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세법개정안] 소득세 최고세율·종부세율 인상, 주식양도소득세 신설 '부자 핀셋 증세'?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3 02: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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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확대, 가상화폐 분리과세, 투자세액공제제도 전면 개편

[메가경제신문= 류수근 기자] 정부가 연 5천만원이 넘는 주식투자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고 초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를 42%에서 45%로 올린다. 또, 다주택자와 법인, 단기매매를 타깃으로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취득세 등 입구에서 출구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세금을 대폭 높인다.


반면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해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기준을 대폭 끌어올리고,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한시적으로 높인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해 경기 회복을 꾀하기 위해 세액공제 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대기업에 대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시적 감세 기조'를 이어간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0년 세법개정안 발표'에서 기본 방향 등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0년 세법개정안 발표'에서 기본 방향 등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개정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소득세와 주택보유 등에 대한 과세형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정안에는 코로나19 글로벌 대유행으로 빚어진 경제 위기 극복과 민생안정을 위해 지금까지 정부가 내놨던 여러 경제 정책의 내용이 망라돼 있다. 전체 개정안에 담긴 개별 법안만 무려 16개에 달한다.


개정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개인 투자자에 대한 주식 양도소득세 신설을 담은 금융투자 소득세 법안과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다.


정부는 2023년부터 상장주식과 주식형 펀드 등을 포괄하는 금융투자소득 개념을 도입해 양도세율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적용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완화 지시로 관심을 끌던 주식 양도세 과세기준은 거래차익 5천만원 초과분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25일 금융세제 개편안 발표 당시 제시한 기준선인 2천만원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97.5%에 달하는 소액투자자들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효과를 낸다.


이에 따라 전체 주식투자자의 5%(30만명)에 불과했던 과세대상이 2.5%(15만명) 수준으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현행 0.25%인 주식 거래세율은 당초 발표대로 내년 0.02%포인트, 2023년에 0.08%포인트 인하해 최종적으로 2023년에는 0.15%로 만든다.


문 대통령은 당초 개편안 발표 이후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지난 17일 "금융 세제 개편안이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며 보완을 지시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2020년 세법 개정의 핵심 중 하나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이다.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이 구간의 소득세율을 기존 42%에서 45%로 인상한다.


지금은 5억원을 넘는 과표구간에 세율 42%를 적용했는데 앞으로는 5억~10억원 구간에는 42%를, 10억원을 넘으면 45% 세율을 적용한다.


예를 들면, 과표가 30억원인 근로소득자나 종합소득자의 경우 소득세가 12억2460만원에서 12억8460만원으로 오른다.


정부는 2018년 귀속분을 기준으로 10억원 초과 과표를 적용받게 되는 인원을 1만6천명으로 추산했다. 이중 부동산·주식 매각과정에서 발생한 양도소득(분류과세)이 10억원 초과 과표에 도달한 사람이 5천명, 근로·종합소득 기준으로 보면 1만1천명이다.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대상이 1만여명의 고소득층에 제한돼 세수 증대 차원보다는 '부자 증세'라는 상징적 의미가 더 커 보인다.


이로써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소득세 최고세율이 14번째로 높은 국가가 된다. 일본·프랑스·그리스·독일·영국·호주·영국 등이 최고세율 45.0%다.


부동산 세제개편은 다주택자와 법인, 단기매매를 타깃으로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취득세 등 입구에서 출구에 이르는 전 단계의 세금을 대폭 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12·16, 올해 6·17,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발표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세제 개편안은 이번 세법 개정에 그대로 담겼다. 다주택자들에게 살 집 말고는 1년 이내에 다 처분하고 앞으로도 사지 말라는 메시지다.


3주택 이상,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 종부세율을 1.2∼6.0%로 현행보다 무려 0.6∼2.8%포인트 올렸다.


기본세율에 추가하는 중과세율을 20%포인트(2주택자), 30%포인트(3주택 이상)로, 보유 2년 내의 단기매매 양도세율은 70%(1년 미만), 60%(1∼2년 미만)로 각각 올렸다.


법인보유 주택 종부세율을 개인 종부세 최고세율로 단일화하고, 주택 임대사업자 세제 특혜를 없애 편법 투기를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2020 세법개정안 [출처= 기획재정부]
2020 세법개정안 주요 내용. [출처= 기획재정부]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또 부가세 면제 대상 사업자 범위 확대, 카드·현금 사용액의 소득공제 확대, 기업투자세액공제 확대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을 포용하고 민간소비와 기업투자를 활성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년간 근로자가 쓴 돈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를 30만원 늘리기로 했다.


카드 등 소득공제 제도는 신용카드·직불카드·선불카드·현금영수증 등 사용금액 중 총급여의 25%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 결제수단별 공제율(신용카드 15%, 현금영수증·체크카드 30% 등)을 적용해 소득에서 빼주는 제도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을 통해 총급여 7천만원 이하는 30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7천만원 초과 1억2천만원 이하는 25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1억2천만원 초과는 20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소득공제 한도를 늘렸다.


도서·공연·미술관(총급여 7천만원 이하), 전통시장, 대중교통 사용금액에 대해서도 각 100만원씩 한도를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총급여 7천만원 이하 근로자의 경우 최대 63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올해 말까지였던 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은 오는 2022년 말까지 2년 연장한다.


