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유형별 이동·검사·의사소통 지원…지역사회 연계 논의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장애여성이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는 병원 내 이동부터 검사와 의료진과의 의사소통까지 다양한 장벽이 발생한다. 휠체어에서 검진대로 이동하거나 진료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받는 일조차 별도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병원이 장애 특성에 따른 진료 지원과 진료과 간 협력 사례를 공유하며 장애여성의 의료 접근성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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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에서 '장애친화 산부인과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사진=서울대병원] |
30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최근 병원 서성환 연구홀에서 '제2회 장애친화 산부인과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장애여성의 의료 이용 경험과 장애친화 산부인과 운영 사례를 비롯해 유전·정신건강·재활의학 등 관련 진료과와의 협력 방안이 다뤄졌다.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여성장애인이 불편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설, 장비, 인력을 갖추고, 편의 및 의사소통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복지부 사업이다.
장애여성은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단계부터 진료와 검사, 치료 과정까지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지원이 필요하다. 산부인과 진료의 경우 검진대 이동이나 자세 유지,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등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진료 장비와 시설을 갖추는 것뿐 아니라 환자별 상황에 맞춰 진료 절차를 조정하고 필요한 지원을 연결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2023년 5월 개소한 이후 장애 특성을 고려한 시설과 장비를 마련하고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치했다. 중증모자의료센터와 태아센터, 희귀질환센터 등 병원 내 전문 진료체계와 연계해 장애여성의 진료를 지원하고 있다.
운영 실적도 늘었다. 지난해 외래 진료는 135건으로 목표 대비 2.7배, 입원은 51건으로 목표 대비 3배를 기록했다. 분만은 7건이었다. 장애친화 산부인과 서비스 우수사례로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받았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진료 과정에서 제공되는 구체적인 지원 사례도 소개됐다. 노수경 장애친화 산부인과 코디네이터는 예약과 상담부터 진료 동행, 진료과 간 조율, 의사소통 지원까지 환자별 상황에 맞춘 서비스를 설명했다.
중증 지체장애 임산부에게는 휠체어 체중계를 활용해 체중을 측정하고 진료 동행 서비스를 제공했다. 청각장애 임산부에게는 수어통역과 전자메모패드, 휴대전화 실시간 자막 등을 활용해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을 지원했다. 중증 뇌병변장애 환자의 경우 전동 리프트를 이용해 휠체어에서 검진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충분한 진료시간을 확보해 관련 부서와 협력했다.
장애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지원하려면 산부인과 외 진료과와의 협력도 필요하다. 문장섭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임신 전 유전상담과 다학제 협진을 통한 임신·출산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윤나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발달장애인 거점병원과 행동발달증진센터의 역할, 의사소통 및 행동 지원 방안을 소개하고 해당 센터에서 장애친화 산부인과로 연계해 진료한 사례를 공유했다.
이우형 재활의학과 서울대병원 교수는 장애 유형별 진료 시 고려사항과 뇌성마비 여성의 임신·출산 경험 인터뷰를 소개했다. 장애를 의학적·행정적 편의를 위한 분류에 한정하지 않고 개인이 지닌 다양한 특성 중 하나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지우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모자의료센터 센터장은 장애친화 산부인과의 운영 성과와 발전 방향을 짚고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간 연계 필요성도 논의됐다. 최은별 서울시북부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모성보건사업 담당자는 장애여성의 의료 이용을 지원하는 사업과 지역사회·의료기관 간 연계 방안을 소개했다.
장애여성 당사자들은 실제 의료 이용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과 개선 필요성을 전달했다.
시각장애인 A씨는 과거 접수와 검사, 진료, 약국을 오가는 과정이 어려워 부모와 함께 병원을 방문해야 했지만, 이동 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뒤에는 부모의 동행 없이도 병원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체장애인 김혜미씨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여러 진료과의 협력을 경험한 사례를 소개했다. 장애여성도 검사 과정에서 부담을 덜고 독립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중신 장애친화 산부인과 책임교수는 의료진의 전문성뿐 아니라 진료 과정 전반의 세심한 지원과 협력이 장애여성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으며, 서울대병원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공유한 사례를 바탕으로 장애여성의 진료 환경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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