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8할 돌아왔다”…소아 시신경염, 초기 저시력에도 6개월 회복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4 12:56:15
국내 31개 병원 추적…초기 저시력 78.9% 고시력 회복
MOG 항체 양성 70.5%…북미 54%와 다른 아시아 특성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소아 시신경염 환자의 상당수가 치료 후 시력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병 당시 심한 저시력을 보인 환아 가운데 약 79%가 6개월 뒤 고시력 수준까지 회복했다.

 

국내 소아 환자에서는 서구권보다 MOG 항체 양성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돼 아시아 환자 특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 김성준·정재호·주혜준 소아안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4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성준·정재호·주혜준 소아안과 교수 연구팀은 전국 31개 3차 의료기관과 함께 소아 시신경염 환자의 임상 양상과 치료 후 시력 예후를 분석한 전향적 다기관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202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처음 시신경염을 진단받은 만 18세 미만 환아 44명이다. 연구팀은 정밀 시력검사와 원인 항체검사, MRI 등을 시행하고 치료 후 6개월간 시력 변화를 추적했다.

 

시신경염은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소아에서는 발병 자체가 드문 데다 기존 연구가 북미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져 국내 환자의 임상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에서 환아들의 평균 연령은 10.7세였으며 56.8%가 양쪽 눈에 시신경염이 발생했다. 81.8%에서는 시신경유두부종이 함께 나타났다.

 

항체 검사에서는 MOG 항체 양성률이 70.5%로 가장 높았다. 최종적으로 MOG 항체 관련 질환(MOGAD)으로 진단된 환자는 전체의 68.2%를 차지했다. 반면 시신경척수염과 관련된 AQP4 항체 양성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치료 후 시력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평균 시력은 발병 초기 0.99 logMAR에서 6개월 뒤 0.24 logMAR로 향상됐다. 시력 등급을 확인할 수 있었던 38명 가운데 31명(81.6%)은 6개월 뒤 고시력 기준에 해당했다.

 

초기 시력이 특히 나빴던 환자에서도 회복세가 확인됐다. 발병 당시 저시력 환자는 19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15명(78.9%)이 6개월 뒤 고시력을 회복했다. 전체적으로 절반의 환아에서 시력 등급이 개선됐고 나머지는 기존 수준을 유지했으며, 추적 기간 중 시력이 더 악화된 사례는 없었다.

 

다만 단기적인 시력 회복과 별개로 재발 가능성은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한 부분으로 나타났다. 6개월 추적 기간에는 재발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1년 추적을 마친 16명 가운데 4명(25.0%)에서 재발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초기 시력 저하 정도와 성별·연령, 통증 및 시신경유두부종 여부, MOG 항체, MRI 이상 소견 등이 최종 시력 예후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환아의 MOG 항체 양성률은 기존 북미 PEDIG 연구의 54%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서구권과 구별되는 아시아 소아 시신경염 환자의 면역학적 특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소아 시신경염은 발병 초기에 시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지만 이번 다기관 연구에서는 치료 이후 상당수 환아에서 뚜렷한 시력 회복이 확인됐다”며 “국내 환자에서 MOG 항체 관련 질환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향후 장기 추적 데이터를 축적해 아시아 소아 환자에 적합한 진단과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Ophthalm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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