전기차를 사면 최대 300만원 한도로 개소세의 5%를 감면한다. 개소세액의 30%인 교육세도 함께 감면해, 소비자는 최대 390만원까지 혜택을 볼 수 있다.


내년부터 3만원 이하의 소액 접대비는 신용카드매출전표·현금영수증·세금계산서 등 적격증빙 없이도 손비로 인정한다. 기존 1만원 이하였던 기준금액을 현실화한 것이다.


기업이 불특정 다수에게 주는 기념품 등 물품 구입비인 소액 광고선전비 한도도 거래처별 연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높인다.



2020 세법개정안 주요 내용. [출처= 기획재정부]
2020 세법개정안 주요 내용. [출처= 기획재정부]


기업의 근로자 복리후생 재화에 대한 비과세 대상 재화 한도를 2배로 늘린다


기존에는 설날·추석·창립기념일·생일과 경조사를 모두 묶어 1인당 연간 10만원 이하 재화로 비과세 한도를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결혼·출산·사망 등 경조사와 명절·기념일을 구분해 한도를 따로 적용한다.


근로소득증대세제와 정규직 전환 세제지원, 육아휴직 후 고용 유지 세제지원 및 경력단절여성 고용 세제지원 등 4대 일자리 세제지원 제도의 적용기한도 연장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부가가치세 납부를 면제해주는 영세 사업자 기준은 내년부터 연 매출 3000만원 미만에서 연 매출 4800만원 미만으로 끌어 올린다.


세무신고가 간편하고 세금 부담도 줄어드는 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도 연 매출 4800만원 미만에서 연 매출 8000만원 미만으로 확대한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한도 한시 상향. [출처= 기획재정부]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한도 한시 상향. [출처= 기획재정부]


기업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와 9개 특정시설 투자세액공제를 '통합투자세액공제' 하나로 통합하는 특단의 조치도 내놨다. 열거된 특정시설이 아닌 모든 일반 사업용 유형자산에 투자할 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투자세액 공제대상의 경우 개방 분야를 일일이 명시하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개방하지 않는 분야를 명시하고 그 외 분야는 모두 개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다.


토지와 건물 등 구축물과 차량·운반구·선박·항공기 등은 제외하되,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 포크레인등 중장비, 창고등 물류시설과 같은 것들은 일부 예외를 인정해 공제를 허용한다. 또 수도권과밀억제권역 내 투자는 제외하되 중소기업의 대체투자나 산업단지 내 증설투자 등 일부는 예외를 인정한다.


내년 10월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거래해 연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면 해당 소득 중 2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현재 비과세 중인 가상화폐 등 가상자산으로 얻은 소득은 앞으로 ‘기타소득’으로 보기로 하고, 1년 단위로 통산해 20% 세율로 분리 과세하기로 했다. 주식 양도소득에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고려해 정한 세율이다.


다만 1년간 얻은 소득금액이 250만원 이하면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만약 1년간 비트코인을 사고팔아 총 500만원을 벌었다면 2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250만원의 20%인 5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로 소득이 생겨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은 매년 5월 중 소득을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은 니코틴 용액 1㎖당 370원에서 740원으로 올린다. 궐련에 비해 낮은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을 올려 형평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그래픽= 연합뉴스]
2020년 세법개정안 세수효과. [그래픽= 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안으로 2021~2025년 5년 동안 세수가 직년연도와 비교하는 순액법으로 총 676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큰 세수 증가 요인은 ▲주식 양도소득 과세 확대(+1조5천억원) ▲종합부동산세율 인상(+9천억원) ▲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9천억원) 등이다.


연 5천만원 이상 주식투자이익 과세 대상은 15만명(주식투자자 상위 2.5%),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대상은 1만6천명,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는 51만1천명(작년 기준. 다주택자 20여만명 포함)이다.


반면 세수 감소 요인은 ▲증권거래세율 단계적 인하(-2조4천억원)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기준금액 대폭 상향(-5천억원) ▲투자세액공제 확대(-5천억원) 등이다. '개미'라 불리는 주식 소액투자자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이 세 감면 혜택을 받는다.


향후 5년간 서민·중산층(중위소득의 150% 이하·총급여 7천만원 이하)과 중소기업의 세 부담이 1조7688억원 줄어드는 반면, 고소득층과 대기업은 1조876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중 대기업만 떼서 보면 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향후 5년간 고소득층의 세 부담 증가가 최소 1조8천억원대 이상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는 6조5128억원, 종부세는 4조1987억원 각각 늘어나는 반면 증권거래세는 7조8252억원, 법인세는 3조1568억원, 부가가치세는 1조6267억원 각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펼친 대규모 세금 감면 등으로 텅 빈 곳간을 채우고자 고소득자와 다주택자를 겨냥해 ‘핀셋 증세’를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안이 조세중립적으로 설계돼 증세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부로서는 거의 조세중립적으로 세법개정안을 마련하고자 했으며, 실제 300조원에 이르는 국세 수입 규모에 비해 세수 효과가 2021년 +54억원, 2021∼2025년 5년간 +676억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늘어나는 세금만 보고 증세 논쟁에 너무 몰두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법 개정의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간다. 전례없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조세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의 버팀목이 되는 세법 개정이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치열한 토론과 심의가 요구된다.


2020년 세법개정안은 입법예고와 부처협의, 국무회의 등 과정을 거쳐 9월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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