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신세계, 미디어 기반 새판 짜기 돌입…중앙일보·할리우드 동시 공략?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1 14:21:40
CJ, 다우키움과 중앙일보 인수 참여…뉴스·영상·웹툰 IP 연계 모색
신세계, 워너브라더스 인수 거래에 10억달러 투자…글로벌 콘텐츠 확보
CJ는 제작·유통, 신세계는 공간·체험…콘텐츠 활용 전략 내서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CJ는 다우키움그룹과 손잡고 중앙일보 인수전에 참여했고, 신세계는 미국 워너브라더스 인수 거래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상품과 유통망을 중심으로 경쟁해온 소비재 기업들이 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다.

 

CJ와 신세계의 미디어 사업 확장 전략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활용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CJ는 다우키움그룹과 손잡고 중앙일보 인수전에 참여했고, 신세계는 미국 워너브라더스 인수 거래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CJ의 강점은 콘텐츠 기획·제작·유통을 아우르는 기존 사업 기반이다. CJ ENM의 콘텐츠 제작 역량에 중앙일보의 뉴스·정보 콘텐츠가 더해지면 미디어 사업의 외연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신세계의 강점은 콘텐츠를 실제 소비가 발생하는 공간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워너브라더스와 파라마운트의 IP를 스타필드와 화성 스타베이시티 테마파크 등에 활용하면 콘텐츠 팬을 오프라인 시설로 유입하고 식음료·상품 판매 등으로 소비를 확장할 수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다우키움·CJ 컨소시엄에 합류해 중앙일보 인수에 참여한다. 신세계는 전날 인수 참여 사실을 확인하며 중앙일보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존중하고, 프리미엄 문화 플랫폼 및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는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해 주요 주주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CJ 역시 중앙일보 인수를 통해 미디어·콘텐츠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선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창간 정신을 이어가는 동시에 미디어 콘텐츠와 물류, 광고 등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공동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편집권 독립을 최우선으로 중앙일보의 안정적인 경영과 미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전은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범삼성가 기업들이 중앙일보를 중심으로 다시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중앙일보는 1965년 이병철 창업주가 설립한 언론사다. 1999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일가가 이끌어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 창업주의 친손자이며,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외손녀다.

 

CJ는 기존에도 중앙일보의 주요 주주였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중앙일보 지분 9.24%를 보유하고 있다. 중앙홀딩스와 홍석현 회장에 이어 단일 주주 기준 3대 주주다. 중앙일보가 경영난으로 지난 7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CJ의 인수 참여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CJ는 지난달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본입찰을 앞두고 다우키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인수전에 합류했다. 기존 지분의 가치와 중앙일보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 범삼성가와의 역사적 연결고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우키움은 웹툰·웹소설 플랫폼 키다리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CJ ENM의 영상 제작·유통 역량과 결합하면 콘텐츠 원천 IP 확보부터 영상화, 유통까지 사업을 연결할 수 있다. 여기에 중앙일보의 뉴스·정보 사업이 더해질 경우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여지도 있다.

 

◆ 신세계, 워너브라더스 투자로 글로벌 IP 확보…스타필드·테마파크와 결합


신세계는 중앙일보 인수와 별개로 글로벌 콘텐츠 기업에 대한 투자에도 나섰다.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측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거래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언론사 인수에 참여하는 CJ와 달리 신세계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의 인수 거래에 자금을 투입해 IP 활용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주당 31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지분가치 기준 810억달러, 기업가치 기준 11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쟁당국의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세계의 투자 구조도 눈길을 끈다. 기존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케이맨제도에 설립된 투자기구인 'RB Tentpole Co-Invest (P) Offshore, LP'의 지분 100%를 취득해 합병 법인의 신주에 간접 투자하는 구조다. 전체 거래의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신세계의 투자금은 1% 미만이다.

 

여기에 신세계는 워너브라더스의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과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탑건' 등 유명 콘텐츠를 스타필드와 스타필드마켓, 스타필드빌리지 등 복합쇼핑몰 및 경기 화성 스타베이시티 테마파크 사업에 접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통 멤버십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HBO 맥스와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 콘텐츠 플랫폼과 신세계 계열사의 멤버십을 연결하면 콘텐츠 이용자를 오프라인 쇼핑 공간으로 유입하고, 쇼핑몰 고객에게는 추가적인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세계는 2019년 비전 선포식 이후 약 10조원 규모의 화성 스타베이시티 테마파크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파라마운트와의 협업도 진행 중인 만큼 워너브라더스 IP까지 활용할 수 있다면 테마파크와 복합쇼핑몰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같은 전략이 실현되면 콘텐츠는 쇼핑몰을 알리는 광고 수단을 넘어 고객이 공간을 방문하는 목적 자체가 될 수 있다. 특정 영화나 드라마의 팬을 전시·체험시설로 유입하고, 이들의 방문을 식음료와 상품 판매, 숙박 및 레저 소비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의 방문 빈도와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 범위를 확대하는 구조다.

 

◆ 콘테츠 사업 체력 왕성한 CJ


CJ는 CJ ENM을 통해 영화·드라마·공연 등 콘텐츠 사업을 이어왔다. CJ ENM의 올해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커머스 부문 매출은 4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21.2% 늘었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취급고도 161.3% 증가했다.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을 유입하고 구매로 전환하는 사업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외부 플랫폼에서 영상 콘텐츠를 접한 이용자를 자사 앱으로 유도하거나, 크리에이터의 추천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품 구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CJ온스타일이 크리에이터 협업을 플랫폼화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CJ온스타일은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비즈니스 매칭 플랫폼 '온트너(ONTNER)'를 출시해 공동구매와 모바일 라이브 방송, 광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크리에이터 협업 주문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0% 증가했고, 협업에 참여한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도 각각 3.2배, 4.3배 늘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IP(지식재산권) 유니버스’ 전략을 본격화하며 모바일 라이브커머스(MLC)와 숏폼 중심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유튜브, 틱톡, 티빙 등 외부 플랫폼과의 협업도 확대하며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도모했다.

 

패션, 뷰티, 리빙, 유아동 등 핵심 상품군의 콘텐츠 IP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CJ온스타일이 운영 중인 콘텐츠 IP는 50여개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디어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두 기업이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양사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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