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19 "감염자 폭발적 증가" 우려 현실화되나...도쿄올림픽 연기 이튿날부터 확진자 급증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9 23:51:23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가 일어나는 것일까?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28일 하루 일본 내에서 208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전날 일일 확진자가 처음 100명을 넘은 데 이어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200명 대는 처음이다.


이날 도쿄 인근 지바현의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직원 32명과 이용자 26명 등 58명의 집단감염이 확인됐고, 도쿄도에서는 63명이 확인됐다. 도쿄도 내의 종합병원에서 환자와 병원관계자, 국립암연구센터병원의 20~30대 간호사 감염 등이 판명됐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이달 25일 오후 도쿄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감염폭발 중대국면'이라고 쓴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이달 25일 오후 도쿄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감염폭발 중대국면'이라고 쓴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오사카시가 위치한 오사카부에서도 20~70대 남녀 15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특히 도쿄시를 중심으로 한 도쿄도의 증가가 눈에 띈다. 24일까지는 최대 17명에 그쳤던 확진자수가 25~27일 3일 연속 40명대를 기록하더니 28일에는 63명으로 더 증가했다.


이로써 이날까지 도쿄도의 누적 확진자는 362명(사망 7명)으로 늘었다.


도쿄도 이외 지역의 확진자는 오사카부 191명(사망 2명)을 비롯, 홋카이도 171명(사망 7명), 아이치현 164명(사망 19명), 지바현 126명(사망 1명), 효고현 126명(사망 10명), 요코하마시가 있는 가나가와현 116명(사망 5명) 등이다.


28일까지 일본 누적 확진자수는 크루즈선(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712명(사망 10명), 전세기편 입국자 14명, 일본 내 확진 1708명(사망 55명) 등 총 2434명(사망 65명)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28일 도쿄도 발생자 63명 중 23명이 발생경로 추적을 할 수 없었다. 30%가 넘는 비율이다. 그만큼 폭발적인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내 감염은 29일에도 확대되는 느낌이다. 이날 오후 4시 NHK에 따르면, 도쿄도에서 이날 하루 확인된 확진자는 전날보다 5명이 추가된 68명이다.


이중 20명 이상은 입원환자와 간호사 등이 잇따라 감염된 다이토구의 한 종합병원과 관련된 확진자라고 전했다. 이로써 도쿄도의 누적 확진자는 430명으로 증가했다.


지바현도 29일 밤 가토리군 소재의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새롭게 검사한 173명 중 입소자 20명과 직원 가족 8명 등 모두 28명의 감염이 추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전날까지 확인된 58명을 합쳐 이 시설 감염자는 모두 86명으로 늘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지난 25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 판매된 주요 일간지 1면에 실려 있다. [사진=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실린 일본의 주요 일간지 1면. [사진= 연합뉴스]


최근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갑자기 증가하는 것과 관련, 도쿄 올림픽 개최 연기가 결정된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늘렸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도 일본 현지에서 일고 있다.


올해 도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적게 보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검사수를 최소화하다가 개최 연기가 결정되자 검사수를 늘렸지 않느냐는 의문이다.


이같은 의문을 갖게 하는 데는 그간 일본 정부의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임시이사회를 연 것은 이달 22일이었다.


이날 IOC는 도쿄올림픽 연기를 검토하겠다고 했고 일본 정부와 도쿄도, 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는 이튿날인 23일 IOC가 연기 결정을 내릴 경우 이를 허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24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IOC 회장이 통화를 통해 1년 정도 연기하기로 합의했고, 이어 IOC가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연기를 승인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바로 그 다음날부터 도쿄도의 확진자수가 돌연 증가했다. 그리고 최대 10명대에 머물던 일일 확진자 수가 3일 연속 40명 대로 급증했고, 이후 28, 29일 이틀 연속 60명 대를 넘어섰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는 처음으로 40명을 넘은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들어 오버슈트(감염자의 폭발적 증가) 우려가 더욱 커졌다"며 "감염 폭발의 중대 국면"이라고 현 우려했다. 그러면서 도쿄도민에게 평일에는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하고 야간 외출을 삼가고, 주말에도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 않은 외출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26일에는 아베 총리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2주간 대규모행사 자제를 요청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고이케 지사가 기자회견에서 외출 자체를 요청한 것과 관련, 이는 올림픽 연기가 결정되자마자 내놓은 "퍼포먼스"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꼬집었다.


그는 그동안 도쿄도가 "도쿄올림픽의 실현을 위해 감염자 수를 적게 보이고, 도쿄는 코로나19를 억제하고 있는 것처럼 엄격한 요청을 피해왔다"고 규정하며 이같이 썼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또한 "그 사이에 코로나19는 확산해버렸다"며 "당신(고이케 지사)은 도민 퍼스트(first)보다 올림픽 퍼스트였다"고 덧붙였다.



[출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트위터 캡처]
25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퍼포먼스"라고 비판했다. [출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트위터 캡처]


물론 그동안 잠복기에 있던 코로나19가 이날부터 공교롭게도 올림픽 연기 직전에 본격 발현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올림픽 연기 발표 이전까지 일본 정부가 이상할 정도로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인상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국은 확진자를 찾기 위해 일일 검사역량을 최대한 늘리며 이를 현장에 곧바로 적용하고 동선을 최대한 찾으려 역량을 집중해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같은 검사역량 증강에 그다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듯했다. 이렇다보니 일본의 코로나19 검사수는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그간 일본에서는 확진자 검사를 받으려 해도 용이하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의료 선진국인 일본의 시스템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도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확진자수를 낮추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의문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그 진실이 무엇인지는 일본 정부가 밝히지 않는 한 확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제부터 고이케 지사의 우려처럼 ‘오버슈트’가 발생할지 여부는 이같은 의문에 대한 의혹과 비판의 목소리의 경중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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