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실제 가품 유통량 아냐” 해명…사전 탐지·반복 판매 차단 실효성은 숙제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당근마켓 등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위조상품 ‘의심’ 게시물이 대거 차단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의 위조상품 관리 체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다만 해당 수치는 실제 위조상품 유통 규모를 확정한 통계가 아니라 지식재산보호원 모니터링 과정에서 가품으로 의심돼 플랫폼에 차단 요청이 들어온 게시물 건수다. 플랫폼별 거래 구조와 모니터링 방식이 다른 만큼 단순 차단 건수만으로 위조상품 유통 수준을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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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근에 판매중인 짝퉁의심 상품들. [사진=메가경제] |
지식재산처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온라인 위조상품 모니터링·차단 사업을 통해 당근마켓에서 차단된 게시물은 1만280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모니터링 대상 오픈마켓 18곳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중에서는 중고나라가 5308건, 번개장터가 3737건으로 각각 뒤를 이었다.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3사의 차단 건수를 합치면 2만1854건으로, 이 가운데 당근마켓이 약 59%를 차지한다.
당근마켓 한 곳의 차단 건수는 중고나라와 번개장터를 합친 9045건보다 3764건 많다.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인 헬로마켓에서는 2023년 이후 위조상품 판매 게시물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를 ‘실제 위조상품 판매량’으로 해석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은 온라인상 게시물을 모니터링해 위조상품으로 의심되는 경우 해당 플랫폼에 판매 중지를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차단된 게시물 가운데는 정품·가품 여부가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례도 포함될 수 있다.
당근마켓도 이 점을 강조했다.
당근마켓 측은 “해당 수치는 플랫폼에서 실제 유통된 위조상품의 전체 규모가 아니라 지식재산보호원 모니터링을 통해 가품 의심 게시물로 분류돼 차단 요청이 들어온 건수”라며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해당 게시물을 우선 미노출하는 방향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구조가 다른 B2C 오픈마켓과 C2C 중고거래 서비스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당근마켓은 개인 이용자가 보유 물품을 건별로 등록하는 C2C 방식인 만큼 사업자가 상품 정보를 등록해 반복 판매하는 일반적인 B2C 오픈마켓과 거래 구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등록한 각각의 판매 게시물이 별도 건수로 집계되고, 판매자가 정품 여부를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올린 중고 물품까지 차단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근마켓 측은 “사업자가 위조상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상품으로 등록·판매하는 경우와도 성격이 다를 수 있다”며 “서로 다른 유형의 플랫폼을 단순 차단 건수만으로 비교해 위조상품 유통 규모나 비중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중고거래 플랫폼의 관리 책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 판매 중심의 구조상 사전에 상품의 진위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는 만큼, 오히려 반복 판매자나 가품 의심 상품을 얼마나 빠르게 찾아내고 차단하느냐가 플랫폼의 소비자 보호 수준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어서다.
당근마켓은 가품·이미테이션 등 위조상품 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며 관련 거래 기준과 주의사항을 이용자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품 의심 게시물은 상시 모니터링과 이용자 신고를 통해 확인하고 있으며, 위조상품 판매 사실이 확인될 경우 게시물 미노출뿐 아니라 영구 이용제재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거래 이후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서는 자체 분쟁조정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매자에게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요청한 뒤 제조사나 전문 감정기관 등의 소견을 통해 가품으로 판정될 경우 판매자에게 환불을 권고한다.
‘바로구매’나 ‘안심결제’를 이용한 거래에서 가품 피해가 발생하면 안심보상 제도를 통해 구매자 피해를 보상하는 방안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올해에만 1만2809건의 가품 의심 게시물이 차단 요청 대상이 됐다는 점은 플랫폼 입장에서도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대목이다. 실제 위조상품 여부가 최종 확정된 수치는 아니라 해도 상당한 규모의 게시물이 정부 모니터링 과정에서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고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명품과 패션잡화, 한정판 상품 등 정가품 여부가 거래가격을 좌우하는 품목까지 개인 간 거래가 확대되고 있어 사후 분쟁조정뿐 아니라 등록 단계에서 의심 상품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기술적·운영적 장치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조지연 의원은 “위조상품은 경제적 손실을 넘어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신뢰를 훼손한다”며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위조상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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