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1년 내내, 전통시장은 명절에만…정부 할인지원 '두 얼굴’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투입한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이 대형마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까지 집행된 예산이 3880억원을 넘어섰지만, 이 가운데 43%가 대형마트에 돌아간 반면 전통시장 비중은 14%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는 사실상 연중 할인지원이 이뤄진 반면 전통시장은 지원액 대부분이 설과 추석에 집중됐다. 소비자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 취지에도 불구하고 유통업태별 지원 격차가 커지면서 전통시장 지원 방식의 실효성과 형평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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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정부 농축산물 할인지원 집행액은 3880억5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집행액인 2229억2200만원을 이미 크게 웃도는 규모다.
유통업체 유형별로는 대형마트가 1675억6800만원으로 전체의 43.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20.3%, 전통시장 13.7%(533억3900만원), 중소형마트 11.1%(432억2800만원) 순이었다.
중소형마트 협·단체(3.1%), 친환경매장(2.5%), 중소형 온라인몰(2.4%), 대형 온라인몰(2.0%), 로컬푸드 직매장(1.5%)의 비중은 모두 4%를 밑돌았다.
예산이 확대되면서 대형마트 지원액은 지난해 연간 992억3200만원보다 약 683억원 증가했다. 반면 전통시장 지원액은 지난해 558억85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체 할인지원액에서 전통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5.1%에서 올해 13.7%로 11.4%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의 비중은 11.1%에서 20.3%로 확대됐다.
지원 시기의 불균형도 두드러졌다. 전통시장에 투입된 533억3900만원 가운데 83.9%인 447억6400만원이 설이 포함된 2월과 추석이 포함된 9월에 집중됐다.
반면 3월에는 3800만원, 5월에는 6900만원에 그치는 등 평상시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명절이 아닌 나머지 7개월 동안 대형마트가 받은 지원액은 1096억3900만원에 달했지만, 전통시장은 85억7500만원에 머물렀다. 대형마트 지원액이 전통시장보다 12.8배 많은 셈이다.
할인지원 격차는 명절 장바구니 물가에서도 나타났다. aT의 차례상 비용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2주 전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은 18만5313원으로 대형유통업체(22만7876원)보다 4만2563원 저렴했다. 그러나 추석 1주 전에는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이 19만5911원으로 대형유통업체(19만1511원)보다 오히려 4400원 높았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도 대형유통업체 차례상 비용은 7.6% 하락한 반면 전통시장은 1.6% 상승했다.
다만 이 같은 가격 차이가 정부 할인지원 규모만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판매 품목과 조사 시점, 유통업체별 자체 할인 등의 차이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실제 할인을 받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올해 추석 대형마트에서는 9월 3일부터 30일까지 28일간 국산 농축산물 구매 시 정부 지원 20%와 업체 자체 할인을 합쳐 최대 40%를 계산 단계에서 즉시 할인받을 수 있었다. 1인당 할인 한도도 없었다.
반면 전통시장은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전국 300개 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했다. 소비자가 먼저 상품을 구매한 뒤 영수증을 지참해 환급 부스를 방문해야 했으며, 구매액의 30%를 1인 최대 2만원까지 돌려받는 방식이었다.
20%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모바일 농할상품권 역시 지정된 기간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전에 구매해야 사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대형마트는 즉시 할인 방식으로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반면, 전통시장은 별도 환급 절차와 기간·금액 제한이 적용돼 이용 편의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장식 의원은 "전통시장은 할인지원이 붙느냐 아니냐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크다"며 "정부는 할인 예산을 크게 늘리면서 전통시장 비중은 오히려 줄였고, 그마저 명절에만 몰아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명절에만 반짝 지원할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처럼 전통시장에도 1년 내내 지속적으로 할인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축산물 할인지원이 소비자 물가 부담 완화뿐 아니라 유통채널 간 균형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원 방식과 배분 구조를 재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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