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인하…올해 성장률 -0.2% '역성장' 전망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8 15: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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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새 0.75%p 인하...연준 목표금리와 격차 0.25~0.5%P
한은의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은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저

[메가경제신문= 류수근 기자]국내 통화정책의 가보지 않은 길이 더 확대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p) 더 낮췄다.


금통위는 28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0.75%에서 0.50%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또다시 추가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그래픽=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연합뉴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격인 ‘연방기금 목표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의 격차는 0.25∼0.5%포인트(p)로 좁혀졌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결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예상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우선 “세계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이 제약되면서 크게 위축됐다”면서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의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 경제활동 재개 기대 등으로 주요국 주가가 상승하고 국채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축소되는 등 불안심리가 상당폭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각국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국내 경제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악화됐다”고 분석하고 “앞으로 국내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어둡게 내다봤다.



한국은행. [사진= 연합뉴스]
한국은행. [사진= 연합뉴스]


금통위는 이어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 하회하는 0% 내외 수준으로 예상되며,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성장률을 낮춰잡았다.


그같은 근거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 등의 하락을 꼽았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폭 축소 등으로 0%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0%대 초반으로 하락하였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중반으로 소폭 하락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 수요측면에서의 상승압력 약화 등으로 금년 중 0%대 초반을,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는 “국제금융시장 안정,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 등으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축소됐다”며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주가는 상승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축소됐으며 주택가격도 오름세가 둔화됐다”고 파악했다.


금통위는 그러면서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 연합뉴스]


앞서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쳤다.


특히 채권시장에서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간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국내 경제를 떠받치는 수치들이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수출액이 작년 동월 대비 24.3% 감소하면서 2016년 2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5월 들어서는 20일까지 수출도 20.3%나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출 급감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 자체도 뒷걸음칠 가능성이 짙어졌다.


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1.4%를 기록,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후에도 수출 부진 등 암울한 지표들이 이어지고 있어 2분기 성장률도 힘겨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코로나19 원인과 관련해 촉발된 미국과 중국 간 대립이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와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등과 맞물려 미·중 양 진영 간 줄세우기의 ‘신냉전’ 구조로 번질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대외적인 변수에다 이른바 'D(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의 공포도 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정부가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통화당국도 이에 공조해야 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고,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을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금리 상승을 억제할 필요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포인트(p) 대폭 낮췄다.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의 -1.6%(2009년 성장률 예상)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예상 성장률을 2.3%에서 2.1%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경제 타격이 더 심각한 것으로, 각 지표에서 잇따라 확인되자 이를 반영해 한꺼번에 크게 낮춘 것이다.


한국 경제가 실제로 역성장했던 해는 1953년 한국은행이 GDP통계를 편제한 이후 1980년(-1.6%)과 1998년(-5.1%) 단 두 차례 밖에 없었다.


반면 한은은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직전 전망(2.4%)보다 0.7%포인트 높은 3.1%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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