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 "배임 혐의 알고도 8개월 침묵"…LG엔솔·LG디스플레이, '늑장 공시' 논란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9 10:55:18
전직 사장 배임 혐의 75억원 규모…2월 고소하고 10월에야 투자자에 공개
한국거래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LG 계열사 내부통제·공시 신뢰성 도마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LG디스플레이가 전직 임원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확인하고도 약 8개월이 지나서야 이를 공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으면서 대기업의 공시 투명성과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챗GPT4]

 

특히 문제가 된 배임 혐의는 회사가 직접 전직 임원을 고소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회사가 법적 대응에 나설 만큼 사안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공시 지연에 따른 주주들의 알 권리와 기업 정보공개 책임이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안의 핵심은 배임 혐의 자체보다 이를 투자자들에게 제때 알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기업 내부에서 발생한 중대한 사안을 회사가 인지하고도 장기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LG 계열사의 공시 관리 체계와 경영 투명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16일 LG에너지솔루션과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공시규정 제33조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두 회사에 적용된 위반 유형은 모두 '공시불이행'으로, 횡령·배임 혐의 발생 사실을 뒤늦게 공시한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 전직 사장 '가족 연계 中 자문계약' 배임 의혹…배임 혐의액 75억원 달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1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사는 이모 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이 전 사장은 재직 당시 중국 현지 자문 계약을 통해 가족과 연관된 컨설팅 업체에 자문료 등을 지급하도록 해 LG 계열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공시에서 두 회사가 밝힌 배임 혐의 관련 금액은 총 75억원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가 약 68억6000만원, LG에너지솔루션이 약 6억5000만원이다. 

 

다만 해당 금액은 회사 측이 주장하는 혐의 관련 금액으로, 실제 배임 여부와 손해 규모가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 2월 고소하고 10월에야 공시…8개월 '깜깜이 정보'에 주주 알 권리 뒷전 도마

 

문제는 공시 시점이다. 양사는 지난 2월 고소 이후 약 8개월이 지난 10월 14일에야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회사가 제기한 배임 혐의와 관련된 정보를 공식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없었던 셈이다.

 

상장기업의 공시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재무 상태와 경영상 위험을 판단하는 핵심적인 정보다. 

 

특히 횡령이나 배임 혐의는 기업의 신뢰도뿐 아니라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시에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사안은 동일한 전직 임원과 관련된 문제가 LG 주요 계열사 두 곳에서 동시에 공시 논란으로 번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개별 기업의 공시 담당 부서뿐 아니라 그룹 차원의 위험 관리와 내부 정보 전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향후 관심은 한국거래소의 최종 판단에 쏠린다. 

 

두 회사는 오는 27일까지 지정 예고에 대한 이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거래소는 관련 절차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두 회사의 최근 1년간 누적 벌점은 각각 0점이다. 다만 이번 사안으로 부과되는 벌점이 10점 이상일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디스플레이가 배임 혐의를 언제 인지했고, 어떤 판단에 따라 공시를 늦췄는지에 대한 설명이 관건이 된다"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별개로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기 위한 내부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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