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 포럼] 넷제로 빌딩, 건물 탄소중립 해법으로 부상…기술 넘어 ‘시스템 전환’ 강조

정진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3 11:58:00
국회서 저탄소 경제(LCE) 토론회 개최…통합 설계·성능 중심 정책 필요
건물 부문 탈탄소화, 개별 기술 아닌 패키지·엔지니어링 접근 공감대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건물 부문 탄소중립 전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저탄소 경제(LCE) 국회토론회’가 12월 3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 이코노미사이언스 제공

 

이번 토론회는 박홍배 의원(기후노동위원회)과 윤종군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정책포럼·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코노미사이언스가 주관했으며,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후원했다. 좌장은 김영선 박사(국회 수석전문위원)가 맡았고, 정부·연구기관·학계·산업계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38%를 차지하는 건물 부문을 중심으로, 넷제로 빌딩 확산을 위한 기술·제도적 과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기존 개별 기술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통합 설계와 성능 기반 평가로의 전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첫 발제에 나선 홍두화 에너지엑스 대표는 ‘넷제로 빌딩을 위한 BIPV 적용 사례’를 주제로 국내 최초 플러스 에너지 빌딩인 ‘에너지엑스 DY빌딩’을 소개했다. 그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이 발전 설비를 넘어 외장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설명하며, AI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통해 에너지 자립률 129.6%(ZEB 1등급)를 달성한 사례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넷제로 빌딩이 새로운 부동산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수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은 건물 분야 연구개발(R&D) 구조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창호·공조 등 개별 요소 기술로 분절된 현재의 R&D 체계를 지적하며, 외피와 설비를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통합 설계와 패키지형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스펙 중심이 아닌 실제 성능 중심의 평가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안용한 한양대학교 교수는 공장에서 부재를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OSC)을 건물 탄소 감축의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모듈러 공법이 자재 생산과 시공 단계에서 발생하는 내재 탄소를 줄이고, 건설 폐기물 감소와 순환 경제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업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기술적 해법이 현장에 적용되기 위한 정책·제도적 조건이 논의됐다. 이상훈 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부원장은 넷제로 빌딩의 성패가 개별 기술이 아닌 시스템 설계 역량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패시브 성능을 통해 열부하를 먼저 낮춘 뒤, 히트펌프와 BIPV를 적용하고 BEMS로 통합 제어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승기 박사(건축사)는 ‘ZEB 통합형 디자인(IDA)’ 개념을 제시하며, 설계 초기 단계부터 건축·설비·에너지 전문가 간 협업이 이뤄져야 효율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BIPV를 외장재로 활용한 통합 설계 확산을 위해 정책적 인센티브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천지광 박사(RE100전국대학교수협의회)는 통합 설계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고단열·고기밀 등 패시브 기술이 선행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재생 설비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패시브 기술의 정량적 효과를 제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주 박사(국가녹색기술연구소)는 난방 전기화에 따른 전력 계통 부담과 겨울철 피크 부하 문제를 짚으며, 그린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금융 지원 확대와 BIPV 화재 안전 기준 마련 등 정책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현태 박사(에너지기술평가원 전 PD)는 넷제로 빌딩이 개별 기술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 모든 요소를 통합 제어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학·연·관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관식 박사(세종대학교)는 건물 탄소중립 정책이 선언적 목표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민간의 실행력을 높이는 제도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표준화된 설계 가이드라인과 실증 기반 확산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건물 부문 탄소중립의 해법으로 통합 설계, 모듈러 건축, 성능 중심 정책 전환이라는 세 가지 방향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건물이 더 이상 에너지 소비 주체가 아니라, 에너지를 생산·관리하는 플랫폼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토론회에서 제시된 제언들이 향후 법·제도 개선과 정책 설계로 이어질 경우, 국내 건설·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글로벌 친환경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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