를 줬다며 무죄 판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후 16일 뒤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사법부의 판단과 상관없이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이 시행되면 현행 타다 서비스는 ‘불법’의 틀에 갇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픽= 연합뉴스]
타다 서비스 관련 일지. [그래픽= 연합뉴스]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은 여객자동차 운송 플랫폼 사업을 제도화하는 한편 현행법의 예외규정을 활용한 사업 추진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일종으로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을 신설하고, 이를 플랫폼운송사업, 플랫폼가맹사업, 플랫폼중개사업으로 구분해 각 사업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규정했다.


타다와 같이 렌터카를 활용한 운송 업체들이 플랫폼 운송 면허를 받아 기여금을 내고 택시총량제를 따르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4일 법안을 의결한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이번 개정안이 타다의 제도권 영업을 가능하게 해 사실상 '타다 허용법'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여객법)은 현재 대통령령에서 정하고 있는 대여자동차의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는 경우를 법률로 상향 규정하고,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때에는 관광목적으로서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관광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단시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타다에 이 조항을 적용하면 서비스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택시업계는 법안 통과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등은 지난 4일 타다 금지법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입장의 성명서를 낸 바 있다.


타다를 제외한 카카오모빌리티·KST모빌리티·벅시·벅시부산·코나투스·위모빌리티·티원모빌리티 등 7개 모빌리티업체도 그동안 "여객법 개정안은 타다를 포함한 각계각층이 함께 도출해낸 법안"이라며 법안 처리를 촉구해왔다


반면, 타다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6일 이 여객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법안은 '타다' 같은 혁신적 영업들의 진출이 막히는 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이야기와 달리 혁신을 금하는 법이다.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입법취지와 국토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개정된 여객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택시업계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인 고려가 작용했다는 시각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작 중요한 이용자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혁신적인 어젠다를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6일 "타다는 기존 택시에 대한 소비자 불만에 대해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시장의 경쟁을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며 "소비자의 의사를 외면하고 타다 금지법을 우선으로 논의한 국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협의회는 "서울중앙지법이 타다가 합법적인 렌터카란 점을 인정해 무죄라고 판단하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총선 후 논의하자고 의견을 냈다"면서 "그런데도 무리하게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된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플랫폼 산업은 영역을 확장했고, 서비스 선택의 폭도 넓어졌지만, 규제가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안전 등을 위해 제도권 밖 사업을 안으로 도입한 것은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타트업 단체들도 개정안의 국회 통과와 관련해 7일 정부가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살릴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이날 성명에서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가 기존 택시산업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 전체의 생사여탈권을 쥐어버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상생과 혁신은 정부의 의지와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법의 의도대로 '상생' 법이 되려면, 총량과 기여금이라는 규제에도 스타트업이 사업을 해볼 만하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타트업이 죽으면 '혁신'도 '상생'도 공염불일 뿐"이라며 "이제 국토교통부가 이 법이 혁신을 금지하는 법이 아니라 어떻게 '상생혁신법'이 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안으로 답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타다는 지난 2018년 10월 차량 공유서비스 쏘카의 자회사 VCNC를 통해 처음 출시됐다. 하지만 렌터카 기반 11인승 승합차와 대리 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신개념의 승차 공유서비스는 출시 1년 5개월 만에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기자실을 찾아 개정안이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 데 대해 "제도 변화의 본질을 오해한 것으로, 오히려 플랫폼 운송업을 제도화하고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법"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김 장관은 "'타다'가 사실상 여객운송사업을 하는 만큼 법적 지위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타다는 앞으로 남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에 준비하고 플랫폼 운송 사업자로 등록하면 영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여객자동차법 개정으로 이용자 입장에서도 기존과 똑같이 앱을 통해 11인승 카니발 렌터카를 호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1인승에 국한되지 않고 승용차까지도 호출이 가능해 오히려 서비스 확장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이후 총량제와 기여금 문제 등을 논의하는 가칭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업계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타다 베이직의 잠정중단 발표 등에도 불구하고 타다가 정말로 문을 닫을 것인지, 아니면 새 제도에 맞는 서비스를 고안해 현실에 적응할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당장 타다의 영업은 ‘불법’의 틀에 묶여버렸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혁신성과 관련된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이 타다를 왜 이용자들이 선호했는지에 대한 편의성과 기존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해 보인다.


이에 국회 표결 전에 진행된 의원들의 찬반 투표에서도 이같은 주장이 주목을 끌었다.


민주통합의원모임의 채이배 의원은 "서울과 일부 경기도에서 타다를 이용하는 170만명의 시민이 왜 택시보다 비싼 타다를 이용하겠느냐. 그것은 바로 타다가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 의원은 이어 "이런 타다를 1심 법원도 합법이라고 판결했는데 국회가 나서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원칙에 반한다"며 법 개정에 반대했다.


타다의 모회사 쏘카 이재웅 대표는 타다 금지법 본회의 통과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타다 금지법이 국회의원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일자리를 잃을 드라이버들에게도 정말 미안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 행사를 고민해주시면 고맙지만, 아니라면 빨리 공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더 이상의 희망 고문은 못 견디겠다"고 착잡한 심경을 적었다.


그러면서 “저는 실패했지만 누군가는 혁신에 도전해야 하는데 사기꾼, 범죄집단으로 매도당하면서 누가 도전할지 모르겠다"면서 "정치인들의 민낯을 보았고, 한국에서 적법하게 사업을 한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을 다시 절감했다"고 밝혔다.


아직 법 시행까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다.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모빌리티의 진정한 상생 방안에 답해야 한다는 스타트업 단체의 외침에 귀기울여야 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혁신법’이라고 강조했다. 그 말대로 개정된 여객법이 혁신을 가로막는 악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혁신의 진정한 시발점이 되고 상생의 법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책임있는 노력과 정교한 준비가 요구된다.


그 기본에는 이용자 편의 우선 원칙과 함께,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모험과 도전’의 미래형 혁신산업 생태계 구축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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