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집행 미뤄진 SK에코플랜트…송도선 테라스 붕괴·침수

정태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6 14:01:27
시흥 도로공사 사고 제재 놓고 국토부와 법정 공방…본안 판결 전까지 효력 정지
럭스오션SK뷰 누적 하자 5만 7296건…관계기관 사고 원인 조사 진행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시흥 교량 붕괴사고로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SK에코플랜트가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의 취소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 회사가 시공한 인천 송도 신축 아파트에서는 테라스 붕괴에 이어 입주민 측 집계로 100여가구에서 빗물 피해가 신고됐다. 중대사고 뒤 내려진 영업정지가 소송 기간 집행되지 않으면서 제재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현재 국토부를 상대로 시흥 도로공사 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한 6개월 영업정지 처분 취소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11월 회사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처분 효력은 현재 진행 중인 본안소송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영업활동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 SK에코플랜트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처분의 발단은 2024년 4월 30일 경기 시흥시 월곶동 시화MTV 서해안 우회도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교량 구조물 붕괴사고다. 설치 중이던 거더가 무너지면서 50대 근로자 1명이 숨지고 다른 근로자 5명과 시민 1명이 다쳤다. SK에코플랜트와 계룡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에 참여했다.

경찰은 같은 해 12월 SK에코플랜트 현장소장 등 회사 관계자 6명과 하도급업체 관계자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사고 책임을 물어 SK에코플랜트와 계룡건설에 각각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통보했다. 당초 처분 기간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였다.

SK에코플랜트는 처분에 불복해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동시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회사는 시공 품질에 문제가 없었으며 안전관리 의무도 충분히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 법정 공방 길어질수록 실제 제재 시점도 늦어져

집행정지는 행정처분 자체의 적법성을 최종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다. 본안 판결 전 처분 집행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법원이 효력을 잠정적으로 멈추는 제도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행정처분에 불복할 수 있는 권리구제 절차다. 다만 중대사고 발생 이후 조사와 처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취소소송까지 장기화하면 실제 영업정지가 집행되는 시점도 뒤로 밀릴 수 있다.

SK에코플랜트 역시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해당 처분에 따른 영업 제한을 받지 않는다. 사고 발생 후 약 1년 6개월 만에 행정처분이 내려졌지만 실제 집행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건설산업기본법상 영업정지가 집행되더라도 처분 전에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 등을 받아 착공한 공사는 계속 시공할 수 있다. 이미 계약한 사업장까지 일괄 중단할 경우 발주자와 수급인 등 제3자가 입을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다.

영업정지의 직접적인 효과는 처분 기간 신규 계약이나 입찰 참여 등 영업활동을 제한하는 데 있다. 그러나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이 같은 제한도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미뤄진다. 중대사고 책임을 묻기 위한 행정처분과 기업의 권리구제 절차 사이에서 제재의 실효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 준공 뒤 품질 논란 잇따라…관계기관 조사 진행

SK에코플랜트가 영업정지 처분을 놓고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존 시공 단지에서는 별도의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들어선 1114가구 규모 '럭스오션SK뷰'는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해 지난해 2월 준공됐으며 같은 해 3월 입주를 시작했다.

지난 8월 이 단지 한 세대의 외벽 테라스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세대가 공실이었고 사고 당시 주변을 지나던 주민도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SK에코플랜트는 사고 사흘 뒤 주민 설명회에서 철근 정착 길이와 케미컬 앵커 접착제 주입량 부족 등 후시공 접합부의 성능 미흡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는 사고 직후 회사가 내놓은 자체 분석으로 최종 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와 인천시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설계와 시공, 감리, 인허가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기간은 다음달 20일까지다.

테라스 사고 이전부터 단지 내 하자 민원도 대거 접수됐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입주 이후 올해 8월까지 접수된 하자는 모두 5만 7296건이다. 이 가운데 5만 4101건은 보수가 끝났으며 3195건이 남아 있었다. 도배가 8873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장 6364건, 타일 477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8일에는 비가 내리면서 입주민 비상대책위원회 집계로 100여가구에서 창호 누수와 침수 피해가 신고됐다. 일부 세대에서는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도 거실과 안방 등의 창틀 주변으로 빗물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들은 입주 초기부터 창호 누수 문제를 제기해 왔다며 설계와 시공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침수 피해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창호 설계나 시공상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 역시 추가적인 조사와 기술적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흥 교량 붕괴사고에 따른 행정처분과 송도 아파트의 품질 문제는 발생 시점과 책임 소재를 각각 따져야 할 사안이다. 특히 송도 테라스 사고는 관계기관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중대사고에 따른 영업정지 처분이 소송으로 집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시공 단지의 품질 논란까지 겹치면서 건설사 행정제재가 현장에서 어느 정도 억제력을 갖는지를 둘러싼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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