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관치·낙하산 인사 강력 반발..."예탁원 업무수행능력 의문"
NH금융, 우리금융이어 관치논란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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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예탁결제원 사옥 전경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제공] |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 사장에 윤석열 대통령 캠프 인사 내정설이 돌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일고 있다. 사장 후보자는 은행업, 정책금융 등 전공으로 예탁원 업무와 관련성이 적은 인사로 알려져 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 NH금융에 이어 낙하산, 관치금융 논란이 증권가로 옮겨 붙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원은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을 3년 임기의 신임 사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마감된 예탁원 사장 공모에는 내·외부 인사 11명이 지원했다. 예탁원은 이달 중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다초 '관료 출신' 사장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실장이 최종 후보로 유력 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치 및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2013년 이후 세 차례 연속 관료 출신 인사가 사장을 맡아왔다.
이 실장은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6년부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총괄한 경제 분야 싱크탱크에서 활약했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비상임 자문위원도 지냈다.
다만, 공모 절차가 남은 상황에서 인선 결과를 섣불리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임 사장 내정과 관련해 7일 예탁결제원 노조는는 성명을 내고 "'친구찬스'로 사장 자리 내정 받은 이순호씨는 예탁원 사장직 지원을 당장 철회하고,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공모 절차를 새롭게 다시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언론보도에 따르면 신임 사장 자리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대학 동기동창이자 친구인 이순호 연구위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은행법 전문가로 알려진 이순호씨는 예탁원의 주업무인 자본시장과는 전혀 무관하고, 행정경험은 물론 조직에서 인사·예산 등 지휘감독업무를 경험한 적이 없는 연구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기재부 출신인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에 이어 우리금융까지 최근 들어 2곳의 금융지주 수장 인사에 정부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금융위원장까지 거친 인사가 다시 민영화된 금융지주의 회장을 맡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번 예탁결제원 사장 경쟁은 금융관료들이 맡던 자리에 민간 대선캠프 출신이 치고 들어가 관치와 낙하산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도를 넘어 계속되는 관치·낙하산 인사는 노사 단합과 기업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 인사(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와 같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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