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토큰증권 시대 열린다…증권사 새 수익원 될까

박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5 11:04:08
SK·키움·대신·교보증권 등 사업화 주목…플랫폼 구축 넘어 수익성 시험대
내년 2월 제도 시행…주식·채권까지 토큰화, 발행·유통시장 확대 기대
발행·계좌관리·유통 수수료 새 기회…상품 확보·거래 활성화가 관건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토큰증권 제도 시행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 확보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증권 발행·유통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기존 금융상품은 물론 미술품·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플랫폼 구축이 곧바로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투자상품을 확보하고 거래를 활성화해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증권사들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1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내년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부터 관련 하위법규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발행·유통과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은 공동 플랫폼 구축에 참여하며 사업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증권에 관한 권리를 디지털 형태로 기록·관리하는 방식이다. 토큰증권 발행은 STO(Security Token Offering)로 불린다. 기존 증권과 마찬가지로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적용받으며,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수익이나 원금 상환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제도 시행으로 미술품·부동산 관련 조각투자뿐 아니라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에도 토큰증권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증권사들은 발행 주관과 계좌관리, 유통 관련 서비스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시장이 성장하려면 투자자가 선택할 만한 상품과 충분한 거래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 증권사들의 경쟁도 인프라 구축을 넘어 실제 사업성과 수익성을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미술품·부동산 넘어 주식·채권까지…시장 확대 기대

이번 제도화의 핵심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을 증권계좌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기존 전자증권 방식과 함께 토큰증권 방식으로도 증권을 발행·관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토큰증권의 발행 대상이 조각투자증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입법예고한 하위법규 개정안에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뿐 아니라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정형증권도 토큰증권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증권사들이 미술품이나 부동산 관련 조각투자 상품을 발굴하는 데서 나아가 기존 금융상품의 발행·관리 방식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투자계약증권은 투자자가 공동사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사업 결과에 따른 손익을 배분받는 증권이다. 관련 유통시장이 마련되면 투자자의 매매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 확대에 따른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하위법규 개정안에는 일반투자자의 장외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한도를 1억원으로 정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는 해당 장외거래소에서 1년간 매수한 금액에서 매도한 금액을 뺀 순매수액을 기준으로 한다.

증권 발행인이 직접 계좌를 관리하는 발행인계좌관리기관의 등록요건도 제시됐다. 최저 자기자본 40억원과 계좌관리·내부통제 전문인력 각 1명, 전산 전문인력 2명 등을 갖추도록 하는 내용이다.

분산원장에 전자등록기관 외 2개 이상의 계좌관리기관이 참여하도록 하는 요건도 담겼다. 거래 기록의 신뢰성을 높이고 시스템 장애 등 비상 상황에서도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들 요건은 아직 확정된 규정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11월 11일까지 입법예고를 진행하며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투자한도와 자기자본 기준, 분산원장 운영 요건 등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정해질지에 따라 증권사의 사업 준비 비용과 시장 참여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 키움·대신·교보 공동 플랫폼 참여…SK증권은 사업성 주목

증권사들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토큰증권 발행·관리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개별적으로 모든 시스템을 마련하기보다 공동 플랫폼을 활용해 초기 비용과 기술적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스콤의 토큰증권 공동 발행 플랫폼 'KoSTO'다. 코스콤은 키움증권과 대신증권, 교보증권, NH투자증권 등과 공동 플랫폼 구축을 위한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지난 9월 현대차증권이 합류하면서 협력 증권사는 13개사로 확대됐다.

공동 플랫폼은 토큰증권 발행과 계좌관리 등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인프라다. 증권사들이 각자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공통 기반을 활용하면 사업 준비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코스콤은 LG CNS와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으며 한국예탁결제원과 총량 관리를 위한 테스트베드 실증도 진행했다.

