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원 빗썸 사태가 쏘아 올린 규제 폭풍…'가상자산 2단계법' 급물살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9 15:08:07
당국 "대주주 지분 15% 제한" vs 정치권 "규제 실효성 의문"
당정 팽팽한 기싸움 조만간 최종안 윤곽 나올 듯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60조원대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가상자산 2단계법(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당정 간의 견해차는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서울 강남 빗썸라운지 [사진=연합뉴스]

 

19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조간만 최종 법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TF는 오는 24일 자문위원 20여명과 함께 최종 회의를 열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안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 제한 등 정부와 부딪히는 쟁점들이 존재하며, TF안을 관철할지 혹은 정부와 조율해 일부를 반영할지는 24일 자문위원들과의 최종 검토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두고 충돌하는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 내 은행 지분을 '50%+1주'로 의무화할지 여부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의 '15%룰'을 참고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하는 내용을 법안에 반드시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공공 인프라 성격을 띠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규율이 필요하며, 특히 이번 빗썸 사태를 계기로 지배구조 전반을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반면 디지털자산TF는 이번 사태와 대주주 지분 규제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TF 관계자는 빗썸 사태의 본질이 대주주 지분율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정무위원회 긴급현안 질의에서 대주주 지분율을 강제로 제한할 경우 해당 지분이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 같은 글로벌 거래소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며, 이것이 현 정권과 이해관계가 있는 세력에게 지분이 흡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디지털자산TF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각자 법안을 제출한 뒤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절충안을 도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매우 첨예한 데다 6월 지방선거라는 정치 일정까지 맞물려 있어, 법안이 실제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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