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사장에 '尹캠프' 이순호···거센 반대에 앞날 가시밭길

황동현 / 기사승인 : 2023-03-02 18:43:17
윤캠프 출신 이순호 연구위원 CEO 임명 강행
전문성 부족, 행정경험 없는 함량미달 CEO 비판
내부 반발 커, 노조 출근 저지 나서
▲ 한국예탁결제원 여의도 사옥에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대표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한국예탁결제원 노조 제공]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 사장에 자질논란을 빚은 '尹캠프' 인사가 내정되면서 조직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그의 출근을 저지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예탁원 신임 사장직에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행보험연구2실 실장)을 선임하는 내용이 담긴 안건이 지난달 28일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금융위원장이 예탁원 주총 의결 결과를 승인하면 이 실장은 이르면 오는 3일 임기 3년의 예탁결제원 사장에 취임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 22일 예탁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순호 실장과 박철형 예탁원 전무,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에 대한 면접심사를 진행한 뒤 이순호 실장을 최종 사장 후보자로 정했다. 서류심사를 임추위가 진행하기도 전에 이 위원의 내정설이 흘러나오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력으로 정부의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일리노이대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원장과 86학번 동기이기도 하다.  

 

▲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 [사진=금융연구원]

 

여기에 NH농협금융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화제가 됐다. NH농협금융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펀드 관련 손해액을 투자자들에게 배상한 뒤 예탁원 등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와중에 NH농협금융 사외이사가 예탁원 사장으로 선임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이 분출한 것이다.

 

그의 내정설이 흘러나올때 부터 예탁원 노동조합(노조)는 사장을 맡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반대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법 전문가이며 한국예탁결제원이 하는 업무와 무관한 일을 해왔고 행정 경험도 없다는 것이다.

 

노조는 임추위를 통해 선임절차가 진행 중인데 특정인의 사장 내정 소식이 널리 알려진 상황이라 더 이상 공정한 절차가 아니라며 재공모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금융연구원 팀장급 연구원으로 이전 22명의 예탁결제원 사장들의 경력과 비교해 너무 직급이 낮아 직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자괴감을 준다며, 낙하산 인사를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지만 마구잡이식은 반대하며 힘있는 정치인 또는 금융위 고위관료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신임사장 선임에 대해 노조는 “보이지 않는 커다란 권력 앞에서 금융위원회와 임추위가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에 큰 실망과 함께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예탁원 노조는 당장 출근 저지 등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제해문 노조위원장은 "대선캠프 출신의 인사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반발감이 상당하다. 사장 선임을 강행한다면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예탁원 사장 선임은 금융관료들이 맡던 자리에 민간 대선캠프 출신이 치고 들어가 관치에 낙하산이 더해진 양상이다.

 

후보 거론 시기부터 전문성 부족 논란이 따라다닌 만큼 사장직에 오른 이 실장이 스스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 낼 지도 관심사다

예탁원은 토큰증권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 시스템의 자본시장 도입과 국채 통합 계좌 구축 등의 굵직한 사업을 앞두고 있다. 전자투표제 도입 확대에도 나서야 해 당장 내달 정기 주총 시즌에서 삼성증권과의 경쟁도 앞두고 있다. 올해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예탁원과 삼성증권 단 두 곳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도를 넘어 계속되는 관치·낙하산 인사는 노사 단합과 기업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그 책임이 정부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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