현대차증권과는 기초자산 및 상품 발굴, 발행·계좌관리 업무 절차 구체화, 투자자 보호 요건을 반영한 공동 테스트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코스콤은 오는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6'에서 공동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증권사의 기존 원장과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을 연결하는 시스템과 참여기관 간 협력 사례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 교보증권의 공동 플랫폼 참여는 토큰증권 사업을 위한 기반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참여 사실만으로 개별 증권사의 상품 출시나 수익모델이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 사업화 여부는 상품 개발과 관련 인허가, 발행 규모, 투자자 수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SK증권도 토큰증권의 중장기 사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4일 SK증권 관계자는 토큰증권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려면 관련 제도와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안정적인 사업모델과 시장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더라도 실제 상품 발행과 거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증권사의 주요 수익사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결국 증권사별 경쟁력은 공동 플랫폼 참여 여부보다 어떤 기초자산을 발굴하고, 이를 실제 상품과 고객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발행·계좌관리·유통…증권사는 어디서 돈 벌까

토큰증권이 증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실제 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증권사가 기대할 수 있는 수익모델로는 토큰증권 발행 주관과 인수, 계좌관리, 유통 관련 서비스 등이 거론된다.

새로운 기초자산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관 업무를 수행하거나 발행된 증권의 계좌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유통시장이 활성화되면 관련 중개·서비스 사업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증권사가 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범위는 관련 법령과 인허가에 따라 달라진다. 발행·유통 관련 서비스가 실제 어느 정도의 수수료 수익으로 연결될지도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우선 투자할 만한 기초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큰증권으로 발행할 수 있는 자산이 다양해지더라도 투자자가 매력을 느낄 만한 수익구조와 적정한 가격을 갖추지 못하면 발행 규모를 확대하기 어렵다.

발행 이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지도 관건이다. 투자자가 상품을 매수하더라도 원하는 시점에 매도할 상대방이 부족하면 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 발행 규모가 커지더라도 유통시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투자자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증권사들은 발행 단계에서 확보할 수 있는 수수료뿐 아니라 투자자 유입과 거래 활성화에 따른 장기적인 사업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

공동 플랫폼을 활용하는 증권사들도 시스템 구축 비용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발굴과 고객 확보, 거래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투자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원금 손실·매도 가능성 살펴야

토큰증권 시장이 확대되면 투자자의 선택지도 넓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금융상품보다 안전하거나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기초자산과 수익구조다. 미술품이나 부동산 관련 사업을 기초로 한 증권이라면 해당 자산의 가치와 수익 발생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사업 성과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투자계약증권이라면 사업 부진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도 중요하다. 상품에 따라 만기나 수익 배분 방식이 다를 수 있고, 유통시장이 형성되더라도 거래 상대방이 부족하면 원하는 시점에 매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보공시와 권리관계 역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가 어떤 권리를 보유하는지, 기초자산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되는지, 발행인과 관련 사업자의 책임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주식 관련 토큰증권이라고 해서 모두 동일한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다. 실제 주식에 대한 권리인지, 주식 가치에 연동되는 별도 상품인지에 따라 의결권과 배당 등 투자자의 권리가 달라질 수 있다.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기초자산의 가치 하락이나 사업 실패에 따른 투자 위험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발행·유통 기준과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이유도 새로운 시장의 성장과 함께 이러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 내년 2월은 출발점…실제 거래와 수익성이 승부처

토큰증권 제도 시행이 가까워지면서 증권업계의 경쟁도 인프라 구축에서 실제 사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로 옮겨갈 전망이다.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증권사가 공동 플랫폼에 참여했는지보다 실제 발행한 상품의 규모와 투자자 수, 거래대금, 수수료 수익 등이 경쟁력을 판단하는 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발굴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경로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존 자본시장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자산과 사업을 금융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제도 시행만으로 새로운 수익시장이 자동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공동 플랫폼 참여와 시스템 구축은 사업을 위한 준비 과정일 뿐이다.

실제 수익을 확보하려면 투자자가 선택할 만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발행 이후에도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플랫폼 구축 비용을 회수할 만큼 발행과 거래가 늘어날지, 증권사들이 발행·계좌관리·유통 과정에서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결국 내년 2월은 토큰증권 사업의 완성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제도 시행과 플랫폼 구축만으로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투자상품을 확보하고 거래를 활성화해 지속적인 수수료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토큰증권 시장의 승부는 누가 먼저 시스템을 갖추느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수익성을 증명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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