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플라스틱 키우는 CJ제일제당…‘탈석유 시대’ 승부수 던졌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5-08 07:49:14
탄소 규제가 만든 新금맥…바이오플라스틱 시장 4배 커진다
PHA 원천기술 보유 국내 선두주자…807억 달러 글로벌 시장 정조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나프타 수급 리스크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이 차세대 소재 시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석유 기반 플라스틱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이 일찌감치 확보한 PHA 원천기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Fact.MR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25년 184억 달러에서 2035년 807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 15.9%의 고성장 시장이다. 지속 가능한 포장재 수요 확대와 PLA·PHA 등 생분해성 고분자 상용화, 순환경제 체제 강화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 CJ제일제당의 바이오플라스틱.


생산능력 확대 속도도 가파르다. 유럽바이오플라스틱협회(EUBP)는 글로벌 바이오플라스틱 생산량이 2024년 약 247만 톤에서 2029년 약 573만 톤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34년까지 약 1,113만 톤 규모로 성장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CJ제일제당, 메타볼릭스 인수로 PHA 선점


CJ제일제당은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에서 국내 최선두 주자다. 2016년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메타볼릭스(Metabolix) 인수를 통해 PHA 원천기술을 조기에 확보한 것이 결정적 포석이었다. PHA(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는 미생물이 합성하는 생분해성 고분자로, 바이오 기반이면서도 완전 생분해가 가능한 차세대 소재로 평가받는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해 SK리비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PLA·PBAT·PHA 기반 기술 확보에 수천억 원 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글로벌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동성케미컬은 국내 유일의 바이오플라스틱 기술개발 센터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를 구축해 식품·의료·패션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EU·미국·중국, 규제와 투자로 시장 확대 경쟁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각국의 규제 강화와 전략적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EU는 지난 2월 발효한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PPWR)'을 통해 포장재 전 생애주기 관리를 의무화했으며, 오는 8월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EU 집행위원회는 여기에 더해 2030년까지 100억 유로 규모의 공동 구매를 목표로 하는 '바이오 기반 유럽 동맹' 설립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연방과 주정부 간 온도차가 있지만, 캘리포니아주가 올해부터 일회용 비닐봉투 제공을 전면 금지하고 2032년까지 포장재 100% 재활용 전환을 추진하는 등 시장 견인력은 유효하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제조 공정 최적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전국 단위 '그린 포장' 제도 시행과 대규모 생산 인프라를 결합해 글로벌 공급망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중국은 이미 AI 기반 바이오소재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서며 기술 격차 좁히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경계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술력은 갖췄지만 생태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이 국내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다. 현재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생산 원가는 석유화학 제품 대비 2~5배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 정책 부처 간 연계 부족과 인증·실증 인프라 미비도 사업화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 지원을 넘어 공공조달 확대, 세제 인센티브, 초기 시장 창출 등 수요 기반 정책이 병행돼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CJ제일제당이 원천기술로 선점한 PHA 시장을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만큼이나 범부처 협력 기반의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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