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대표적 '암수범죄' 아동학대 사건 예방과 학대 생존자 치유의 길을 묻다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7-19 00: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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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신문= 류수근 기자]해당 범죄가 실제로 발생했으나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수사기관에 파악되더라도 용의자 신원이 파악되지 않는 원인 등으로 인해 해결되지 않아 공식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범죄를 ‘암수범죄’라고 한다.


아동학대는 사건 대부분이 집안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다보니 학대 사실을 파악하기 조차 힘들어 대표적인 암수범죄로 꼽힌다.


18일 밤 방송된 SBS 탐사추적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1223회는 ‘아물지 않는 영혼의 상처, 그 후-2020 아동학대’라는 제목으로 과거 아동학대 사건들을 조명하고 현재에도 끊이지 않고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를 물었다.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지난 6월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이 계부는 자신의 의붓딸을 쇠사슬 등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 연합뉴스]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지난 6월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이 계부는 자신의 의붓딸을 쇠사슬 등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 연합뉴스]


또, 이날 방송에서는 아동학대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사건이 벌어진 이후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고 앞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수업으로 아동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범죄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아동학대 예방과 관련해 새로운 제도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암수범죄의 강한 특성을 띤 아동학대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제도만으로는 최근 보도된 창녕 아동학대 사건이나 여행용 가방에 갇혀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9살 A군 사건 같이 심각한 아동학대 사례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우리는 아이들이 죽어서 발견되거나, 목숨을 걸고 탈출해야만 학대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는 걸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그 해법을 찾아나섰다.


이날 방송은 한 달 전 제보를 받았다는 학대 의심 사건을 추적하며 시작했다. 제작진은 그 아이가 학교를 가지 못한 이유에 대해 탐문했다. 그 결과 아이를 학교도 보내지 않고 40여 차례 넘게 입원시킨 이유와 보험과의 연관성을 의심할 만한 의사의 제보를 전해들었다.


다행히 제작진이 어렵게 확인한 바로는, 아이의 외견상 상처 같은 폭력을 당한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아이가 왜 오랫동안 학교에 다닐 수 없었는지, 또 왜 큰 질병이 아니었는데도 병원에 수십 차례나 입원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을 알게 됐다.



18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한 아이에 대한 제보를 받고 추적에 나섰다. 제작진은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않는 그 아이가 수십 차례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18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한 아이에 대한 제보를 받고 추적에 나섰다. 제작진은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않는 그 아이가 수십 차례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이날 제작진은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이 아이와 관련해 아동보호전문 기관에 신고도 하고 경찰과 학교에도 알렸다. 하지만 즉각적인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아 시간을 갖고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동보호법 등 관련법은 있어도 아이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관련기관들의 즉각적인 조치는 여전히 어려운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왜 아동학대 범죄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일까?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과거 20여년 전 아동학대 사건부터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며 아동학대 범죄가 지속되는 근본 원인에 접근하려 애썼다.


1998년 ‘SBS 추적 사건과 사람들’ 방영 이후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린 ‘군포 남매 학대사건’과 '보험금을 노리고 아들의 손가락을 자른 사건', 그리고 2014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칠곡 계모 학대사건”까지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던 사건들을 되돌아봤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언론의 주목 이후 이 사건들이 어떤 결말이 났고 또 사건의 피해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를 되짚었다. 과거 아동학대 사례들의 후일담 취재를 통해 우리가 놓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또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했다.


“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언젠가는 해야 할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아동학대 피해자인 나마저 입을 다물어 버리면 세상에 있는 모든 아동학대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겠구나...” 방송 인터뷰에 응한 과거 한 아동학대 피해자의 말이다.


제작진은 특히, 언론에 소개된 적조차 없는 아동학대 사건 피해자들을 만났다. 스스로를 ‘생존자’라 부르는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들려줬다. 지금도 수없이 반복되고 있는 비극을 멈출 실마리를 찾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과거 아동학대 피해자인 소리(가명)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의 '반짝 관심'을 지적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과거 아동학대 피해자인 소리(가명)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의 '반짝 관심'을 지적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피해 아동의 극적인 구조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그리고 정부의 종합대책... 하지만 사람들이 주목하는 아동학대 사건들의 이야기는 ‘반짝 관심’에 그치곤 했다.


가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전해들은 경우도 드물었다. 감옥에서 나온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어른이 된 피해자들이 사건 이후 입었을 상처는 없었을지, 또 아동학대 사건들을 미리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지에 대해 캐물었다.


한 과거 피해자 소리(가명)는 “제일 원망스러운 것은 뭐예요?”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태어난 것”이라고 답했다. 아동학대의 트라우마와 응어리가 얼마나 깊고 큰 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답변이었다.


이 피해자는 또 “그 아이를 구출해냈어요.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할 건데요? 그 아이가 시설에 갔는데 시설에 적응을 못하면 어떻게 할 건데요?”라고 되물었다.


과거 아동학대 피해자들에게 고통은 현재진행형이었다. 그들은 지금도 당시를 기억하며 몸서리쳤다. 정서적 도움도 금전적 도움도 여전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평범한 가족, 평범한 일상에 대한 꿈은 여전히 헛된 꿈일 뿐이었다.


과거 피해자들은 어렵게 자신의 깊고 오래된 상처를 다시 들려줬다. 사회적 ‘반짝 관심’ 이후 다시 홀로 내팽개진 현실에서 받은 상처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이 피해자는 “제가 얘기를 해서 안 당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도 안 되겠죠. 그런데 단 한 명이라도 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2019 봄에 발표된 ‘법의부검자료를 기반으로 한 아동학대 사망의 현황과 유형’에 따르면, 학대를 받아 세상을 떠난 아이들은 밝혀진 사실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큰 사건이 벌어졌을 때만 아동학대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국가는 물론 우리 모두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그들을 찾아내고 지켜내려 애써야 한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는 결론으로 “현재 주위를 둘러보고 살아 있는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며 “학대받는 아이들을 구하는 것은 과거 피해자들을 돕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기에 갇힌 아이들이 선한 감시자의 전화 한통을 기다릴지 모른다”고 끝을 맺었다.


대표적인 암수범죄로 아동학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신고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날 방송은 살아 있는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일깨워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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