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X-Ray] "긴 불황 터널 끝 보이나"…철강4사, 2027년 영업익 반등 전망 이유는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9 11:06:11
현대제철 87%·포스코홀딩스 23.5% 증가 전망…세아제강·동국제강도 두 자릿수 상승 기대
낮아진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원가 부담 완화·고부가 제품·철강값 하락 요인
증권가 "실적 개선과 업황 호황은 별개"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중국발 공급과잉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온 국내 철강 4사(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들이 2027년에는 일제히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세아제강, 동국제강 등 주요 4개사의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간 침체됐던 철강업계에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챗GPT4]

 

특히 현대제철은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80% 이상 급증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포스코홀딩스도 4조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거둘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다만 이번 반등이 철강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보다는 낮아진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원가 부담 완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업황의 구조적 개선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들 철강사들의 내년 실적 회복을 이끌 핵심 요인으로 철강 제품 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 간 차이인 '스프레드' 개선, 원가 절감, 글로벌 에너지·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꼽힌다. 

 

철강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더라도 제품 가격을 방어하면서 철광석·원료탄 등 원재료와 전력 비용 부담을 줄이면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 에너지용 강관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제품의 판매 확대가 더해지면서 기업별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 포스코홀딩스, 철강·리튬 '쌍끌이 반등'…신사업 성장·투자 부담 축소에 '체질 개선'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2027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일제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올해 예상치인 3조624억원에서 내년 3조7820억원으로 23.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은 같은 기간 3595억원에서 6714억원으로 86.7% 급증해 주요 철강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본업의 수익성 회복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실적 개선이 동시에 기대되는 기업이다. 

 

철강 스프레드 개선뿐 아니라 리튬 사업의 생산 안정화와 투자 부담 축소 등이 그룹 전체의 수익성 및 현금흐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KB증권은 지난 7일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2027년부터 본격적인 체질 개선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내년부터 신사업의 실적 기여 확대와 설비투자 감소, 자산 유동화 효과에 힘입어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철강 업황과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의 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느리며 실적 개선 기대와 별개로 회복 속도에 대한 신중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 “2027년부터 신사업의 실적 기여가 확대되고 설비투자 부담이 감소하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철강 업황과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의 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느리다”고 분석했다.


◆ 자동차강판·후판값 인상에 이익 '껑충'…내년 영업익 86.7% 급증 전망

 

현대제철은 주요 철강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의 가격 인상 효과, 원재료 투입가격 안정화, 전기요금 부담 완화 등이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올해까지 이어진 판매량 부진을 얼마나 빠르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달 초 현대제철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4분기부터 판매량 회복과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눈높이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부진은 계절적 물량 감소의 영향이 크고 4분기 증익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2027년에는 전기요금 인하 효과 등으로 실적 회복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 건설 침체 뚫을 'LNG·해상풍력' 쌍끌이…해외 에너지 강관 수요 기대

 

세아제강은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와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국내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더라도 해외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가 강관 판매량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세아제강에 대해 신안우이 해상풍력과 캐나다 LNG 프로젝트 관련 매출 반영, 내수 강관 가격 인상, 수출 단가 개선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기존 비축 재고 활용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와 판매가격 상승이 내수 부문의 스프레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의 철강 관세와 해외 프로젝트 일정은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미국의 철강 관세 부담에도 신안우이 해상풍력 및 캐나다 LNG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이 강관 판매를 뒷받침할 것으로 본다”며 “기존 비축 재고 활용과 내수 가격 인상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봉형강·후판 '쌍끌이 반등'…상반기 영업익 96% 급증·실적 회복 청신호

 

동국제강 역시 건설용 봉형강과 조선용 후판을 중심으로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4%, 96.1% 증가했다.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등 산업 인프라 투자와 조선용 후판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내년에도 건설 착공 확대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조선업의 견조한 발주 흐름이 이어질 경우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성봉 연구원은 지난 7월 27일 동국제강의 봉형강·후판 판매 증가와 철근 수출 확대, 후판 수입 규제 강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영업익 반등이 곧 '철강 호황'은 아니다…낮은 기저·수익성 개선 구분해야

 

다만 업계에서는 주요 철강사들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증가한다고 해서 철강산업이 본격적인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수요 확대에 따른 성장인지, 과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비용 절감에 의한 회복인지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철강협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단기 철강 수요 전망에 따르면 2027년 글로벌 철강 수요는 17억5200만톤으로 올해보다 1.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철강 수요 증가율은 1.3%로 세계 평균을 밑돌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철강 수요는 내년에도 1% 감소할 것으로 관측돼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철강협회 경제위원회도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느리고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내년 철강 수요 증가율은 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역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대제철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86.7%에 달한다는 점도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영업이익이 2192억원에 그쳤던 만큼 내년의 높은 증가율에는 낮은 비교 기준에 따른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2027년 예상 영업이익 6714억원을 달성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과거 호황기 수준의 수익성 회복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철강 이외의 인프라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연결 실적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철강업 자체의 회복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세아제강은 해외 프로젝트 수주 및 매출 인식 시점에 따라, 동국제강은 국내 건설경기와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실제 이익 증가 폭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내년 철강업계의 관전 포인트는 영업이익 증가율 자체보다 수익성 회복의 지속 가능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유입 압력이 완화되고 제품 가격 인상과 원가 절감 효과가 맞물려 영업이익률까지 상승한다면 단순한 실적 반등을 넘어 구조적 회복의 신호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로 판매량 회복 없이 일시적인 비용 감소와 기저효과에 의존한다면 이익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이들 철강사들이 내년 실적 반등을 발판으로 수익구조 개선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가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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