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의 굴욕…실질 가치 ‘반세기 전’ 변동환율제 도입 후 최저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2 12:30:45
1월 실질실효환율 67.73 기록
정점이었던 1995년 대비 35% 수준으로 추락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일본 엔화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1973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성기로 꼽히는 약 31년 전과 비교하면 가치가 3분의 1 토막 난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21일 국제결제은행(BIS)의 집계를 인용해 지난 1월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67.73(2020년 100기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이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1973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사진=연합뉴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통화에 비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물가 변동 등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평가하며, 수치가 100보다 낮을수록 기준 연도 대비 저평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집계는 국제 교역 시장에서 엔화의 가치가 다른 주요국 통화에 비해 크게 하락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엔화 가치가 정점에 달했던 1995년 4월(193.95)과 비교하면 하락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월의 실질 가치는 당시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30여 년 사이에 엔화로 살 수 있는 외국 제품이나 서비스의 양이 3분의 1 정도로 급감했다는 뜻이다.

 

닛케이는 이 같은 ‘엔저의 늪’이 깊어진 배경으로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장기 경제 침체와 지속적인 저금리 정책을 꼽았다. 엔화는 기축통화인 달러화는 물론 유로화와 중국 위안화 등 글로벌 주요 통화 전반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엔화 가치가 반세기 전 수준으로 후퇴하면서, 일본 경제의 체질 약화와 더불어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 가중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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