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브랜드 철학 표현... MZ세대 공감 이끌어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 더 빠른 속도와 세련된 디자인 대신 사랑과 추억 그리고 삶의 이야기 등 감성 마케팅이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산(産)업과 문(文)화의 하모니, 차가운 금속에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는 자동차 기업의 마케팅 방식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최근 뮤지션과 손잡고 마케팅에 나섰다. 단순한 기능과 디자인을 넘어 기업이 품고 있는 브랜드 철학을 음악을 통해 전하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모빌리티 기업의 본질을 나타내는 ‘이동’과 ‘움직임’이라는 키워드를 독창적으로 표현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 |
▲ 현대자동차가 밴드 잔나비와 협업한 음원 '아름다운 꿈'을 공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
현대차는 지난 6일, 밴드 잔나비와 협업한 음원 ‘아름다운 꿈’을 발표했다. 현대차와 잔나비의 협업은 지난 2023년 ‘포니(Pony)’라는 곡을 발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 협업이 현대차의 첫 독자 생산 모델 '포니'에 대한 향수를 레트로한 감성으로 표현했다면, 이번 곡은 가정의 달을 맞아 세대 간 감성을 잇는 '어른을 위한 동요'라는 콘셉트로 접근했다.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은 "이번에 선보인 '아름다운 꿈'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 어른들도 함께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며, "우리의 노래를 듣는 순간 잠시나마 따뜻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곡의 가사를 살펴보면 마치 자동차와 함께한 인생의 한 장면을 되살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족, 연인,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차를 탔던 순간의 향수와 보편적인 감성을 자극하며, ‘무엇에 타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타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삶의 동반자로 거듭나고자 하는 현대차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포니’를 통해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조명했던 1차 작업에 이어, ‘동심’을 키워드로 세대 간 연결을 시도한 것”이라며 “유스 마케팅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 |
▲ 기아와 우효의 협업 음원 '너를 부르고 있어' 관련 이미지 [이미지=기아] |
현대차가 밴드 잔나비를 택했다면, 기아의 파트너는 싱어송라이터 우효다. 기아는 2023년 시보광고를 통해 우효와 첫 협업을 한 후 지난 3월 두 번째 콜라보 음원 ‘너를 부르고 있어’를 발표했다.
이 곡은 기아가 2021년 새롭게 발표한 브랜드 슬로건 ‘Movement that inspires(영감을 주는 움직임)’을 우효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해석했다.
기아는 “이 곡은 공동체인 ‘우리’를 구성하는 ‘나’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며,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진정한 나의 모습을 잃어가는 개인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사 속 “내 사랑은 잃어버린 엔진을 너를 부르고 있어”, “너를 향해 움직여 항상 흐르고 있어”라는 문장을 보면 우효는 모빌리티 기업의 핵심 키워드인 '움직임'을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표현됐다.
잔나비와 우효는 모두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뮤지션이다. 이들과의 협업은 현대차와 기아가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풀이된다.
두 기업의 협업이 모두 두 번째라는 점에서, 뮤지션 협업을 단발성 캠페인이 아니라 장기적 협업으로 발전시켜 브랜드 전략의 한 축으로 삼을 것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이후 어떤 새로운 감성으로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지, 또 다음 파트너는 누구일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