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임금체불 업체와 74억 계약한 한수원…"조달청 신인도 문제없었다"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1 10:32:40
계약 당시 N사 자금난·임금체불 여부 검증 도마
한수원, 선급금 3억원 지급 뒤 반환 청구
한수원 "신인도 조회서 체불 사실 미확인"…계약이행 능력 검증 사각지대 논란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임금체불과 자금난을 겪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업체와 70억원대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약 전 이행능력 검증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다.

 

한수원은 계약 당시 조달청 신인도 조회에서 임금체불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수십억원 규모의 공공계약에서 재무·노무적인 리스크를 걸러낼 별도의 검증 장치가 공공기관에 충분히 적용가능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챗GPT4]

 

신인도 조회란 공공기관이 입찰·계약 상대방의 과거 법 위반, 제재, 체납, 계약이행 문제 등 신뢰도를 확인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번 논란의 계약은 한수원이 발주한 ‘폐활성탄 방사성탄소 처리 용역’에 관한 것이다.

 

계약 규모는 74억6000만원으로 사업자는 3년 안에 관련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 원자력 엔지니어링 업체 N사는 경쟁입찰 유찰 이후 지난 4월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따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안의 핵심은 N사의 임금체불 자체보다 한수원이 대규모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상대방의 실질적인 사업 수행 능력을 어디까지 검증했느냐에 맞춰진다. 

 

계약서상 요건을 충족했더라도 인건비 지급 능력과 자금 사정 등 실제 경영 상태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면 공공기관의 계약관리 체계에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N사 직원들은 지난 2025년 12월 임금체불 문제로 노동 당국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노동당국은 약 7개월 뒤 회사 대표 곽 모 씨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 임금도 못 준 N사에 선급금 3억원…한수원 '신인도 조회' 검증 한계 도마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N사가 한수원과 계약을 맺고 선급금 3억원까지 지급받았다는 점이다. 

 

선급금 가운데 일부가 당초 사업 목적과 달리 사용됐고 수천만원이 대표 개인 계좌로 흘러간 정황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수원이 계약 체결 전 N사의 임금체불과 자금난 등 계약이행 능력을 실제로 확인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검증을 진행했다면 어떤 자료를 토대로 74억6000만원 규모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아울러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내부 계약 승인과 심사 과정이 적절했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에 한수원 측은 계약 당시 공식적인 조회 절차 결과 이상 징후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계약 체결 당시 진행한 조달청 신인도 조회 결과 임금체불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행 계약 절차에 따라 확인 가능한 자료를 조회했지만 N사의 체불 상황이 시스템상 드러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 계약 과정에서 형식적인 신인도 조회만으로 수급업체의 실제 재무 상태나 임금 지급 능력까지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라고 말했다.

 

수의계약의 경우 경쟁입찰보다 사업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계약이행 능력에 대한 검증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내부 심사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파악되자 한수원 측은 N사에 지급한 선급금 반환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수원은 N사와 별도로 추진하던 폐윤활유 정제 처리 용역 계약에 대해서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향후 선급금 회수 가능성과 함께 계약 체결 당시 N사의 재무·노무 상태와 이행능력을 한수원 내부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했는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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