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지나도 에어컨 쌩쌩…냉방병 주의보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1 09:25:02
찬 실내·더운 실외 반복…피로 누적
장시간 냉방 노출…근육통·두통 증가
안면 이상 발생…단순 피로 판단 금물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나면서 한동안 전국을 달궜던 극한 폭염이 다소 누그러졌다. 서울에서는 18일 만에 열대야가 나타나지 않는 등 밤더위도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여름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전국 상당수 지역에서 여전히 무더위가 이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낮 기온이 34~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무실과 상점, 대중교통 등 실내 공간의 에어컨 가동도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이 시기에는 뜨거운 실외와 냉방된 실내를 반복해서 오가면서 생기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장. [사진=자생한방병원]
 

11일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장에 따르면 장시간 냉방 환경에 노출되면 두통이나 피로감, 근육통, 소화불량 등 이른바 ‘냉방병’으로 불리는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냉방병은 엄밀한 의미의 특정 질환명보다는 냉방 환경에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포괄하는 표현이다.

 

여름철 냉방 환경에서 흔히 호소하는 불편 가운데 하나가 목과 어깨 통증이다. 흔히 “담이 걸렸다”고 표현하는 증상은 근육과 근막이 긴장하면서 목이나 어깨 등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차가운 실내에서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근육이 수축하고 움직임이 줄면서 목과 어깨가 쉽게 뻣뻣해질 수 있다.

 

특히 사무실에서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에어컨 바람을 목과 어깨에 직접 맞는 생활이 반복되면 결림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두통이나 피로감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냉방 환경에서 두통·근육통·권태감·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차가운 기운인 한사(寒邪)가 몸에 영향을 미쳐 기혈순환을 방해한 것으로 해석한다. 기혈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 긴장과 목·어깨 결림, 국소적인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입 돌아갔다” 여름에도 발생…갑작스러운 안면마비 주의

 

얼굴 한쪽의 움직임이 갑자기 둔해지는 안면신경마비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면 한쪽 입꼬리가 처지거나 눈이 제대로 감기지 않을 수 있다. 물을 마실 때 한쪽 입으로 물이 새거나 미각 변화, 귀 주변 통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흔히 추운 계절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안면신경마비는 계절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찬바람이나 낮은 온도 노출과 벨마비 발생 사이의 연관 가능성이 보고됐지만, 벨마비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재활성화에 따른 안면신경 염증 등이 주요 가설 가운데 하나다.

 

한의학에서는 안면신경마비를 ‘구안와사(口眼喎斜)’라고 부르며 풍한(風寒)의 사기(邪氣)가 얼굴 부위 경락에 영향을 미쳐 기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로 해석한다.

 

무엇보다 얼굴 한쪽이 갑자기 처지는 등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히 냉방 탓으로 판단해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안면마비는 벨마비 외에도 다른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벨마비는 증상 발생 후 72시간 이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 의료 지침이다.

 

◆ 에어컨 끌 수 없다면…직접 바람 피하고 틈틈이 움직여야

 

냉방으로 인한 불편을 줄이려면 실내외 온도 차가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조절하고 에어컨 바람이 목이나 얼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냉방이 계속되는 공간에서는 주기적으로 환기하고 얇은 겉옷이나 담요 등을 활용해 체온이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면 틈틈이 일어나 목과 어깨를 움직이고 스트레칭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생활 관리에도 목·어깨 통증이나 두통이 지속되거나 얼굴 움직임에 이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냉방 환경에서 나타나는 목·어깨 통증 등에 침이나 약침, 추나요법, 한약 등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용한다. 안면신경마비 한약(첩약)은 2024년 4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장은 "에어컨은 더위를 이겨내는 데 꼭 필요하지만, 지나친 냉방은 몸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냉방 후 나타나는 목·어깨 결림이나 두통, 안면 이상 증상을 단순한 피로나 감기로 여기기보다 조기에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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