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테무에 3200억 과징금 폭탄…“불법상품 방치” 철퇴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9 08:26:42
디지털서비스법 위반 판단…추천 알고리즘·인플루언서 마케팅도 문제 삼아
“중국 초저가 플랫폼 규제 본격화”…추가 제재 가능성도 열어둬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Temu)에 대해 불법 제품 판매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2억유로(약 3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디지털서비스법(DSA) 시행 이후 두 번째 대형 제재 사례로, 글로벌 플랫폼 규제가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테무가 플랫폼 내 불법 제품 판매와 관련한 체계적 위험을 충분히 식별·분석·평가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사는 범유럽 소비자단체 BEUC와 EU 회원국 17개국 소비자단체의 민원을 계기로 약 2년간 진행됐다.
 

▲ EU가 테무에대해 2억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집행위는 특히 테무의 추천 알고리즘과 인플루언서 기반 마케팅 프로그램이 불법 상품 노출과 판매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관리 체계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EU는 테무에 오는 8월 28일까지 시정 계획(Action Plan)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후 규제당국은 약 두 달간 개선 조치의 실효성을 검토한 뒤 추가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헤나 비르쿠넨 EU 기술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사안은 DSA의 핵심인 플랫폼 위험 관리 의무와 직결된다”며 “테무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 설계의 중독성 여부와 불법 상품 유통, 연구자 데이터 접근 문제 등에 대한 조사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테무는 즉각 반발했다. 회사 측은 “EU 집행위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과징금 규모 역시 과도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2024년 첫 DSA 평가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현재 시스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후 위험 평가와 플랫폼 거버넌스, 이용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추가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DSA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불법·유해 콘텐츠 차단과 위험 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EU의 핵심 디지털 규제 법안이다. 위반 기업에는 글로벌 연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중국 플랫폼에 대한 EU의 규제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테무와 쉬인(Shein) 등 중국계 플랫폼의 급성장 이후 유럽 내에서 소비자 보호와 플랫폼 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소셜미디어 플랫폼 X가 DSA 위반으로 1억20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EU가 내린 두 번째 대형 제재 사례다.

중국 정부는 EU의 대중(對中)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말 테무에 대한 EU 규제당국의 압수수색과 불공정 보조금 조사와 관련해 “명백한 차별 행위”라고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는 “EU 규제당국이 역외보조금규정(FSR)에 따라 중국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불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특정 국가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한편 테무는 지난해 국내 규제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과징금 3억57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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