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스니커즈서 샌들까지 정체성 승부…라카이, K패션 성장 기회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K컬처를 찾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Z세대의 소비가 화장품과 음식, 콘텐츠를 넘어 국내 패션 브랜드로 번지고 있다. 태극기와 독도 등 한국적 상징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워 온 라카이코리아도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외국인 젊은 소비층의 새로운 ‘K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9월 단기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은 프랑스 학생 릴루양(여,18세). 최근 글로벌 샌들 브랜드 크록스 대신 라카이(LAKAI) 샌들을 착용한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학생은 한국 교복 차림에 태극기를 비롯한 각종 장식물을 샌들에 달아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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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카이 샌들을 착용한 프랑스 소녀 릴루양. |
특히 태극기 등 한국을 상징하는 디자인을 직접 골라 신발에 부착했다는 점에서 외국인 젊은 소비자들이 K컬처를 단순히 보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직접 ‘입고 신는’ 형태로 소비하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발 장식을 활용해 개인 취향을 드러내는 ‘꾸미기 문화’와 한국적 상징물이 결합하면서 기존 크록스 중심이던 커스터마이징 샌들 수요가 국내 브랜드로도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라카이코리아는 태극기와 독도 등 한국적 정체성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키워온 브랜드다.
지난 2017년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디자인에 적용한 ‘라카이 KR’을 출시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당시 제품 패키지에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내용을 담은 스티커를 부착하고 판매금액 일부를 독도 관련 단체에 후원하면서 이른바 ‘독도 스니커즈’로 입소문을 탔다.
이후에도 삼일절 등 주요 기념일마다 관련 패키지를 선보이고 판매수익금 일부를 독립유공자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등 역사·정체성 마케팅을 이어왔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중국어·일본어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옥외광고를 통해 한복을 알리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광복절을 맞아 기존 제품에 태극기를 레이저로 각인한 한정 상품도 내놨다.
다만 태극기 등 국가 상징을 브랜드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 항상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삼일절을 앞두고 태극기 사용을 둘러싼 소비자 반응이 엇갈리면서 관련 항의가 이어졌고 매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정치적 성향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태극기가 소비되는 데 따른 부담이 브랜드에까지 번진 셈이다.
이에 라카이는 베스트셀러 가운데 하나인 이순신 거북선 문양 모자의 경우 소비자가 태극기 적용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 구성을 변경했다. 다만 오랜 기간 브랜드 정체성으로 활용해 온 태극기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일부 신제품에는 관련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컬처 확산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품목이 기존 기념품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패션·뷰티 상품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는 개인 취향에 맞게 제품을 꾸미고 이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는 소비 방식이 확산하고 있어, 한국적 정체성과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결합한 제품은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라카이 역시 기존 ‘독도·태극기 브랜드’ 이미지를 외국인 소비자에게까지 확장할 경우 K패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소비자들은 한국에서만 살 수 있는 기념품보다 실제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서 한국적인 이야기가 담긴 제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브랜드 정체성과 개인화 경험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면 K패션의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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