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첫 장기 CP로 1000억 조달…공모채 미매각 속 ‘우회로’ 확보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0 14:13:23
복잡한 수요예측 피하고 신속 조달…공모채 상환 목적
증권사 IMA 인가 맞물려 새로운 투자처 급부상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롯데건설이 1000억원 규모의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을 추진한다. 롯데건설이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만기 1년 6개월의 장기 CP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장기 CP를 활용해 공모채를 상환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12월까지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5월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전량 미매각된 뒤 회사채 발행을 중단했다. 이후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해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자본을 확충했다.

 

▲롯데건설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장기 CP는 회사채와 달리 수요예측 등의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아 신속하게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금리와 만기를 비교적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기가 1년을 넘을 경우 회사채와 경제적인 실질은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2년 사이 이같은 장기 CP 발행을 그룹 차원에서 확대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2024년 11월 2년 1500억원 규모의 장기 CP 발행을 시작으로 2025년 2월 600억원 규모를 추가 조달했다.

 

롯데알미늄은 지난해 7월 400억원 발행한 데 이어 11월 3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CP를 찍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0월 2000억원 규모의 1년 6개월 만기 CP를 발행했고, 호텔롯데도 지난해 11월 1300억원의 1년 6개월물 장기CP를 발행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획득하면서 장기 CP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투와 미래에셋의 IMA는 4% 이상 수익률을 목표로, 원금 손실을 보전해주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도를 갖추고, 만기와 금리가 확정된 장기 CP가 IMA 운용 기준에 부합하는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는 장기 CP를 인수하면서 예탁결제원에 1년 간 채권을 매도하지 않겠다는 보호예수를 약속하고 있다. 1년 이상 락업(Lock-up)이 걸린 CP는 공모가 아닌 사모로 분류돼 발행사는 증권신고서 발행 등 공시 규제를 피할 수 있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공모채 시장에서 외면받는 건설사들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는 장기 CP를 통해 실질적인 장기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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