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충전기 있어 위험 감수할 이유 없어…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전면 금지할 때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지난 9월24일 저녁 인천공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에어서울 항공기 내에서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연기) 발생으로 승객 다수가 호흡곤란을 겪었고, 항공기 교체로 출발이 2시간 지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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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창권 한국항공보안학회 이사 |
이번 사례는 지난해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보조배터리 발화로 인한 화재로 에어부산 항공기가 전소되고 탑승객 27명이 중경상을 입었던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조배터리의 화재 위험으로부터 항공여행의 안전이 여전히 위협받고 있음을 알려준다.
보조배터리는 화재 위험성 때문에 항공기 위탁수하물 금지품목으로 지정되었고, 기내 반입 보조배터리는 반드시 휴대해야하며, 항공사별로 기내 반입이 가능한 배터리 용량이 제한되어 있지만 아직도 많은 승객들은 이러한 복잡한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보조배터리의 기내 반입 관리를 강화하기 위하 관련 지침을 마련한 지난해 3월 이후 전국 공항 보안검색에서 적발된 보조배터리 관련 규정 위반 건수는 총 60만 8천건으로 하루 평균 1천 건 이상이다.
지난 1년 간 공항별 적발 건수를 살펴보면 인천공항이 18만건, 김포공항 8만 5천건, 제주공항 6만 5천건, 김해공항 5만 8천건 등이 발생했으며, 대부분 위탁수하물 내 보조배터리를 넣었다가 공항 보안 검색과정에서 적발된 사례로 기내 위험물 관리의 실효성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항공기 내 보조배터리 사용 및 충전 금지, 보조배터리 기내 선반 보관 금지 등 기내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했으며,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세계 표준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연기)로 인한 회항 사례는 끊이지 않고, 심지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번 에어서울 기내 보조배터리 발화의 경우 해당 보조배터리는 KC 인증까지 받았지만, 내부 단락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지난해 12월부터 리콜이 진행 중이었던 제품으로 알려졌다.
‘사후 대처(화재 진압)’가 아닌 ‘사전 차단(위험의 원천 제거)’을 항공 안전의 최우선 가치로 해야 한다면 기내 보조배터리 반입은 휴대와 위탁 포함 전면 금지해야만 하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항공안전의 시급한 과제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밀폐된 항공기 객실은 리튬 배터리 폭주로 인한 유독 가스 확산 시 창문을 열어 환기할 수 없기에 화재 발생 시 초기에 진압하더라도 좁은 기내에 퍼진 유독 가스는 수많은 승객들의 질식이나 호흡기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둘째로, 현재 공항 보안 검색 시스템으로는 배터리 내부의 손상, 노후화 정도 등 불량품을 걸러낼 수 없다. 에어서울 사례처럼 단락조치 등 눈에 보이는 조치를 했음에도 내부 결함에 의한 화재를 막을 수 없었듯이 원천 차단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셋째로, 스마트기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승객 1인당 소지하는 배터리 수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가했고, 기내 반입 배터리 수 증가는 기내 화재로 이어질 통계적 위험의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로, 최근 도입되는 대부분의 항공기 좌석에는 USB 포트 및 전원 콘센트가 설치되었고, 장시간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을 충전할 수 있는 자체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에 대형 참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보조 배터리 반입을 허용하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끝으로, 항공업계는 액체폭탄 테러의 ‘가능성’ 하나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승객이 100ml 이상 액체류의 기내 반입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불편을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보조배터리 발화 사례가 수없이 보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발물에 준하는 리튬 배터리의 기내 반입을 방치한다는 것은 항공 보안의 일관성 및 무관용 원칙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안전한 항공여행을 보장하기 위해 ‘위험 요인의 완벽한 제거’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성 관련 거시적인 국민적 공감대 형성 및 신속한 행정 절차 수립을 통해 미국 연방항공청(FAA) 및 유럽항공안전청(EASA) 등 주요 항공 당국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여 보조배터리 화재예방 대책의 국제적 호환성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예방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본 칼럼의 내용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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